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대상그룹 장녀 임세령이 하필 지금 경영전면 나선 '진짜' 이유
[기자의 눈]대상그룹 장녀 임세령이 하필 지금 경영전면 나선 '진짜' 이유
  • 박종준 기자 기자
  • 승인 2012.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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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맏딸 임세령, ‘한진家’ 조현민처럼?

대상그룹 맏딸 임세령(36)씨가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사철을 맞아 많은 기업들이 인사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대상그룹 장녀인 임세령씨가 경영 전면에 나서 주목되고 있는 것. 세령씨는 이번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동생인 임상민(33)씨와의 역학관계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상그룹 장녀 임세령, 그룹 식품사업총괄 상무에

대상그룹은 4일 임세령씨를 대상그룹 식품사업부문 크리에티브 티렉터로 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세령씨의 직급은 상무로 지난 2010부터 대상그룹 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대상HS 대표를 맡아왔다.

임 상무는 대상 식품사업총괄 부문에서 청정원 등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하게 된다.

대상그룹 오너일가, 후계 지배구조 탄탄...3세 경영 참여만 남아

특히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인 세령씨는 동생인 상민씨와 함께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 발령은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세령씨와 상민씨가 지분을 대거 보유한 대상홀딩스는 대상그룹의 핵심인 대상 등 7곳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민씨는 대상홀딩스의 지분 38.36%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세령씨는 20.41%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오너(회장)인 아버지 임창욱 회장이나 어머니 박현주 부회장을 앞서고 있다. 이런 점을 볼 때 대상그룹 경영승계는 50% 이상 진행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대상그룹의 3세 승계는 하드웨어 구축 작업은 이미 끝나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뒤따라야할 시점인 것으로 분석된다.

바로 세령씨와 상민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번 인사 발령은 임씨가 지분뿐 만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의 전면에 본격 나서 확실한 지배구조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대상그룹이 앞으로 상징적인 차원에서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일임한다 해도 그 전제는 당사자들의 경영참여가 담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세령씨가 앞으로 동생인 상민씨와 ‘투톱 경영 체제’를 형성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세령씨의 동생인 상민씨는 지난 2009년 8월 대상 프로세서 이노베이션(PI)본부(차장급)에 입사해 2010년 전략기획팀을 거쳐 지난 10월 대상(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직급 부장)으로 기용됐다.

세령씨, 결혼 등으로 동생 상민씨보다 지분 적지만 직급은 추월

세령씨가 대상그룹 내에서 지분 보유, 경영 참여 등에 있어 동생인 상민씨보다 적고 늦었던 이유는 결혼과 이혼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전까지 자매 간 지분 역전 현상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사실 지난 2005년 대상홀딩스 설립 당시 맏딸인 세령씨가 결혼을 한 상태라 지분율은 9.35%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때도 상민씨가 언니인 세령씨보다 지분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세령씨는 최근 이혼과 함께 올해 전 남편이었던 이재용 사장과의 양육권 문제 등을 원만히 푼 것으로 알려져 경영 일선 참여 가능성도 점쳐져왔던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그룹의 이부진 사장 등 여성 2~3세들 약진 등 재계 분위기도 세령씨의 경영 참여를 앞당길 수 있었던 촉매제 역할을 했다. 다만 얼마 전 모 연예인과의 재혼설 때문에 다소 늦어진 것뿐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세령씨의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재계에서 대항항공 조현민 상무와 비교되고 있다. 다소 모양새는 다르지만 재벌가 딸로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는 등 여러 모로 공통점이 많다.

이와 관련 이날 기자가 대상그룹 관계자에게 “대항항공 조현민 상무가 하는 업무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자는 그는 “그러고 보니 비슷한 거 같다”면서 “임세령 상무는 그동안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특별한 관심과 재능을 보여왔다”고 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세령씨가 이번에 맡은 직책이 대상그룹 식품부문 마케팅 총괄이라는 점이다. 현재 대상그룹 식품부문 최고 직급은 임 상무 위에 전무직급이 따로 있지만 임 상무가 사실상 청정원 등 대상그룹 마케팅 기획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령씨 업무 분야 대한항공 조현민씨와도 비슷 눈길

조현민 상무의 대한항공 내 업무도 공교롭게도 세령씨와 비슷하다.

조양호 한진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씨는 지난 2010년 12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팀장을 상무보(임원) 승진하면서 그룹 브랜드 및 제품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2월 27일에는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저가항공사 진에어의 전무까지 올랐다. 약 1년 8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을 통해 전무 자리까지 오른 조씨다.

조씨는 미국 남가주대(USC)를 졸업한 재원으로 지난 2007년 3월 과장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해 자사의 TV광고 등에도 출연하고 다수의 광고상을 받는 등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최근 재계에서 일고 있는 ‘2세 여풍’을 주도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조씨는 최근 대한항공이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KAI와 관련, 자신의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그룹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조씨는 한진가(家) 후계구도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임세령씨가 앞으로 어떤 성적표로 대상그룹 후계구도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k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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