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노믹스 시대 재계 수장들의 생존전략
박근혜 노믹스 시대 재계 수장들의 생존전략
  • 박태현 기자
  • 승인 2013.01.02
  • 호수 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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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SK·LG·POSCO “위기는 기회다”

-이건희, 벤처DNA이식 조직 신설 “도전과 혁신”강조
-정몽구, 예측 경영 통해 글로벌 톱5 자리 굳히기나서
-구본무, 시장선도 기업성장 제품·서비스질 상향 추진
-최태원, 그룹 경영대신 신성장동력 찾아 해외사업지휘
-정준양, 원가절감과 혁신경영 통해 철강업 침체 해결

“난관을 극복해 뜩한 바를 이루자”.
2013년 계사년(癸巳年)을 맞은 대기업의 경영전략을 빗댄 4자 성어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이다.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이다. 올해 국내외 경제상황은 매우 나쁘다. 유로존위기, 미국 재정절벽회피 등 불투명한 대외 경제 환경이 원인이다. 이런 상황을 복하고 세계로 도약하자는 의미로 ’승풍파랑‘을 택했다. 국내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들에 경영리더십을 알아본다.

 이건희, 신년하례식서 신경영20년 새출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월 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 참석했다.
93년 신경영을 선언한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이 회장은 해외에서 구상한 신년 경영화두와 경영지침을 통해 새로운 중장기 경영전략을 선언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30일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겸한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12월 3일 하와이로 출국해 일본에 머물면서 경영구상을 가다듬고 연말 귀국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오너 일가와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 계열사 사장 등 임원들이 참석했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앞세워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장은 11월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통해 “자만하지 말라”면서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삼성에 미래가 달려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새로운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후 삼성의 주력인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도 벤처 DNA를 이식하는 조직을 대서 신설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판단, 위기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에 대비한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깨할 전망이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위기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은 지난해 10월 전자계열사 사장들을 따로 불러 회의를 가졌다.
최 실장은 “최근 실적은 괜찮지만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며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윤부근, 신종균, 전동수, 우남성 등 삼성전자 사장단과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몽구, 예측경영 통해 글로벌 빅5 자리매김
“남보다 빨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은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 경영 화두로 ‘예측경영’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내년에는 원화 강세까지 겹쳐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만큼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강화하고 어려움을 미리 찾아내 극복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발(發) 경기 침체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이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하게 돌발 변수에 대응하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업계 톱(Top) 5로서 자리를 굳건히 한다는 전략이다.
11월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 현지 공장을 준공함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10년간 추진해 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최종 완성했다. 올해 생산목표는 741만대이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지난해 연비파문에 대한 자책이다. '제2의 도요타가 되지 말자'라는 교훈 때문이다. 또한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노사문제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변수에 대해 선대응 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할 예정이다.

구본무, 시장선도 기업 전략 추진
구본무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장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시장선도 사업 및 제품·서비스의 창출과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및 인재확보 등을 강조했다.
LG그룹은 내년 유럽 및 미국경제 회복전망이 불투명하고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됨에 따라 주력 사업분야에서 시장선도 상품 창출 및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도 투자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스마트폰,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업 및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계열사별 경영계획을 살펴보면, LG전자의 경우 올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옵티머스 G’의 글로벌 확대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최고의 제품 사양, 사용자경험, 디자인 등을 내세운 ‘G시리즈’, 4:3 화면비 5인치 스마트폰 ‘뷰(Vu:)시리즈’, 3G 스마트폰 ‘L시리즈’, 보급형 LTE 스마트폰 ‘FX 시리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TV 사업에서는 울트라HD TV 라인업 확대 및 글로벌 출시 확대를 통해 초대형 프리미엄TV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FPR 3D기술을 기반으로 55인치 이상 대형 LCD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국책과제로 선정된 60인치 투명 OLED를 2016년 개발 목표로 원천기술 확보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지속 확대해 시장 선도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며, 고기능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는 차별화된 공정 및 소재 개발로 신시장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김창근 수펙스 신임의장과 최태원 회장 투톱 체제
SK는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체제로 전환됐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그룹의 권한을 하부 조직인 계열사로 이관했다. 그리고 각 계열사 CEO가 참여한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컨트럴타워의 역할을 한다. 최회장은 대주주로서 남고,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사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1월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되는 SK그룹 신년교례회에서 최태원 회장도 참석, 사실상 김 부회장에게 의장직을 넘겨주는 인수인계 절차를 밟았다.
최 회장은 그룹 경영에선 물러났지만 글로벌 시장 개척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직접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중국, 스위스,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등 해외를 직접 뛰어다니며 사업을 추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당분간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SK하이닉스 경영에 주력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관계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대주주로서의 역할만 맡은 채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급과의 네트워킹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

정준양, 원가절감을 통한 혁신경영
포스코의 화두 역시 ‘위기관리’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신년 ‘CEO 메시지’는 원가절감과 혁신경영이다.
정 회장은 블로그를 통해 “올 한해 고생 많았지만 내년도 절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원은 유한하지만 무한한 창의와 영원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혁신 경영을 추구하면 난관을 극복해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포스코의 슬로건에 현재의 위기의식을 반영해 ‘영원한 원가절감’과 ‘혁신경영’이라는 화두를 더했다
지난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철강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철강수요(약 14억 t)에 비해 공급능력(약 20억4000t)은 약 6억4000 t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경기가 호황을 누리던 2007, 2008년 세계 철강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늘렸던 것이 공급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포스코는 경기침체와 철강시황 악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절감 △품질혁신 △기술혁신 △패밀리사와의 시너지 경영이라는 기조 아래 위기관리에 공들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상시위기관리센터를 운영해 경기변동에 따른 기업경영 시나리오를 새로 짜고 있다. 판매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자동차강판, 에너지강재,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략지역으로 수출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방침도 밝혔다.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는 소재·에너지 신사업을 꼽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27일, 정 회장은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김진일 포스코컴텍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내년 경영 구상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 회장은 내년 철강업 불황에 대비한 CEO들의 자세에 대해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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