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외환은행노조가 '적에서 동지'로 거듭났다.

17일, 김승유 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노사합의문을 발표했다.

외환은행은 최소 5년간은 독립법인로 운영된 뒤, 양측간 논의와 상호 합의를 통해 '대등합병'을 원칙으로 협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합의문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외환은행은 최소 5년간 독립법인으로 존속하며 명칭도 '외환은행'을 그대로 쓴다.

자회사 편입 5년 후 상호합의를 통해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협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경우에도 대등 합병을 원칙으로 했다. 또 외환은행의 독립법인이 존속되는 기간 동안 노사관계나 인사, 재무, 조직 등 경영활동 전반에 대한 독립경영을 보장키로 했다.

특히 인사와 노사관계에 대해 지주사가 일체 간섭하지 않고 외환은행 인사와 노사담당 임원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선임키로 했다. 현재 외환은행의 영업점 수는 줄이지 않고 하나은행 점포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향후 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외환은행 집행임원 구성은 외환은행 출신을 과반수 이상 유지하기로 했으며 인위적인 인원감축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정보기술(IT)이나 신용카드 부분은 경우에 따라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회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16일 오후부터 17일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가진 끝에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김 회장은 당초 1~2년간 투뱅크체제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 측은 합병 자체를 반대하며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서며 합의점을 도출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지난 13일 첫 출근을 보류했던 윤 행장도 오는 20일부터 사실상 임기를 시작한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임시 대의원회의에서 하나금융과의 합의안을 공식 발표하고 직원들을 위한 설명회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