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시즌 점검 “업종보다 종목 베팅 전략으로 접근”
2분기 실적 시즌 점검 “업종보다 종목 베팅 전략으로 접근”
  • 최수아 기자
  • 승인 2012.07.31
  • 호수 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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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기준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54.7%로 지난해 2분기인 47.2% 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 시장 전반적으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업종, 종목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 결과 지금까지 발표된 시장 전반적인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정적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결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 매출액 및 순이익이 예상치보다 하회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매출액 및 순이익의 부진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수요 부진과 매크로 변수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 같은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선방하고 있는 영업이익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순이익의 예상치 하회 비율이 77%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수정비율이 계속해서 (-)권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우려가 2분기 내내 작용한 것이 아니라 5월 혹은 6월 이후 발생, 실적 하향 조정을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변 연구원은 “업종 측면에서 본다면 주도 업종의 상실이 눈에 띈다. 현재 특별히 실적 모멘텀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업종은 부재한 상태”라며 “동일 업종 내에서 종목별로 실적이 크게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건설주 내 삼성물산(000830)의 경우 호조세를 기록한 반면 현대산업(012630)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화학주에서도 LG화학(051910)은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또한 금융주에서는 삼성카드(029780)가 호조세를 기록한 반면 하나금융지주(086790)은 부진했다.

변 연구원은 “이는 결국 ‘주도 업종의 접근이 아닌, 주도 종목으로의 접근’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한다”며 “업종 베팅 전략보다 종목 베팅 전략이 선호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종목 측면에서는 그나마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변 연구원은 “시가 총액이 매우 큰 초대형주들의 실적이 좋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업종대표주 내지는 삼성그룹주의 실적이 좋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업종 내 시장 지배력이 높고 브랜드 가치가 높고 이익 구조가 다변화되어 있는 종목들의 실적 방어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2분기 예상치를 부합 중인 영업이익이 현 시장의 실적 하향 트렌드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영업이익 예상치 부합이 단기 우려를 경감시킨 것은 분명하다. 계속 하향 조정되던 3분기 실적 전망이 보합권까지 빠르게 안정됐기 때문. 하지만 현재 상황이 상향 전환의 기점으로 인식되기보다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2분기 영업이익의 예상 상회 정도보다 매출액 및 순이익의 부진 정도가 훨씬 큰 데다 하향 기업수가 더 많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에 따른 3분기 영업이익 상향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3분기 체감 실적 모멘텀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 연구원은 “현재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와 유사하게 나오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코스피200내 157개 종목의 2분기대비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을 산출한 결과 대략 19.0%로 예상된다”며 “여기서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는 한국전력과 실적 규모가 워낙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10.2%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과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향후 실적 하향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3분기 체감 영업이익은 2분기대비 19%가 아닌 10%를 하회하는 한 자리 수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변 연구원은 “따라서 당분간 실적을 통한 상승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시장과 업종보다는 종목 단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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