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의 세월을 뒤로 한 채 사라져버린 ‘GM대우
33년의 세월을 뒤로 한 채 사라져버린 ‘GM대우
  • 황최현주 기자
  • 승인 2012.10.30
  • 호수 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우는 사라져도 김우중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 때 국내 재계를 아우르던 ‘GM대우’가 33년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1999년 IMF외환위기로 해체된 대우그룹은 67년 대우실업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74년 대우전자가 설립, 75년 종합상사로 탈바꿈했다. 이어 78년에는 대우조선공업을 설립해 새한자동차를 인수, 83년 대우자동차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80년대에 들어 기계·자동차·조선 등 중화학 공업뿐만이 아니라 전자·통신 사업에 새로 진출함으로써 국내 최대재벌의 하나로 급성장하게 됐다.

2002년 외환위기에 따른 대우그룹의 부도로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GM이 승용차 부분을 인수했고, 상용차 부분은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돼 ‘타타대우상용차’로 변화했다.

[GM과 산은의 신경전]최근 GM이 KDB산업은행에 한국GM의 지분(17.02%)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자 잃어버렸던 자존심을 되찾으려 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를 두고 한국GM측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은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GM대우가 1조8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며 경영 위기를 맞은 뒤, 2009년 2월, 당시 GM은 미국 정부에 파산보호 신청을 내기 4개월 전 산은에 1조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009년 당시 김영기 전 산은 수석부행장은 마이크 아카몬 전 GM대우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재무나 연구소, 생산담당 등 GM대우 내 핵심 보직에 한국인들을 임명할 것을 협상조건으로 내세웠지만, 당시 아카몬 사장은 “인사권까지 양보할 수는 없다”며 팽팽하게 산은과 대치했다.

그러나 돌연 그 해 4월, 손동연 부회장 겸 기술연구소장이 발탁됐고, 이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인사권 요구는 일방적인 해외 생산물량 이전을 막기 위한 내부견제용 포석"이라 밝힌 바 있다.

산은과 GM대우의 2년간의 협상은 2010년 말 ▲GM이 한국에서 철수 하게되더라도 GM대우가 개발한 소형차 기술 이전을 받아 생산할 수 있는 권리 ▲GM의 일방적 경영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거부권 ▲산은의 이사 3명에 대한 추천권 등을 유지한 조건으로 자금 지원 합의에 도달했다.

세간에 나돌고 있는 GM의 ‘먹튀’ 가능성논란에 대해 산은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왜 그런 말이 나돌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없지만 현재 (GM대우의 지분과 관련해) 산은과 GM과는 그 어떠한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말을 했다. 또한 GM관계자 역시 “산업은행은 파트너로서 존중하고 있으며, 산은지분에 대한 인수권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세르지오 호샤' GM사장의 말을 인용해 현재의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현재

삼성, 현대 등과 같은 국내 굴지의 기업이었던 대우그룹은 1999년 IMF 위기 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결국 침몰되고 말았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던 김우중 전 회장은 함께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갔던 동지들을 버리고 홀로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은 그를 향해 희대의 사기꾼, 범죄자라는 비난과 함께 그래도 국내 경제를 세계화시킨 공신 중 한 사람이라는 두 가지의 엇갈린 평을 내렸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추징금 소송, 차명주식 공매대금 소송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이 사는 가운데, 지난 26일에는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상(韓商)기업들을 상대로 경영노하우를 전수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김 전 회장은 경제 발전을 이끈 기업가로 통한다. 또한 그가 지은 대우하노이호텔은 베트남 최고급 호텔이며 `대우` 브랜드는 아직도 베트남에서 일류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현재 ‘대우’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곳은 대우일렉, 대우건설, KDB대우증권, 대우중공업, 타타대우상용차 등이며, 이 중 KDB대우증권은 산업은행에 편입됐고,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 타타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벽걸이드럼세탁기 ‘미니’로 재미를 보고 있는 대우일렉은 동부그룹 등 3곳의 기업에서 인수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