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 연구위원
[인터뷰]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 연구위원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2.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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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1870선 아래서 저점 확인…경기방어주 ‘주목’”

8월 국내 증시, 7월 말 강세장 재현 예상…1970p ‘고점’
글로벌 경기부양 트렌드 부각…조선·건설·정유 반등 기대

전 세계 증시의 이목이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에 집중되고 있다. 부진한 경제지표, 낮아진 기업이익 전망 등은 경기부양 정책의 시행시기를 재촉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부양의 시기와 영향력 등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다양한 이슈에 대한 빠르고 탁월한 분석이 돋보이는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 연구위원의 시선을 통해 예상경로를 가늠해보자.

지난 2일 개최된 8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협의회(금융통화정책위회의·금정위)에서 기대했던 국채 매입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되지 않자 시장의 실망감은 곧바로 드러났다.

유럽위기의 바로미터인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재차 7%대에 재진입하는 불안한 흐름이 재현됐고 유럽 증시는 3%대 급락을 보였다. 기준금리도 급락했다.

곽 연구원은 “드라기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채매입 재개가능성과 관련한 후속조치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스페인 국채금리의 불안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8~9월은 스페인국채만기 도래규모가 7월에 비해 크게 경감하는 시기로 유럽 리스크는 점차 완화되는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달 국내증시는 7월 중반까지 조정국면을 야기했던 악재들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곽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스페인 재정위기’와 ‘G2경기의 경착륙 우려’가 일정부분 완화되면서 8월 국내증시는 7월 말의 강세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1820~1970포인트를 제시했다.

최근 G2의 여건이 경기 부양책의 가시성을 높여주고 있어,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곽 연구원은 “미국이 재정절벽 이슈와 관련해 서두르고 있는 부양책 논의가 굴곡 없이 진행될 것인지,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지는 않는지, 예상에 부합하는 컨센서스가 발표되는 지 여부가 추가 부양책 가시화의 변수”라면서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 해당 변수의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부양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ECB 금정위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내용은 다음 이벤트로 넘어갔지만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곽 연구원은 “이달 말 열리는 잭슨홀 연설, 다음달 FOMC 등에서 초과 지준에 대한 금리 인하, 재할인 창구를 통한 저금리 대출 확대와 같은 추가 경기 부양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양적 완화는 올해 4분기 말에나 실시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2차 양적완화(QE2) 시행 이전인 2010년 8월과 유사한 상황의 전개를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2분기 순이익 하향조정은 7주 만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는 상당부분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곽 연구원은 “3분기의 경우 하향조정 폭이 두드러지고 있어 최근의 매크로 환경 불안은 이익전망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역시 추가 부양책을 서둘러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

곽 연구원은 “중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경감됐고, 베이징 홍수로 인한 수해복구도 시급하다는 측면에서 추가적인 경기부양 시행에는 8월이 적기”라면서 “중국 당국은 지준율 인하와 더불어 비교적 정책시차가 짧아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날만한 SOC투자, 재정지출 확대 등 투자촉진 정책을 가미한 경기부양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6월 2.2%로 하락한 데 이어, 오는 9일 발표되는 7월 예상치는 1.7%까지 둔화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과거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및 기준금리 조정이 실물경제지표 보다는 물가지표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달 중 추가 지준율 또는 금리 인하가 나타날 개연성에 무게를 더한다는 것.

한편 수급 여건도 국내증시 강세 전망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EM(신흥시장)펀드 플로우가 최악의 국면을 통과, 소폭이지만 개선트렌드를 보이고 있고 국내 기관수급의 큰 몫을 담당하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도 4월부터 순유입으로 반전, 4개월 연속 순유입 트렌드가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8월 국내증시는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 형성’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곽 연구원은 “업종 간 차별적인 반응에 관심이 모아질 경우 유럽사태의 안정에 따라 수주모멘텀 재개가 기대되는 조선-건설 업종, 중국의 투자활성화에 따른 업황개선 가능성이 큰 정유업종이 부각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우선 이번 주는 경기부양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물가지표, 실물지표, 대외거래지표와 함께, 한국 금통위 등이 주목된다.

곽 연구원은 “드라기의 기대 이하 발언 이후 후속조치에 대한 가시성, 연준의 경기부양 선호에 대한 추가 확인과정, 중국의 경제지표 확인 및 기존 부동산 정책과의 조율 가능성 등은 글로벌 경기부양에 대한 확인심리를 강화시킬 것이며, 이를 통해 이번 주 국내증시는 재차 변동성 확대로 인한 저점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1770~ 187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 약화로 매크로 사이클과 무관하고, 개별 업종모멘텀으로 반응할만한 경기방어주(통신, 유틸리티)가 단기적으로는 주목받을 것”이라며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엔 IT, 자동차 업종이 선별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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