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감몰아주기...광고대행사 대표와 무슨 관계?
현대 일감몰아주기...광고대행사 대표와 무슨 관계?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2.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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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과 노조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노조는 “현대그룹과 계열사 광고를 전담하는 광고대행사 ISMG 황두연(51)대표가 현정은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실질적 경영자역할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조측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난 9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ISMG 회의실에서 황 대표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등 현대 임원들 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황대표가 윤 사장과 임원들에게 노조문제나 해외법인 설립 등 경영 현안에 대해 지시를 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공식직함이 없는 협력사 대표인 황 대표가 ‘갑’이나 다름없는 현대 임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민경윤 노조위원장은 “공식 직함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현대증권을 경영하고 인사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미 지난 8일 ‘노조와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남긴 녹취록을 공개를 통해 현대그룹 차원에서 노조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등 10명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노조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와 현대그룹 계열사 간 비리’에 대한 기자회견 및 녹취록 공개를 통해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가 있다”고 폭로했다.
황 대표는 현대그룹 내부 거래 사업자 선정 관정에서 개인적 감정을 이유로 사업자 선정 최종단계에서 탈락시켜 현대그룹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정황 등이 나타나 있다.
황 대표는 윤경은 사장과 공모해 현대증권 해외법인을 통해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자문을 한 것처럼 꾸며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기려고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한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이 인수한 저축은행인 옛 대영저축은행 실사 과정에서 부실을 발견하고도 인수한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현대저축은행을 통해 대출금이 235억 원이나 있었던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한 뒤, 캐피탈이 보유한 70억 원의 골프리조트를 헐값에 매입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현대저축은행은 지난 9월 한국종합캐피털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민 위원장은 “외부에서는 현대증권이 출자하는 걸로 작전 계획을 짜서 신용등급을 제대로 받은 다음에, 부실은 현대증권과 현대저축은행이 끌어안고 본인은 골프장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출금이 235억 원인 한국종합캐피탈을 무리하게 인수함으로써 현대저축은행에 손해를 입히려고 하자 노조가 반발해 이 계획이 무산됐다는 것.
현대증권이 황 대표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현정은 회장을 겨냥한 것이다. 황 대표와 현회장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현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전무가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벌(구 현대유엔아이)가 황 대표의 ISMG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황 대표가 현대글로벌이 일감몰아주기로 논란이 되자 대신 경영을 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황 대표는 SBS윤세영 회장의 사위로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석사와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태영인더스트리 상무를 거쳐 2005년 ISMG를 설립해 경영해 오고 있다.
2008년 현대와 인연을 맺고 현대그룹과 계열사 광고를 전담하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벌(구 현대유엔아이)은 ISMG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2009년 1만주(지분40%)를 ISMG로부터 35억원에 인수했다. 설립당시 5000원이던 주식은 매각시 1주당 3만5000원에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현대그룹과 황 대표 회사간의 수상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황대표는 광고대행사 ISMG사를 비롯해 엠솔루션콥(MRO사업), 클린엠(건축물 유지관리), 오씨알(손해보험중개)등의 회사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엠솔루션콥은 현대그룹과 계열사가 발주하는 수첩과 달력 같은 홍보물을 책임지고 있다.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의 커피숍도 맡고 있다.
또 부산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지점을 통해서도 현대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산에선 현대상선 선박들에 와이어로프, 엔진부품 등 값비싼 물품까지 공급한다. 엠솔루션콥이 물품을 공급하는데 과거 직접 구매할 때보다 더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엠솔루션콥은 설립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38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클린엠’(건물 관리 및 청소), ‘오씨알’(선박 손해보험 중개) 등이 현대그룹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클린엠과 오씨알은 각각 현대그룹 사옥 청소와 건물 관리를, 현대상선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손해보험과 선박보험 중개를 담당한다.
현대증권 노조는 황 대표가 외부인으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경영 활동을 펼쳐 업무방해 혹은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현대그룹 측은 이같은 논란과 의혹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어 향후 파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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