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한달간 국내 해외채권 1/4조달
국제금융센터, 한달간 국내 해외채권 1/4조달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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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동안 우리나라의 해외채권 발행액이 연간 발행 예상액의 약 4분의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연초부터 해외자금 조달을 서두른 결과로 보인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중 공모와 사모를 포함한 한국계 외화채 발행액은 83억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배 증가한 수치로 연간 발행 예상액 300억~320억 달러의 26~28% 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발행한 물량은 22억5000만 달러로 지난 2009년 정부가 외평채 30억달러를 발행한 이후 최대 규모다. 아울러 올해 조달목표 100억~110억 달러 가운데 달러화 표시 채권 목표액(50억 달러)의 절반을 조달했다.

공모시장에서 부산은행은 금융위기 후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달러 공모채로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했다. 국민은행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으로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고, KT는 3억5000만 달러의 유로본드를 발행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초 물량보다 2조5000억 달러 많은 7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장기(30년물)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이처럼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대규모 물량을 발행한 것은 유로존 지역의 대규모 국채 만기에 사전 대비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또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균 수출입은행 외화조달기획팀장은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악화되는 것도 아닌 걱정거리로 남아 있는 상태"라며 "유럽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규모 물량을 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현재 유럽은 A등급이라고 하더라도 하향되는 추세이고, 많은 자산이 부실 자산화돼 있어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한국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외환 보유고도 증가하고 있어 관심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 발행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유로존 위기 완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발행된 채권들은 발행 직후 가산금리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한국계 신용위험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국채 5년물 CDS프리미엄(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신용파생상품)은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25bp 하락한 136bp를 기록 중이다. 그리스 국채스왑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의 저금리 장기간 유지 가능성 등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주요국 CDS 프리미엄 모두 하락세다. 한국계 은행 및 기업 CDS 프리미엄은 올해 들어 30~58bp 하락했으며, 채권 가산금리도 5~30bp가량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 8일까지 채권별로 가산금리는 32~78bp 가량 하락했다. 수출입은행의 5년 만기 채권의 경우 지난달 5일 UST+315bp에 발행된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2bp 하락해 이달 8일 55bp까지 떨어졌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연초 발행 물량이 집중되면서 추후 발행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시장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발행 여건도 개선되고 있지만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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