‘재벌 저격수’ 안방까지 모신 삼성그룹, 파격까진 좋았는데 쓴소리만 들었네?
‘재벌 저격수’ 안방까지 모신 삼성그룹, 파격까진 좋았는데 쓴소리만 들었네?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3.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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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초청 강연서 김상조 교수, 이재용 부회장 등 향해 쓴소리 쏟아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세상 밖으로 나와 소통해야” ‘재 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가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을 향해 세상과 소통할 것을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재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로 그동안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 시민단체에서 재벌개혁 및 관련 입법 운동 등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날 강연은 삼성그룹이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로 김 교수에게 사장단 회의에 강연을 해줄 것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2004년 삼성물산의 카작무스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 최근 이건희 회장 등 8명과 차용규씨를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삼성과 김 교수는 분명한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이번 삼성그룹의 김 교수 초청은 다소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삼성이 현재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김 교수를 초청한 게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30여 명이 참석한 삼성그룹의 사장단 회의에 초청돼 ‘경제민주화와 삼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을 향해 잇따라 쓴소리를 던졌다.

이날 강연은 총 5개 부분으로 나눠 진행된 가운데, 특히 김 교수는 ‘경제민주화와 삼성(부제 사회속의 삼성)’이라는 세션에서 “삼성은 놀라운 경영성과 때문에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변해서 한국 사회 밖의 예외적 존재로 스스로를 인식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제는 삼성이 한국사회에서 예외적 존재가 아니라 구성원의 하나가 돼야 한다”며 “삼성의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특히 김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한편 소통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객관적 검증하는 도구가 꼭 어떤 사업의 성공이 아니다”고 지적한 뒤 “이 회장이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CEO의 리더십이라는 것은 지금처럼 너무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 광장으로 나와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는 과정 속에서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운을 띄운 뒤 “삼성의 변화는 이미 많이 늦었다”고 쓴소리했다.

이어 그는 “비즈니스와 관련한 의사결정에서는 삼성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원활한 조직이고 한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조직인데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정보의 흐름에서는 왜곡돼 있다”며 소통 강화를 주문했다.

또한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와 관련 “재벌개혁을 얘기하는 데 출발점은 재벌개혁이겠지만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양극화의 해소”라고 말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본질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불공정거래행위를 막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연 후 김 교수는 사장단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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