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 성공할까?
개미투자자 성공할까?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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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안팎의 악재가 겹쳐 뒷걸음질 치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팔자’로 돌아선 가운데 개미들은 오히려 ‘사자’에 나서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19일 주가가 3.65%(포인트) 빠지자 연중 두번째로 많은 4161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지수가 760대로 내려 지난20일에 1580억여원을 순매수하며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1390억여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연속 사흘째 순매도세를 보였다. 개인들은 올 5월 이후 순매도 기조로 일관하며 ‘노랑머리’ 주도의 ‘상승랠리’ 장세를 철저히 외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나흘동안 개인들의 순매수 대금은 1조원에 다다르고 있다. 주가가 800대 밑으로 내려오면서 개인들은 외국인들이 뱉어내는 주식을 상대적으로 ‘싼값’에 받아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월에도 갑작스런 환율변동의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개인들은 저가매수 전략으로 단기간 매수를 하다가 지수가 반등하자 곧 팔자로 돌아섰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저가 단기매매 원인에 대해 “외국인들이 지수를 700대로 끌어올리고 나서 개인들이 나중에 달라붙었다가 손해를 본 과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학습효과’”라며 “개인들은 시장에서 충격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 매매시기를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주가하락은 단기간 조정을 거쳐 곧 완만한 회복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개인들의 단기 저가매수 전략이 성공했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지난 9월과 10월 단기매수에 이어 최근 4일동안 지수 급락에 견조한 저가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단기 저가매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주 우리증권 투자분석팀장은 “9월의 조정과 달리 기름값이나 반도체 등 증시의 중요한 가격 변수들이 시장에 안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 주가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개인의 이번 전략은 좀 불안한 구석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주가 하락이 단기 조정으로 그치면서 개인들의 매수전략이 또 한번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 시점과 관련해 “정확히 바닥을 찾아내기는 어렵다”면서도 “당분간 주가가 더 빠질 수 있지만, 이번달 말이나 다음달 시장이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고 볼 때 최근 개인들의 매수는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올 한해동안 12조5900억여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반면, 개인들은 여전히 대세에 순응하지 않고 거꾸로 5조2765억원을 순매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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