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환경파괴 굴업도 개발 매달린 내막
CJ그룹, 환경파괴 굴업도 개발 매달린 내막
  • 황최현주 기자
  • 승인 2012.10.23
  • 호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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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경제민주화가 화두다. 일감몰아주기, 횡령 등 재벌범죄에 대해 강력한 법 집행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재벌범죄에 대한 악습은 뿌리 뽑아야 하지만,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업 활동에 대해선 제재해선 안된다는 반대 입장도 팽배하다. CJ그룹의 숙원사업인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과 관련 사회적 문제를 심층 취재한다.

CJ그룹의 계열사 C&I레저개발이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 단체장·의원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오션파크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인천항에서 90Km떨어진 여의도 5분의 1 크기의 작은 섬인 굴업도에 리조트, 골프장을 비롯한 관광단지 조성사업이다. 2012년까지 2천564억원을 들여 171만㎡규모에 18홀 골프장과 호텔, 해양리조트, 마리나, 워터파크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방침이었다.

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닥쳤다. 여기에 2010년 6월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되면서 개발 사업과 관련 전면 재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CJ는 첫 삽에 떠보지 못한 채 관광단지 조성 철회를 했다. 이후 2011년 10월 지정신청 취하한지 1년 4개월 만에 관광단지 지정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다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경향신문은 20일에 ‘CJ그룹, 굴업도 골프장 추진 잡음’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CJ그룹이 송영길 인천시장과 옹진군, 지역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와 C&I레저가 로비설을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부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존 환경파괴를 이유로 골프장 건설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던 인천시의 입장 선회가 로비설을 불거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인천시가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과 관련해 CJ그룹의 연수원 유치를 전제로 골프장 제안을 했다. 당시 김진영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굴업도 부지 99%를 소유한 CJ관계자를 만나 CJ그룹 교육원 등 2~3개 연수원 이전해오면 관광단지 개발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송 시장도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골프장 건설을 제외하면, 사업 추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환경파괴가 우려된다. 연수원 입주라는 조건만 더해졌을 뿐 환경파괴는 그대로이다. 인천시의 이중적인 정책판단이 로비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환경성검토 용역 재신청]
CJ는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앞세워 골프장 건설을 고수하면서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C&I레저는 이달 초 굴업도 사전환경성검토 용역을 모 업체에 의뢰해 내년 8월까지 마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용역 의뢰서에는 골프장 건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강희 인천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의 환경파괴 3대 현안 중 롯데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인천만조력발전소 사업은 모두 무산됐다”며 “이제 남은 것은 굴업도뿐이다. CJ가 용역을 의뢰한 만큼 인천시는 굴업도 개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다시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모임은 다음달 13일부터 서울에서 굴업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을 담은 ‘굴업도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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