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더 큰 가치”보다 장내매수, 지원성거래로 성장
“함께 더 큰 가치”보다 장내매수, 지원성거래로 성장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4.30
  • 호수 8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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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10> LS그룹

3세들 미성년 시기 수증, 장내매입 계열사 주식 확보
비상장 회사 설립 당시 출자해 지속적으로 지분 보유

LS그룹은 2003년 12월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며 설립됐다. LG그룹은 2대 구자경 회장이 퇴임한 1995년 이후 동업자, 가족별로 계열분리를 했으며, LS그룹은 창업주 구인회의 넷째~여섯째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일가를 중심으로 분리됐다.

LS그룹은 계열분리 당시 LS전선(구 LG전선), LS-Nikko동제련(구 LG-Nikko동제련), E1(구 LG칼텍스가스), 예스코(구 극동도시가스) 등이 주요 계열사였으며, 이후 LS산전, 제이에스전선, 파운텍 등을 인수 또는 설립했다. 2011년 4월 현재는 47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집단 순위 21위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1세대에 해당하는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는 모두 계열사의 명예회장만 맡으며 사실상 경영에서 은퇴한 상태로 2세들이 중심이 되어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지분승계>

LS그룹 지배주주 일가는 대부분 계열사 주식을 계열분리 직전인 2002년부터 장내매수하여 확보했다. 이 때 매입자금은 기존에 보유하던 LG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배주주 일가가 LG 계열사 지분을 처음 보유하게 된 경위는 알 수 없다. 다만 LS그룹 지배주주 일가 보유 지분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시점인 2002년 당시 1, 2세 외 3세들도 ㈜LG와 LG전자 등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볼 때 2000년대 이전, 3세들이 미성년자인 때부터 수증 또는 장내매입 등으로 계열사 주식을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계열분리 이후 주요 상장계열사의 경우 지분변동이 거의 없으며, 변동이 있을 경우 대부분 장내매수 또는 자사주상여금, 주식배당 등에 의한 것이었다. 비상장 회사의 경우 설립 당시 출자하여 지속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주)LS 관련 그룹 지배주주 일가는 2002년까지 (주)LS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 4월부터 1~3세대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기간 LG그룹 지배주주와 GS그룹 허창수, LG 계열사 등은 보유 중이던 (주)LS 지분을 매각했다. 한편 (주)LS 지분을 매입하던 시기 LS 지배주주 일가는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LGMRO(현 서브원), LGCI(현 (주)LG) 등 LG계열사 주식을 매각했으며, 매각대금을 LS계열사 주식 매입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에는 히타치전선이 보유 중이던 10.03%를 전량 매각했고, 지배주주 일가는 이를 일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04년까지 개별적으로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고, 2004년 이후에는 지분 변동이 거의 없다. 최대주주는 구자은 LS-Nikko동제련 이사이며, 그 뒤로 구자열 LS전선 회장, 구자홍 그룹 회장이 약 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스코는 (주)LS와 마찬가지로 지배주주 일가는 2002년 4월부터 지분을 장내매수했으며, 최대주주도 구자은이다. 2002년 기존 최대주주이던 LG상사는 보유하던 지분 23%를 전량 매각했다. 이후 2003년부터는 지분 변동이 거의 없다. 구태회 직계가족과 구두회 직계가족만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평회와 아들들(구자열, 구자용, 구자균)이 보유한 지분은 없다. 예스코 대표이사인 구자명은 자사주 상여금을 통해 지분 일부를 증가시켰다.

E1은 2001년까지 LG칼텍스가 36.4%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나 이때부터 구평회와 직계가족(구자열, 구자용, 구자균 및 3세)들이 장내매수하기 시작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LG칼텍스정유는 2003년 중 보유 지분 36.68%를 전량 매각하였다. 2002년 이후에는 지분 변동이 거의 없다. 최대주주는 구평회의 장남 구자열이며, 동생 구자용과 구자균이 11.86%씩 보유 중이다.

가온전선의 과거 사명은 희성전선으로 구본능과 구본식이 지배하는 희성그룹 소속이었다. 2002년 12월까지 희성금속, 희성정밀, 상종기업(현 희성전자) 등 계열사와 구본능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LS그룹 지배주주 일가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희성전자 등과 구본능 가족은 2003년 중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2003년 이후 구자엽을 제외한 지배주주 일가는 지분변동이 거의 없으며, 2010년 주식배당으로 주식 수가 증가했다.

LS전선은 (주)LS의 사업자회사로 2008년 LS엠트론과 함께 물적분할됐다. 따라서 (주)LS의 100% 자회사였으나 2010년 3월 3일 총 300만 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지배주주 일가가 주당 5,750원에 출자하여 2,000주(0.38%)를 보유하게 됐다.

파운텍은 2004년 1월 설립되었으며, 설립 당시 LS전선이 51%를 보유하고, 나머지 49%를 지배주주 일가가 출자하였다. 개인주주 중 최대주주는 구자은이며, 구자홍, 구자열도 각각 8.6%, 7.4%를 보유 중이다. 파운텍은 전력케이블 핵심 부품(PVC) 제조, 판매가 주사업으로 LS전선과 사업연관성이 높다. 총 매출액 중 관계사 매출이 80% 이상이며, 이 중 LS전선과의 거래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LS전선 비중은 하락 중이다. 그러나 그동안 LS전선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등에 힘입어 3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달성, 확대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핵심 계열사 LS전선의 사업기회를 이용하여 지배주주 일가가 이익을 실현한 회사기회 유용 문제가 있다.

LS글로벌은 2005년 금속 및 비금속 합금을 구매, 판매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설립 당시 LS전선 51%, 나머지 49%를 지배주주 일가 3세들이 출자하였다. LS글로벌은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 특히 LS전선의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규모는 매년 늘고 있으나, 거래비중은 하락하는 추세이다. 회사는 매년 외형이 확대되고 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1% 대로 매우 낮다. 이는 결국 LS글로벌이 사실상 LS전선의 원재료 구매부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LS전선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혐의가 있다.

한성은 건설회사로 2005년 구자철이 인수한 회사이다. 구자철이 2008년까지 100% 보유하고 있었으나, 2009년 예스코가 구자철 지분 65%를 573억 원, 주당 82630원에 매입하였다. 이후 2010년 6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구자철과 예스코 모두 참여하여 예스코가 한성에 출자한 자금은 총 898억 원이다. 예스코가 한성 주식을 매입하기 전 한성은 2007년 말 자본총계 -347억 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2008년 토지재평가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순자산은 20억 원, 주당 순자산은 1911원에 불과하였다. 또한 예스코는 수도권 도시가스사업자로 건설,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하는 한성에 출자할 근거가 불확실했다. 한성의 최대주주였던 구자철은 동일인 구태회의 아들이자 예스코 대표이사 구자명의 동생이다. 따라서 예스코가 구자철의 한성 주식을 매입한 것은 실질적으로 지배주주 일가와 회사의 자기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아파트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스코가 한성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구자철의 투자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그 밖에 지배주주 일가가 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LS네트웍스, 위더스, 온산탱크터미널 등이다.

LS네트웍스는 2010년 전환상환우선주 715만 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했으며, 구자열이 9,399주를 매입하였다. 구자열이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은 0.13%이다.

위더스는 2004년 금속파스너 및 나사제품 제조업을 주사업으로 설립되었으며, 적어도 2009년부터 LS그룹 3세들이 34.5%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최대주주 가온전선이 2대 주주 김석윤(임원)과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여 현재 3세 10명이 25.9%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주주 일가 중 구자열의 아들 구동휘가 5.92%로 가장 지분율이 높고, 구자홍의 아들 구본웅, 계열사 근무 중인 구본혁도 각각 2.95%, 2.54% 보유하고 있다.

온산탱크터미널은 2010년 3월 예스코와 E1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나카가와물산과 합작, 설립한 회사로 온산 LS-Nikko동제련 부지 내에 탱크를 설치, 액체화물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설립 초기 구자철과 구두회의 딸 구재희가 각각 8%, 2% 출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올해 4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주주 계열사와 구자철은 출자했으며, 구재희가 실권한 주식을 구두회가 출자하여 0.5%를 확보하였다.

엘에스자산운용은 2008년 델타투자자문을 인수하여 계열편입한 투자자문회사이다. 인수 당시부터 지배주주 일가가 56.71%를 매입하였으며, 2011년 4월 현재 구자홍 등 8명의 지배주주 일가 2세가 66.14%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승계 방향>

지배주주 일가 1세대는 모두 계열분리 전 LG그룹 경영에 적극 참여하였으며, 계열분리 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은퇴한 상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즉 계열분리 시점을 기준으로 LS그룹 2세에게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LS그룹 2세대 경영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 회장의 장악력이 다른 그룹에 비해 크지 않고, 경영에 참여하는 친척들이 각기 맡은 계열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구자홍이 그룹 회장 겸 핵심 계열사 LS전선(이후 지주회사 ㈜LS로 전환)의 대표이사이자 의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나 그룹 경영을 조율하는 역할에 충실할 뿐 개별 계열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LS그룹은 전선/엠트론 사업부문은 구자명, 산전/가온 사업부문은 구자열, 동제련/예스코는 구자명이 나누어 회장을 맡고 있으며, 기타 계열사 CEO를 구자홍의 동생과 사촌들이 맡고 있다.

LS그룹의 핵심은 ㈜LS, 예스코, E1, 가온전선 등 4개의 상장계열사이다. 따라서 이 계열사들의 지분승계가 경영권승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 계열사의 지분은 다수 가족이 작은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2세대가 중심이다. 3세대는 상장회사의 지분은 대부분 1% 미만으로 매우 적다.

최근 비상장 계열사인 LS글로벌과 파운텍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 일가들이 ㈜LS와 LS전선 등 계열사에 지분을 매각하여 회사기회 유용을 통한 이익을 실현했다. LS글로벌 주식을 보유한 3세 8명과 파운텍을 보유한 2세 8명은 주식 매각을 통해 각각 40억 원과 187억 원을 확보했다. 향후 3세들이 유사한 비상장 회사를 설립하여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시킨 뒤 이를 통한 이익으로 상장회사 주식 매입에 이용할 수도 있다.

현재 지배주주 격인 구자홍의 경우 지주회사 ㈜LS 지분은 3.27%에 불과하며 개인 최대주주 구자은 지분도 4.02%이다. 그러나 24명의 지배주주 일가가 33.42%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권 유지에 문제가 없다. 그 외 지배권 확립에 반드시 필요한 상장계열사(E1, 예스코, 가온전선)도 이미 다수의 지배주주 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지분을 지배주주 일가가 소량으로 분산소유하고 있어 지배권 승계를 위해 대량의 지분 변동이 필요하지는 않다. 또한 현재 지배주주 일가 2세대가 경영의 중심에 있어 당분간 3세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LG, GS그룹 등과 마찬가지로 지배주주 일가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므로 특정 3세를 위해 대량의 지분 변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2세들이 보유한 지분도 개인별로 많지는 않아 큰 문제없이 직계자녀에게 상속할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은 현재 2세대가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3세대는 경영참여 여부조차 상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룹 회장 구자홍의 아들 구본웅은 현재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LS 계열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진 3세는 구자명의 아들 구본혁이 유일하다.

따라서 당분간 3세대로의 전면적 경영권 승계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기 힘들다. 오히려 구자홍이 사업부문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열에게 회장직을 넘기는 사촌간 승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분 분포 등을 고려할 때 2세 중 누가 회장직을 맡더라도 현재처럼 그룹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실질적인 경영은 사촌들이 계열사를 나누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생기지 않는 이상 향후 3세대에 경영권이 승계되더라도 2세대의 그룹 경영형태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세대에 대한 지분과 경영권승계 과정에서 주요 상장회사를 나누어 계열분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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