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신·경분리 새출발…향후 과제는?
농협, 신·경분리 새출발…향후 과제는?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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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지난 2일 '1중앙회·2지주'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 1961년 옛 농협과 농협은행을 통합한 종합농협이 출범한 지 51년만에 맞는 큰 변화다.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NH선물·NH캐피탈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경제지주는 농협유통·남해화학·농협사료·농협목우촌·NH한삼인 등 13개 자회사를 갖게 됐다.

농협은 2020년까지 금융지주의 자산을 420조원, 경제지주의 사업량을 38조원까지 키울 방침이다.

농협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40조원이다. 이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 신한금융에 이어 5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농협은행의 지점수는 1172개로 시중은행 가운데 지점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에 앞서고 있다. 특히 4400여개에 이르는 지역 단위 농협을 감안한다면 지점 수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소매금융 분야의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제사업이 보험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보다 다양한 보험상품을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 사업구조 개편으로 방카슈랑스 규제를 받는 농협이지만 전국 읍·면 단위까지 아우르는 지역농협에서는 향후 5년까지 농협보험만 판매할 수 있어 보험 시장에 큰 변화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농협경제지주의 출범은 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유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중앙회는 6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 대형마트 수준의 역량을 갖출 방침이다.

이를 통해 농협은 56개의 직영 하나로마트 매장을 앞으로 최대 64개까지 늘리고 2000여개의 지역 마트를 대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소매유통 점유율 부문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농협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경우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새출발 의미와 과제는?

새롭게 출범하는 농협은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고객들의 신뢰를 잃은 농협의 전산시스템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최악의 전산장애 이후 농협의 전산시스템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대규모 전산 대란이 벌어진 뒤 한 달이 지나 거래내역 및 카드 조회 등 인터넷뱅킹 업무와 여신심사, 대출실행 등 영업점 창구 업무가 마비됐다.

지난해 12월 다시 한 번 전산 장애를 일으킨 농협은 올해 들어서도 체크카드 결제 서비스가 마비되는 등 두 차례의 전산 장애를 일으켰다.

2015년까지 5175억원을 투자해 IT부문을 강화하고 서울 서초구에 3000억원을 투자해 농협IT센터 건립을 약속한 농협이 금융지주 출범 초기에 전산 안정화에 실패할 경우 고객 이탈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아울러 정부의 현물출자 방식에 대한 갈등도 서둘러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농협 금융에 지원하는 5조원 가운데 1조원을 주식으로 현물출자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주식 종목이나 출자 시기, 배당률 등을 놓고 잡음이 남아있다.

이 같은 갈등이 지주 출범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새로운 농협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농협이 정부와의 절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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