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인터뷰]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2.07.10
  • 호수 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2 모멘텀 기대…소재·산업재 ‘부진 탈피’”

증시에서 확실성에 대한 정의는 점차 경계가 모호해지는 모습이다. 최근의 흐름을 보더라도 글로벌 공조 움직임이 증시의 반등 모멘텀으로 직결된다는 공식이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 EU정상회의 이후 유럽과 중국 등 세계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증시는 화답하지 않았다. 이렇듯 비전통적 방식을 통한 대응이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유기적인 진단을 통해 방향성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시장의 흐름에 있어서 “이미 저점은 지났다”며 “아래보다는 위를 볼 것”을 권했다.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로는 1750~2150포인트를 제시했다.

유럽사태가 일단락된 가운데 G2가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간다면 증시가 추세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 팀장은 “일단 유럽 쪽의 재정이슈는 봉합될 가능성이 높고, 모멘텀은 미국이나 중국에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 중국의 부양책 진행과정을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로존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은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그에 따라서 고용이 악화됐기 때문. 중국 역시 유럽에서의 수요가 줄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은 한편, 자국 내의 부동산 버블에 따른 긴축으로 투자경기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달 EU 정상회의를 통해 1300억 유로의 성장안이 도출, 기존의 긴축위주의 정책에서 성장을 가미한 정책으로의 변화 시그널이 감지됐다.

스페인 은행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구제금융도 선순위채권에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스페인 정부에 대한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기존 채권자의 이익도 침해하지 않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팀장은 EU 정상회의에 대해 “시장에서 기대하는 최선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예상했던 것은 다 도출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나와야 되는 문제는 어떻게 각국의 재정을 안정화하고 그 이후에 재정을 통합할 것인가”라며 “이는 단기간에 해법을 내놓기는 어렵고, 장기간에 걸쳐서 도출될 문제”라고 진단했다.

현 시점에서 유럽이 가진 경기부양 카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경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중 유로존의 경우는 외환정책,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금융정책도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도의 큰 것이지만, 현재는 제한적인 금융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정책 활용에 한계를 지니고 있기는 마찬가지. 재정정책은 물론, 글로벌 경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환율정책의 사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정책만이 선택 가능한 범주에 놓여있지만, 현재 제로금리인 탓에 가격정책 역시 해당사항이 없다.

이 팀장은 “양적완화의 경우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모두 원활히 가동시킬 수 있는 나라는 현 시점에서는 중국뿐”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경기는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에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 팀장은 “분기기준으로는 2분기가 저점, 월별기준으로는 6~7월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수출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고, 금리 인하 단행과 더불어 대출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경기에 반영되는 시간은 2~3개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 저점 통과, 하반기 2150까지 우상향 기대

밸류에이션 대폭 낮아진 금융업 비중확대 ‘유효’ 

 

그렇다면 하반기 국내경기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우선 수출이 내수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반기 미국향 수출 비중이 더 컸던 데 비해 하반기에는 중국 수출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 경기 사이클은 항상 수출이 먼저 주도를 했고, 수출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 와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지면 그게 소득으로 연계돼 내수소비가 살아났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수출이 좋아질 전망이고 그 이후에나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2분기 실적시즌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기업실적 예상치의 추가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분기, 4분기 평균적으로 기업실적 추정치의 실제치와의 괴리율이 약 40%정도 됐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것. 현재 하향조정 폭은 아직 10%가 채 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다.

이 팀장은 “아직까지는 충분한 수준으로 내려온 것 같진 않다”면서 “10~15% 정도 애널리스트 추정치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급여건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험선호로 옮겨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상했다.

현재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채권으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중에서 고수익 하이일드 채권 쪽에 치우친 모습이다.

이 팀장은 “금리가 거의 바닥 수준으로 채권가격이 너무 비싼 탓에 채권에서 더 이상 먹을 게 없다”며 “유로존 문제가 봉합, 안정된다면 채권에 몰린 자금이 결국 고수익을 찾아서 주식 쪽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IT와 자동차를 잇는 하반기 유망 업종은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

이 팀장은 “상반기 우리나라 환율이 좋았고 글로벌 소비경기가 투자경기보다는 나았지만, 하반기에는 중국의 투자경기에 대한 부양으로 소재와 산업재 업종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에 좋았던 것보다 앞으로 좋아질 것을 찾아야하는 현 시점에서 소재와 산업재가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시장에서 대출이나 가계부채 등 우려가 많은 금융업도 이미 밸류에이션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고려해볼만하다”고 제안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