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챙겨야 할 세 가지 대외 변수
연말에 챙겨야 할 세 가지 대외 변수
  • 김미영 기자
  • 승인 2012.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
4거래일이 지나면 한국 증시의 2012년이 끝난다.
2012년 KOSPI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 상 가장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연중 변동성을 살펴보면([연중 고점-연중 저점]/연중 평균) 14.5%에 불과하다. 2000년대 들어 20%를 하회한 적은 2006년과 2012년, 두 번에 불과하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2006년에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이듬해인 2007년에 32%(연말 종가 기준) 상승했다는 점이다.
 
불과 얼마 남지 않은 2012년이지만 챙겨야 할 변수와 이벤트가 많다.
한국 증시만 놓고 보면 27일이 배당락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2012년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26일 마감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고 27일에는 예상 배당에 상응하는 배당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또한 배당의 경우 배당세가 붙기 때문에 배당액과 배당락의 금액이 같다면 배당세액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외적인 세가지 변수로는, 첫째, 글로벌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 둘째, 12월 들어 갑자기 불거진 이탈리아 몬티 총리의 조기 사퇴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 셋째, 애플의 주가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금요일 KOSPI의 가장 큰 축인 삼성전자가 급락한 배경에는 최근 애플 주가 부진도 어느 정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재정절벽에 대한 부담은 점차 줄고, 투자심리는 이를 대변하고 있다.
막상 시한이 다가오자 공화당과 민주당은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의견 차이는 좁혀지고 있고 양보의 자세를 취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연내 해결 가능성이 높다. 투자 심리는 이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로서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절벽(Cliff)이 아니라 비탈(Slope)이라도 미끄러지기는 매일반이다. 27일부터 5일 간 모든 투자자들의 이목은 미국 백악관으로 향하리라 생각한다.
27일부터 재개될 협상과 관련해 우리투자 리서치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재정절벽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져 갈 이슈라면 이탈리아는 오히려 그 반대다. 이탈리아의 민심은 생각보다 긴축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크다. 몬티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작년 11월 71%에서 현재 30%대로 급락했다.
또한, 앞선 여론 조사에서 부동층이 35%에 달해 실제 이탈리아 민심의 향방은 오리무중에 가깝다. 이탈리아 여론의 향방을 꾸준히 점검해야 하는 이유이다. 재정절벽이 해결될 경우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겠지만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할 변수다.
미국에서 재정절벽 이슈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에 이탈리아에서는 2013년 예산안이 의회 표결에서 압도적인 표차(찬성 373 vs. 반대 67)로 통과됐다. 그리고 지난 13개월 동안 이탈리아의 혼란한 정국을 금리 안정과 무역수지 개선, 재정수지 적자폭 감소, GDP 역성장 개선 등 금융지표와 실물지표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끌어 온 몬티 총리가 사임했다.
몬티 총리의 사퇴로 투자자들은 또 다시 이탈리아 정권을 누가 장악하느냐를 두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그가 집권한 이후 이탈리아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악재로서) 회자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애플의 주가는 만유인력의 영향을 받은 듯 급락했다.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본사 건물 매각이라는 수난까지 겪고 있는 애플 주가의 반등 가능성을 ‘장기’보다는 ‘단기’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먼저 애플 주가의 최근 급락 원인인 내우와 외환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내우로는, 핵심 경영진의 사임이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 내부의 리더십 부재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 외에도 조세 회피에 따른 여론의 비난, 아이폰5 주문 취소, 특허 무효/소송 기각 등의 내우가 이어지고 있다.
외환으로는, 우선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에 따라 기기의 기능이나 디자인에 의한 변별력은 많이 약화되어 MS(마이크로소프트)와 RIM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결국 향후에는 스마트폰은 OS(운영체제)에서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스콧 포스톨을 놓친 애플의 근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애플 주가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결국 삼성전자 때문이다.
현재 KOSPI를 지탱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애플의 주가와 2005년 이후 디커플링 (Decoupling, 탈동조화)과 커플링(Coupling, 동조화)을 반복하는 중에 함께 상승해 왔다. 이런 점에서 최근 애플 주가의 추세 전환에 대한 우려는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키우고 있다. 지난 금요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4% 급락한 사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애플 주가 부진도 분명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덜 수 있다.
첫 번째는, 애플 주가가 추가 하락하기보다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측면에서 애플 주가는 480~500달러에서 지지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애플이 힘든 배경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점이다. 애플 주가가 부진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 때문이다. 애플의 주가 흔들림은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의 침체가 아닌 삼성전자에 의한 점유율 하락이 큰 영향을 줬다. 따라서 애플의 주가가 흔들린다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함께 흔들릴 이유는 없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 금요일에 급락한 이유는 애플의 주가 부진에만 있지 않다.
EU의 삼성전자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실현 물량 소화 기간도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지난 금요일 낙폭을 월요일에 곧바로 회복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다.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삼성전자의 이익이나 대외 경쟁력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주도주로서 위상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고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추가 조정 시 매수 관점이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전자의 급락을 감안하면 금요일 KOSPI는 선전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약 20%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4% 하락이 지수에 미친 영향은 -0.8%p이다. KOSPI가 지난 금요일 0.95% 하락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하락폭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의 하락 분이다.
삼성전자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어느 정도 지탱될 수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