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티온, 한라공조 합병…속만 타들어가는 한라그룹
비스티온, 한라공조 합병…속만 타들어가는 한라그룹
  • 황최현주 기자
  • 승인 2012.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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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공조에 대한 공개적 매입의사를 밝혔던 한라그룹이 미국계 부품회사 비스티온으로인해 한라공조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스티온은 전 세계 15개국 공조 관련 사업 부문을 한라공조가 합병하는 방식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개편해 몸집을 키웠고, 비스티온은 한라공조를 공개매수 한 후 상장폐지를 시도했지만 한라공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의 반대로 인해 매각에 실패했다.

관련업계는 비스티온이 한라공조의 몸집을 키운 것을 두고 한라그룹이 이를 인수하려면 더 비싼 값을 지불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한라그룹이 한라공조를 다시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계열사인 만도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도는 지난 해 매출액 4조5600억원으로 한라그룹 전체 매출액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만도의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3334억원, 부채자산 146%로 현재로서는 한라공조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고 봐야한다.

현재 비스티온이 보유한 한라공조 지분을 한라그룹이 인수하려면 최소 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여기에 비스티온의 공조 부문과 함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인수대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만도측 관계자는 “한라공조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무 것도 없다”며 “한라공조가 몸집이 커진다고해서 실질적인 인수대금이 높아질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본 다음 결정할 사안”이라 밝혔다.

한라공조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비스티온은 회사의 3개 축인 공조, 전장, 인테리어 사업부를 분할하고 지배구조 재편은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 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스티온은 미국 포드의 자회사로 출발했으며, 세계 2위 차량용 공조장치 회사다. 세계 1위 일본의 덴소(점유율 23%)에 이어 10% 수준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비스티온은 외환위기 때 벼랑끝으로 몰린 한라공조를 사들여 현대 전체 지분의 69.99%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비스티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적자인데다 향후에도 전망이 좋지 못해 한라공조에 모든 것을 기대고자 하는 상황”이라며 “한라공조는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낸 우량기업으로 상황이 어려운 비스티온 입장에서는 한라그룹에 넘기더라도 가능한 비싼 값에 내놓으려 할 것”이라 한라그룹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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