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OMC, 미국이 가야 할 길 보여준 연준
美FOMC, 미국이 가야 할 길 보여준 연준
  • 김미영 기자
  • 승인 2012.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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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리서치
12월 정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대신해 내년 1월부터 매월 450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추가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9월 FOMC에서 밝힌 매월 4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증권(agency mortgagebacked securities) 매입도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국채 및 모기지담보증권의 만기 도래분은 재투자하므로, 내년부터 연준의 증권 보유액은 매월 850억달러씩 순증하게 된다. QE2, 2010년 11월~2011년 6월의 8개월 동안 장기 국채를 월평균 750억달러 매입 당시에 비해 월간 매입 규모는 조금 더 크다.
 
2015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한 가운데 9월 FOMC 회의록에서 논의됐던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율 타게팅을 선언했다. 연준의 이례적인 초저금리는 적어도 실업률이 6.5%를 웃도는 수준에서는 적절하다고 밝혔다. 향후 1~2년 동안 인플레이션율은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0%보다 0.5%p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모기지담보증권 및 장기 국채의 월간 매입규모는 명시했다. 그러나 QE1, QE2 당시와 달리 증권 매입 마감 시한에 대해서 열어뒀는데, 연준이 내세운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율은 사실상 증권 매입의 마감 시한과도 결부된다. 올해 월 평균 취업자와 경제활동인구 증가분이 향후에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실업률은 2014년 중반 이후 6.5%로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인플레이션율 역시 2.5%를 기조적으로 위협하는 시기는 2014년 중반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를 고려할 때, 연준의 QE4는 대략 201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연준의 증권 보유액은 향후 1.5조달러 정도 증가할 수 있으며, 연준의 총자산이 4.5조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현재 연준의 총자산은 명목GDP 대비 20%를 하회하는데, 2014년 상반기 이후에는 25%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로존과 일본, 영국 등 여타 선진국의 중앙은행 총자산이 명목GDP의 30%를 넘나드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발권력이 여타 선진국 중앙은행에 비해 크게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이번 FOMC에서 연준은 시장 예상보다 좀 더 파격적 조치를 꺼내 들었다. 컨센서스는 OT를 대신할 장기 국채 매입을 선언하고,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율 타게팅은 내년 상반기 중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장기 국채 매입 확대와 함께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율 타게팅을 동시에 선언했으며, 경기 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에 통화정책을 집중했다.
이는 미국의 부채축소 방법과도 결부된다. 현재 의회에서는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재정건전화 노력의 일환으로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이 정부부채 축소 방법이 긴축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병행하는 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연준의 QE4가 금융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발표 시기의 논란만 있었을 뿐 연준의 QE4는 예고된 재료였으며, 이에 위험 프리미엄 추가 하락 효과는 제한적이다. 유럽중앙은행의 전면적 통화거래(OMT) 발표, 연준의 QE3 등을 통해 위험 프리미엄이 상당히 안정된 측면도 있다.
다만, OT는 연준의 발권력과 무관했으나, QE4는 연준이 추가로 달러 유동성을 방출하는 만큼 긍정적 효과를 기대 가능하다. 매월 증권 매입 규모가 QE2 당시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QE2 시행 당시 주가, 달러지수, 금리 흐름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물경기에 주는 효과로는, 미국과 미국 이외 간 차별화를 들 수 있다. 지난 9월 연준이 모기지유동화증권을 매입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QE3 효과는, 미국과 미국 이외 지역 간 차별화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리케인 샌디, 재정절벽과 관련된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경제 회복세가 정체됐지만, 실제로 여타 선진국에 비해 가장 양호한 경기 흐름을 보이고는 있다.
여기에 OT 종료 후 수급 불안에 따른 장기 국채 상승 압력까지 국채 매입 확대를 통해 누른 만큼, 재정절벽에 대한 원만한 타협이 이뤄질 경우 미국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허리케인 샌디의 기저효과와 재정절벽 우려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까지 표출될 경우 내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은 우려와 달리 상당히 양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반면에 신흥국 경기에 주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할 전망이다.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발권력 확대는 신흥국 통화의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흥국의 대유럽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통화절상 압력까지 더해지며, 전반적으로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흥국 역시 자국통화의 절상압력을 약화시키고자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 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한국의 추가적 기준금리 인하 시기 역시 앞당겨질 수 있다.
이처럼 연준의 발권력 확대가 국가 간 환율전쟁, 무역분쟁 등을 부추길 위험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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