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보다 “지원성거래”로 대물림“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보다 “지원성거래”로 대물림“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7.17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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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16> 동국제강그룹 ①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 지배주주 이익 안겨
4세대 지분승계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

동국제강그룹은 1949년 창업주 장경호가 설립한 조선선재가 모태다. 부산을 근거지로 철못, 철선을 생산하던 조선선재는 한국전쟁 당시 부를 축적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954년 동국제강을 설립했다. 동국제강, 조선선재를 통해 철강 중심의 수직계열화 작업에 성공한 동국제강그룹은 1950년대 말 장경호의 아들 장상준, 장상태 등이 경영에 참여하며 2세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사업다각화를 추진하여 동국산업, 한국철강, 유니옥스틸 등 제조업체와 중앙종합금융 등 금융회사를 인수, 계열편입했다.

1975년 장경호 사망 이후 장남 장상준이 동국제강, 조선선재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1978년 갑작스럽게 사망함에 따라 3남 장상태가 그룹 회장직을 승계했다. 장상태 외에도 장경호의 5남 장상건, 6남 장상돈 등이 경영에 참여했으며, 이들이 지배하던 동국산업, 한국철강, 조선선재 등은 2000년 장상태 사망 이후 계열분리했다. 현재 동국제강그룹의 동일인은 장상태의 장남 장세주이며, 동생 장세욱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2012년 7월 기준 동국제강그룹의 동국제강과 유니옥스틸, 디케이유아이엘 등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13개의 국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규모 34위(공기업 포함)의 대기업집단이다. 주요 사업분야로는 동국제강ㆍ유니온스틸 등의 철강 및 금속 제조부문, 디케이에스앤드ㆍ디케이엘씨 등의 창고 및 운송업, 디케이유엔씨 등 IT회사 등이 있으며, 최근 페럼인프라를 설립해 시설관리 및 조경서비스업에 진출했다.

그룹 소유구조

동국제강그룹은 장세주 등 지배주주 일가가 사실상 지주회사인 동국제강을 지배하고, 동국제강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이다.

장세주 등은 장상태 사후 장상태 소유 동국제강 지분을 상속 받아 지분을 확보했다. 그밖에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디케이유엔씨, 디케이에스앤드, 페럼인프라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해 지배주주에게 이익을 안겨준 의혹이 있다.

지배주주

가족

현재 공정거래법상 동국제강그룹의 동일인은 장세주이다. 장상태의 자녀 2남 3녀 중 장남 장세주가 동국제강 대표이사 회장, 유니온스틸 회장을, 동생 장세욱이 유니온스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장녀 장영빈은 사망했으며 그 밖의 딸과 사위들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장상태의 형제와 그 일가는 조선선재, 동국산업 등 계열분리된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장세주 및 가족들

장세주는 동국제강 대표이사 회장과 유니온스틸 회장을 맡아 실질적인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장세욱은 동국제강 부사장과 유니온스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2011년 10월까지 인터지스의 이사를 맡았다. 그 외 장세주의 형제와 그 직계가족 중 계열사에 근무하는 자는 없으며, 지배주주 일가는 동국제강 등 4개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세주는 동국제강 지분 15.26 %, 장세욱은 10.21%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타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총 27.21%로 이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장세주와 장세욱 외에도 장세주의 아들 장선익, 부인 남희정과 모친, 여동생과 매제들이 동국제강 주식을 보유 중이다. 그 밖에 2000년 이후 설립한 디케이에스앤드, 디케이유엔씨, 페럼인프라 지분을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디케이유엔씨는 장세주와 장세욱, 디케이에스앤드는 부인과 자녀들이 출자했다. 페럼인프라는 장세주, 장세욱과 자녀들이 함께 출자했다. 그러나 장세주와 장세욱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의 대부분이 동국제강에 의한 것이다.

장세주의 자녀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지극히 적다. 장남 장선익의 동국제강 지분율은 0.24%, 차남 장승익은 동국제강 주식이 없어 삼촌 장세욱의 10.21%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장선익과 장승익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는 장세주 부부 주식가치의 2.25%에 불과하다. 이는 4세에 대한 지분승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분승계>

2세대에서 3세대로의 승계
장세주

장세주가 부친 장상태로부터 계열사 지분을 어떻게 승계 받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장세주 등은 1990년대부터 장상태로부터 일부 지분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 지배주주 일가는 1980~1991년까지 19억4천만 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또 장상태 사망 직전인 2000년 2월에는 장세주와 장세욱이 동국제강 주식 약 1,005만 주를 증여 받았다. 장세주 등은 2000년 4월 장상태 사망 이후 354억8천만 원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동국제강그룹은 장상태의 동생 장상건, 장상돈이 한국철강그룹을 분리, 두 개 그룹으로 나뉘었으며, 이후 장상건이 동국산업을 다시 분리해 2세대 3형제 간 계열분리를 마무리했다.

1990년대 후반 장세주는 계열사 중 동국제강 지분 약 0.5%와 천양항운(현 인터지스) 40%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2011년 말 현재 동국제강 외에 2000년대 설립한 디케이유엔씨, 페럼인프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세주, 장세욱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핵심인 동국제강의 경우 최초 취득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장상태로부터 증여 받은 주식으로 지분율을 높였으며, 그 밖에 유무상증자와 장내외 매수, 주식배당과 상여금을 통해 주식을 확보했다. 디케이유엔씨는 2005년 장세주와 장세욱이 함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페럼인프라는 장세주, 장세욱이 자녀들과 함께 출자해 설립했다. 디케이유엔씨의 경우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지원성 거래 혐의가 있으며, 페럼인프라 역시 설립 2년째이지만 향후 지원성 거래를 통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장세주와 부인 남희정은 총 463억2800만 원을 투자해 연평균 31.81%의 수익률을 얻었다. 장세욱의 평균 수익률은 28.10%이며, 장세주의 모친과 형제들의 수익률은 28.53%이다.

장세주, 장세욱 : 동국제강

장세주와 장세욱이 보유한 동국제강 주식은 1997년 말부터 확인 가능하다. 1999년까지 3% 미만을 보유했으나, 장상태로부터 주식을 증여 받아 지분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후 장내매수와 주식배당, 상여금을 주식으로 받아 각각 15.26%, 10.21%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동국제강은 2007년 장세주와 장세욱 보유 주식 일부를 자사주로 매입했다. 장세주의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31.69%, 장세욱의 경우 27.96%이다.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고 증여 받거나 장내거래를 통해 지분을 변동시켜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장세주와 동생 장윤희, 이철 부부 등은 1998년 말 동국제강의 무상증자 직전 차명계좌를 이용해 동국제강 주식을 매입한 뒤 증자공시 이후에 매각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최대주주 공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2000년 증선위에 의하여 검찰 고발된 바 있다. 한편 장세주는 1999~2002년 회사자금을 담보로 대출 받거나 개인 대출상환, 세금납부 등에 사용하여 특경가법 상 배임죄로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4년, 벌금 250만 원의 형이 확정됐으나 2007년 사면됐다.

장세주, 장세욱 : 디케이유엔씨

디케이유엔씨 역시 보유 주식 수의 차이만 있을 뿐 장세주와 장세욱은 같은 시기에 지분율을 변동시켰다. 디케이유엔씨는 1997년 유니온스틸 전산실을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동국제강은 2004년까지 한국IBM에 IT업무를 아웃소싱했으나 2005년 장세주 형제와 유니온스틸이 디케이유엔씨(당시 탑솔정보통신) 지분을 98.95% 인수한 이후 디케이유엔씨를 그룹 내 IT서비스 전담회사로 키우기 시작했다.

장세주와 장세욱은 2005년 각각 3억여 원만을 투자해 약 40%씩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으며, 2010년 말까지 1대, 2대 주주를 유지했다. 2011년 동국제강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장세주 형제의 주식 일부를 매수해 5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장세주와 장세욱의 디케이유엔씨에 대한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각각 67.69%, 63.54%이다. 디케이유엔씨는 유니온스틸에서 분사한 계열사로 본래 유니온스틸의 전산서비스만을 주로 담당했다. 그러나 2005년 장세주 등이 지분을 매입한 직후 동국제강그룹은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계열사 IT부문을 통합하기로 결정하고 디케이유엔씨를 담당 회사로 확정했다. 그 결과 2006~2007년 디케이유엔씨의 전체 매출액은 매년 약 2배씩 크게 증가했다. 관계사 매출 비중 역시 2010년까지 평균 4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결국 지배주주 일가가 안정적 매출이 가능한 IT 계열사의 지분을 대량 취득한 뒤, 다른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켜 지배주주가 이익을 얻도록 돕는 전형적인 지원성 거래의 사례에 해당된다.

특히 디케이유엔씨는 장세주 등의 지분 취득 이후 매년 주당 500~7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지배주주는 매년 현금이익까지 얻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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