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손실 99% 빛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
테마주 손실 99% 빛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2.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 세종시, 정치인 등 테마주 극성

개인투자자가 위험하다.
주가가 오르면서 빛을 내서 코스닥 테마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했지만, 손실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대부분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6월 이후 경제민주화, 일자리정책 등의 수혜를 기대하며 시장에서 테마주로 떠오른 16개 종목의 매매계좌 중 약 21만개 계좌에서 670억원의 손실이 났다. 이 손실 중 99.3%인 665억원을 개인투자자가 차지했다.
5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도 25명에 달했다. 특정 종목에서 1억5000만원을 잃은 투자자도 있었다.
이달 11일까지 이들 종목의 주가는 평균 1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 코스닥지수가 14% 변동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변동폭이 상당히 컸다.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는 높았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했다.
전체 상장사의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 이상인 데 반해 이들 16개 테마주의 경우 -0.16%였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1.44%로 저조했다.
앞서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테마주로 분류된 대표 종목 35곳의 주가 역시 93% 올랐다. 하지만 거래에 참여한 계좌 중 약 195개에서 1조549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매손실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 계좌에서 발생했다. 개인투자자 가운데 최대 26억원의 손실을 본 사람도 있었다.
또한 지난 2011년 6월 이후 테마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했던 131개 종목 중 48개 종목은 상장폐지, 대선후보 경선 탈락 등으로 테마가 없어졌다. 9월 현재 주가가 최고가 대비 평균 47% 하락했다.
금감원은 "테마주는 주가 상승기에도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며 "테마는 실체가 불분명하고 일부 세력의 고의적인 주가 띄우기 가능성까지 우려되므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스닥 신용 잔고율 증가]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신용융자 잔고율(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비율)이 5%를 넘는 종목은 코스닥 전체(1천37종목)의 9.0%인 94개에 달했다. 테마주 과열이 원인이란 지적이다.
대선뿐만 아니라 대북, 정책, 기후 등 각종 이슈와 관련해 테마주가 형성되면서 단타매매로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개미들의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과열된 테마주에 신용융자를 제한했지만 신용대출 불가 종목에 속하지 않은 종목들은 여전히 신용융자 잔고율이 높다.
대선테마주인 imbc(9.0%)비트컴퓨터(6.81%), 유성티엔에스(5.00%), 아가방컴퍼니(4.31%), EG(4.26%), 아즈텍WB(3.74%), 다우데이타(3.31%), 안랩(2.73%) 등도 잔고율이 높다.
이밖에 세종시 테마주인 유라테크(4.22%), 프럼파스트(2.54%), SNS 테마주인 인포뱅크(4.12%), 나우콤(7.16%), 가비아(7.46%)도 빚을 내 투자한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장애인 테마주인 오텍(9.85%)과 신공항 테마주인 홈센타(8.36%), 도심터널 테마주인 특수건설(2.31%)도 잔고율이 높다.
극단적으로는 종목이 상장 폐지돼 신용융자로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거의 다 날린 경우도 있다.
지난 18일 부도 처리된 SSCP는 오는 29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부도처리 후 20일에 SSCP 주가는 91.73%나 폭락해 신용 융자해 투자한 경우에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
개미들이 테마주 등에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는 이유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다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하락장이 시작되면 잔고율이 높은 종목에 빚을 내 투자한 이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증권사들이 보통 신용융자 만기를 60~90일로 설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 기간 안에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 하지만 악재가 터져 그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도에 나서면서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최명철 재계 3.0연구소장은 "신용융자로 투자하는 것이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급락할 때는 매물이 쏟아지고 증권사들도 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기 때문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테마주 등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홈페이지(http://www.fss.or.kr)에서 제보를 받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