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리더가 되는 방법
글로벌 경제 리더가 되는 방법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7.24
  • 호수 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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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실업, 희소자원 문제해결 우선
공공부채비율 감소, 민주주의 선행돼야

세계 경제는 단기적으로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유로존은 문제를 해결하고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미국은 새로운 성장 경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중국은 경기침체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없다.

이에 대해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정치경제학) 교수는 한 칼럼에서 의견을 제시했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글로벌 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기간보다 경제성장이 어려운 장기 국면에 진입했다. 유럽과 미국은 높은 부채비율, 낮은 성장률, 논쟁으로 국내 정치 문제들이 심화될 것이다. 유럽은 헐거워진 유럽연합을 재건하는 과업에 빠져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할 것이고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이념적 양극화로 인해 경제 정책들이 무력하게 될 것이다.

모든 선진국에서 불평등 심화, 인구 노령화, 실업, 희소한 재원을 둘러싼 문제가 정치적 갈등으로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점점 더 국내 문제에 치중하게 됨에 따라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에 예전만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국익에 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경제정책에 대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취하려 할 것이다.

중국, 인도 그리고 브라질과 같은 거대 신흥국들은 정책조정의 여지를 남겨두고 국가 주권을 보호받고 싶기 때문에 이러한 공백을 메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경제와 다른 문제들에 대한 글로벌 공조의 가능성은 훨씬 작아질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환경은 각국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경험했던 고성장을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경제적 성과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이는 국가들은 세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첫째, 높은 공공부채비율에 짓눌리는 국가가 아닐 것이다. 두번째, 세계 경제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경제성장의 동력이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가 탄탄하게 발전한 국가일 것이다.

공공부채 수준이 높으면 재정정책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고,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과세에 관한 정치적 논쟁을 촉발하고 분배적 갈등을 조장하게 된다.

브라질과 터키같은 많은 신흥국들은 지금까지 공공부채의 성장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민간부문의 무절제한 차입까지는 막지 못했다. 민간부채가 언제든지 공공부채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정부부채 수준도 사실 이들 국가들에게 완충역할을 할 수 없었다.

경제성장을 위해 세계 시장과 글로벌 금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터키와 같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국은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이끌려 다니게 될 것이다. 중국과 같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도 무역보복의 위협과 함께 ‘중상주의’ 정책을 억제하라는 압박하에 놓이면서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수에 기반한 성장이 수출에 기반한 성장보다 더 믿을 만한 성장전략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국가들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결여하고 있는 갈등 관리의 제도화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이게 될 것이다. 인도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때때로 너무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마비되기 쉬운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제도들이 없을 때 분배적 갈등은 쉽게 시위, 폭동, 시민소요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남아공이나 인도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우위를 보이는 부분이다. 아르헨티나와 터키같이 독재자의 지배하에 놓였던 국가들도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다.

그러나 세가지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국가가 굉장히 적다. 따라서 우리는 공공부채비율을 줄이고, 세계 경제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며, 민주주의를 탄탄하게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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