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이기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도서-이기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2.08.29
  • 호수 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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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 대처하는 경영’
싸우기 전에 이기고 그 전에 변화하는 기업의 비밀

 “지금이 진짜 위기다. 우리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2010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위기론을 언급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경제 혼란과 불확실한 경제 현실로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언제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때 많은 사람들은 그의 말을 경영 복귀를 위한 명분용 발언 정도로 치부했다.

그리고 지난 7월, 삼성전자는 최대 시장인 유럽의 유로 가치가 급락한 데에 따라 위기경영에 돌입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전경련 글로벌경영협의회는 유로존 위기와 중국의 경기 위축 등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듯이 위기는 언제 어디에서 찾아올지 모른다. 그래서 기업 경영자들에게 위기 경영은 필수적인 경영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위기경영은 결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규모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늘 위기를 직시해야 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을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이 책, <이기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는 위기에 강하고 불황에 앞서 나가는 기업의 특색을 짚어낸다.

위기는 미리 예측할 수가 없으며, 위기에 대처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한때 모든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닌텐도가 지금은 스마트폰의 인기에 밀려나 적자에 허덕이고, 한때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코닥이 디지털카메라에 밀려 역사에서 사라진 것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다들 위기라고 말할 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성공한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 기업은 어떻게 다들 불황이라고 움츠릴 때 오히려 앞서 나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급변하는 경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기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는 위기에도 성장하는 기업의 비밀과 이기는 경영의 해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쓴 맹명관 교수(사진)는 삼성SDS, 포스코, KT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강사 중 한 명으로, <스타벅스 100호 점의 숨겨진 비밀>을 비롯해 기업들의 경영 노하우를 집필해왔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짚는 강의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기업의 위기관리와 변화에 능동적인 경영 사례들을 두루 소개하는 한편, 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짚어준다.

이 책은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 지킬 것은 분명하게 지키면서도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애플이 사업 분야를 전환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고, 스와치가 디지털시계의 흐름에 적응하면서도 전통 기술을 이어와 세계적인 명품 시계 생산 기업이 된 것은 이러한 전략 때문이다. 레스토랑 엘불리가 전 세계 미식가들을 설레게 하는 데에는 수석 셰프인 페란 아드리아의 고집스러운 변화가 한몫하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되, 그 안에서 혁신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금융개혁구로 선정된 온주는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온주 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활용해 중국 경제와 전 세계 시장을 아우르는 거대 상인으로 성장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은 대형 항공사들을 뛰어넘는 철저한 서비스에 기인했다. 총각네야채가게가 국내 경영인들에게 화제가 된 것 역시 야채가게라는 현실을 역이용한 전략에서였다.

이처럼 저자는 싸우기 전에 이기는 법을 알고, 이기기 전에 변화에 능동적인 기업만이 살아남고 영속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소비자와 고객의 욕구와 그들의 흐름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디오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로 성장한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밀착해서 파악한 노력이 깃들어 있었고, 코카콜라가 한때 신생 기업인 펩시에 밀린 데는 그들만의 가치를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위기 상황일수록 소비자들과 고객의 목소리에 재빨리 대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없으며, 그것은 기업과 경영자가 찾고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의 변화를 거부한 채 옛것만 고수한 바이킹이 어떻게 역사에서 사라졌는지, 한때 폐쇄 직전까지 몰렸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어떻게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원으로 변모했는지, 수원 못골시장이 골목시장에서 어떻게 정감 있는 전통시장의 대표주자가 되었는지 들여다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화하는 경영만이 기업을 도태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기존 기술에만 안주한 결과가 어떤지는 이 책에 소개한 소니와 닌텐도에서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성공한 기업이 오늘 위기를 맞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변화가 심한 때일수록 경영자의 혜안이 절실해진다.

그렇다면 경쟁의 세렝게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혁신을 도모하는 기업들의 전략과 원칙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이기고 변화를 앞서갔는가?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한 기업 현실과 경영의 저편을 들여다보는 즐거움과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토대로 그동안 간과했던 기업 경영의 현실을 직시하며, 이를 통해 상식을 뛰어넘은 경쟁 우위의 차별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공하는 경영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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