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업계” 3세대 승계비율 예측 불가
“글로벌 물류업계” 3세대 승계비율 예측 불가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5.29
  • 호수 8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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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13> 한진그룹 ②

한진해운홀딩스, 자회사 계열분리 문제
비상장 계열사 통한 지분 승계 가망성

한진그룹은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지난 2002년 타계한 이후 한진중공업 계열과 한진해운, 그리고 메리츠증권 계열 등 크게 4개 그룹으로 분리 독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남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중공업과 조정호 회장이 이끄는 메리츠증권 계열은 2006년을 기점으로 완전 계열분리된 상태이지만, 한진해운은 2006년 11월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이후 계열분리 작업에 다소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우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 계열사간에 연결되는 지분 연결성은 약한 편이어서 계열분리에 용이하다.

조남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중공업그룹은 기존 한진그룹과 완전히 지분관계가 단절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진중공업은 현재 한진중공업홀딩스가 한진중공업의 지분 19.58%를 보유하고 있고, 한진중공업이 한국기술투자, 한진도시가스, 한일레저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계열도 기존 한진그룹과는 지분관계가 완전히 정리된 모습이다. 주축기업인 메리츠화재보험을 축으로 메리츠증권, 메리츠종금이 서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주(主) 출자구조는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종금이다.

2세대(조양호 등)의 지분승계

최은영

대한항공 등 관련 최은영은 조수호 사망 이후 두 딸과 함께 남편 보유 주식을 모두 상속 받았으며, 일부 세금을 주식으로 물납했다. 최은영은 남편이 경영하던 한진해운홀딩스의 대표이사이자 개인 최대주주지만 다른 계열사 주식은 대부분 매각하여 현재 적은 수만 보유하고 있다.

싸이버로지텍 관련 조수호는 사망 전인 2006년 6월 최은영에게 8만 주(20%)를 증여했으며, 최은영은 약 2만5천 주를 증여세로 물납했다. 이후 조수호 사후 나머지 주식 4만 주를 딸들과 나누어 상속 받았다. 싸이버로지텍은 해운업 정보시스템 운영 및 보수, IT아웃소싱 서비스 등이 주된 사업으로 2000년 설립 당시부터 한진해운과 1년 단위로 정보시스템의 유지, 관리, 개량 및 개발업무 관련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해 왔다. 한진해운과 자회사 등 관계사에 대한 매출이 10년 간 평균 90%에 육박할 만큼 높다. 그러나 설립 당시부터 조수호가 40%를 출자했고, 현재 최은영 등이 30%를 보유하여 최대주주 한진해운홀딩스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의심된다.

2세대(조양호 등)에서 3세대(조현아 등)로의 지분승계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대한항공 관련 조현아 등이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 내역은 1997년 말부터 확인된다. 이후 무상증자와 주식배당, 장내매수 등을 통해 주식 수가 변동되었으며, 2008년 이후에는 변동이 없다.

정석기업 관련 2008년 조양호 등 가족 6명이 조중건과 김성배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할 당시 조현아 등은 매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양호 등이 매입 직후 세금으로 물납한 정석기업 주식을 약 1년 뒤 조현아 등이 캠코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당 매입가격은 2008년 말 순자산가치 13만9549원보다 낮다.

싸이버스카이는 2002년 조양호가 41%를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되어 계열편입했으며, 조현아 등도 같은 시기 각각 6.31%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조양호 등 다른 주주들의 주식을 인수하여 현재 3남매가 33.33%씩 동일한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싸이버스카이는 인터넷 면세품 판매업체로 2010년 매출이 42억 원에 불과하지만 대한항공 등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 등과 사업연관성 높은 계열사를 지배주주가 100% 보유하여 이익을 얻는 회사기회 유용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2011년 11월 싸이버스카이가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과 ㈜한진 주식을 각각 0.07%, 0.26% 매입했는데, 이는 회사기회를 유용하여 얻은 이익을 지배주주 일가 경영권 강화에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현아 등이 대한항공 지분은 각각 0.09%, ㈜한진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싸이버스카이 등이 향후 주요 계열사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유니컨버스는 2007년 설립 당시 조양호 40%, 조현아 등이 각각 10%씩 30%, 한진정보통신이 30% 출자했으며, 2009년 조양호가 30%를 조원태에게 넘겼다. 2011년 4월 60,172주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조양호, 조원태는 실권하고 조현아와 조현민, 한진정보통신만이 주당 16619원에 출자했다. 현재 조원태가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유니컨버스는 그룹 내 통신네트워크망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된 IT회사이다. 그룹 내 IT 아웃소싱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경우 매출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

특히 유니컨버스는 주로 대한항공과 한진정보통신과 거래가 대부분인데, 한진정보통신은 대한항공과 네트워크 서비스 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유니컨버스와 거래를 재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니컨버스의 관계사 매출 비중은 2007~2008년 80%를 상회했으며, 2009년부터 50% 미만으로 줄었으나 이는 계열사 매출이 줄어든 것보다 기타 매출이 증가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니컨버스와 업무연관성이 매우 높은 한진정보통신이 30%만 출자하고 나머지 70%를 지배주주와 자녀들이 보유하는 것은 한진정보통신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혐의가 있다.

한진지티앤에스는 2009년 4월 설립 당시 조현아 등 3명과 대한항공이 각각 25% 씩 출자했으며, 이후 지분변동이 없다. 한진지티앤에스는 도소매업이 주 사업목적으로 2009년에는 계열사 호미오세라피에 장비 및 비품, 자문용역 9억 5천6백만 원을 제공했고, 2010년에는 대한항공에 사무용기기 대여서비스 2억1천만 원을 제공했는데, 이들에 대한 매출이 매출 전체이다. 호미오세라피는 인하대 산하협력단으로부터 골수 줄기세포 분리방법 등 세포치료제 기술을 취득하여 2010년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한 바이오 계열사로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이다. 따라서 한진지티앤에스에 대한 지원성 거래 사례로 의심된다.

<향후 승계 방향>

지분승계

조양호 보유 지분의 상속

한진그룹 소유구조의 핵심은 대한항공 -> 정석기업 -> ㈜한진 -> 대한항공으로 이어진 순환출자로 당분간 큰 소유구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조현아 등은 위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3남매는 대한항공 주식을 각각 0.09%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조양호는 대한항공 9.63%, ㈜한진 6.87%, 정석기업 25.66%를 보유하고 있어 추후 이에 대한 상속, 증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 때 3세 각자의 승계하는 비율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공익법인에 일부 지분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하면 성실공익법인은 계열회사주식을 10%까지 취득할 수 있다. 한진관광과 정석기업의 경우 재단들이 10%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한진의 경우 재단 소유 지분이 각각 5.55%, 3.97%이므로 10% 한도까지 추가로 재단에 기부한다면 상속세 없이 사실상 지분을 승계하게 된다. 조중훈과 조수호 그리고 최근에 김정일도 재단에 주식을 기부하는 등 한진그룹은 공익법입에 대한 지분증여가 활발한 편이다.

비상장 계열사를 통한 지분 승계

장기적으로 현재 한진그룹 소유구조의 핵심인 정석기업을 또 다른 비상장 계열사로 대체할 수도 있다. 2011년 11월 조현아 등과 이들이 100% 보유한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과 ㈜한진 주식을 매입했다. 조현아 등의 ㈜한진 지분 매입과 싸이버스카이의 대한항공 등 지분매입은 처음이다. 매수량은 1% 미만이지만, 향후 조현아 등이 100% 지배하는 싸이버스카이, 한진지티앤에스 등을 성장시켜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거나 이들 계열사가 직접 상장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 등으로 지분을 승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회사기회 유용, 지원성 거래에 대한 불법행위 판단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영권승계

현재 조양호는 한진그룹 지배주주로서 확고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조현아 등은 아직 대한항공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상태가 아니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경영권이 승계될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조원태가 유니컨버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장자인 조양호가 조중훈으로부터 결국 그룹 경영권을 승계 받았듯이 조원태가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조현아 역시 비슷한 시기에 등기이사, 임원으로 선임되며 3남매가 각자 사업별로 계열사를 나누어 승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양호의 자녀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문제 외에 한진해운홀딩스 및 자회사의 계열분리 문제가 있다. 최은영은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최근 자신과 자녀들이 보유한 대한항공 등의 주식을 매각하는 등 계열분리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계열분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조양호가 지배하는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이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이 27.45%로 최은영 측 지분 26.49%보다 많고, 조양호가 조기 계열분리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어 단시일 내에 계열분리가 가속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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