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왜 군대에 고소했나?”
“이맹희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왜 군대에 고소했나?”
  • 최수아 기자
  • 승인 2012.04.30
  • 호수 8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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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뿔나게 한 삼성家 막장드라마 전모

이 회장 ‘군대 고소’ 발언 두고 해석 분분
안치용 “빡빡한 이력, 대체 언제?” 의혹
삼성측 “현역병 사실” 병력 사항은 함구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왼쪽)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삼성가의 유산싸움은 ‘막장 드라마’보다 못하다. 30년이 넘은 케케묵은 아픈 과거이야기마저 불거져 나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3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그 양반(이명희 제일비료 전 회장)은 30년 전에 나를 군대에 고소하고, 아버지를 형무소에 넣겠다고 박정희 대통령한테 고발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의) 한 푼도 안주겠다는 탐욕이 소송을 초래했다”는 발언에 대한 직격탄이었다.

그런 이 회장의 작심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군대 고소’에 대한 발언을 놓고 군대의 의미가 '군사정권‘, ’병역기피‘라는 두 가지 해석으로 엇갈리고 있다.

30년 전이면, 이병철 창업주가 외화 밀반출에 제일모직과 제일제당 탈세를 일삼았다며 박정희 대통령에게 투서했던 일명 ‘모반’ 사건으로 삼성가뿐 아니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시기다. 당시 투서의 주인공으로 차남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지목됐으며, 그로 인해 이창희 전 회장은 미국으로 쫓겨나기까지 했다. 이창희 전 회장이 사카린 밀수 사건 책임자로 감옥살이를 했던 것이 발단이라면 발단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맹희 전 회장은 자서전 ‘묻어둔 이야기’를 통해“‘모반 사건’은 동생 창희가 투서한 일이며, 처음에는 아버지가 투서 일에 나도 같이 개입했다고 오해한 듯 하다. 하지만 나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 사건의 중심에 이맹희 전 회장이 자리 잡고 있으며 자신까지도 군대에 고소했다고 보고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자서전에 따르면 모반 사건 당시 이 회장은 유학생활을 마치고 동양방송국에 입사했을 때로, 그 전까지 군입대한 이력은 없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병역 이력 논란

이 회장의 병역 이력 논란은 지난해에도 한차례 불거진바 있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이 회장이 과연 언제 현역 복무를 마쳤는지 의문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삼성측에서 밝힌 이 회장의 현역 복무와 관련, 의구심을 나타냈다.

학업, 취업, 결혼, 득남 등 이 회장의 빡빡한 이력을 토대로 살펴본 결과 현역 복무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 복무가 사실이라면 과연 언제 현역 복무를 했는지 이 회장의 이전 개인 홈페이지 약력 자료를 근거로 조목조목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이 회장의 병역 복무 가능성에 대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 졸업 후, 결혼 후’ 이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조목조목 분석했다.

먼저 이 회장이 1961년 서울사대부고등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일본 와세다대학교로 4년간 유학을 떠난 점을 들어 이 당시 현역 복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만약 와세다대 재학 중 현역 복무를 했다면 4년 만에 졸업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 회장이 와세다대 졸업 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 입학, 66년에 수료한 것으로 미루어 와세다대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떠난 것이라 보고 이때 역시 현역 복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 회장이 대학원을 수료한 후에도 현역 복무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66년 대학원 수료를 마치고 같은 해 10월 동양 방송국에 입사한 이 회장의 이력을 바탕으로 봤을 때 수료 뒤 취직 전에 현역복무를 마쳤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회장이 동양방송 입사 6개월 뒤인 67년 4월 30일 홍라희 여사와 결혼, 그 안에 현역 복무하기란 턱 없이 부족한 기간이라고 판단했다.

안씨는 “67년 4월 28일 경향신문에 이 회장의 결혼 일정이 게재된 것으로 미뤄 동양방송 입사에서 결혼까지 6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새 직장의 업무파악, 선, 결혼준비 등을 감안하면 현역 복무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 후 14개월 정도가 지난 68년 6월 23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태어났다. 이때도 14개월의 공백이 있지만 이 역시 당시의 육군 현역병 복무기준이 35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 회장의 현역 복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결혼 뒤 입대해 휴가기간 중 자녀를 얻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재벌후계자가 결혼 후 자진 입대 했다는 소식은 지금껏 없었다는 것이다.

입대 후 조기제대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안씨는 “군 복무 중 독자가 될 경우 조기제대 등이 가능하지만 이 회장의 부친인 이병철 회장은 1987년까지 건재했고, 이 회장 위로 2명의 형이 있어 독자도 아니였다”며 “학업, 취업, 결혼, 출산 등의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 볼 때 과연 이 회장이 현역복무를 했을까, 했다면 언제 했을까 의혹이 든다. 이 회장이 한국 사회에서 점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현역복무에 대한 정확한 진실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당시 “이 회장의 현역 복무는 사실”이라며 “안씨의 주장에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언제 어디서 군 복무를 했는지 자세한 병력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 체 “군 복무 한 것 맞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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