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인 탈세를 도운 혐의로 스위스 최고령 은행인 웨젤린을 기소함과 동시에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도 계좌 공개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스위스 최고령 은행인 웨젤린 앤드 컴퍼니는 미 당국의 기소로 사업부문 대부분을 매각하고 사실상 문을 닫는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미 당국의 이번 웨젤린 기소는 스위스 정부가 스위스 은행의 미국인 비밀 계좌 문제와 관련 미국 측과 협상을 통해 잘 해결되는 과정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이뤄져 스위스에 충격을 줬다.
미 당국은 지난 2010년에도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를 압박, 자국인 고객 4450명의 계좌 내용을 워싱턴 측에 넘기도록 한 바 있다.
이후에도 미 당국은 ‘사면 프로그램’을 가동해 스위스의 다른 은행들 또한 UBS의 선례를 따르도록 요구, 스위스 은행 직원들을 탈법 혐의로 체포하는 등 강하게 압박해왔다.
이에 지난 5일 스위스 언론은 ‘스위스 당국과 은행이 미국에 항복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국가간의 마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프랑스어 신문 르 마탱 디망시는 지난 5일 “스위스 은행들이 항복했다”며 “웨젤린 사태 이후 공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어 신문 손타그 블리크도 같은 날 “스위스 은행들이 2만9700명의 미국인 고객을 배신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스위스 언론의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 미 당국의 압박 대상이던 율리우스 베어와 취어허 주립은행은 각각 6일과 10일 미국인 고객 계좌 내용을 미 당국에 넘겨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