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사퇴…그 배경은?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사퇴…그 배경은?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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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2인자로서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하던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외환은행 인수·합병을 앞두고 돌연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김 사장은 이날 김승유 회장을 만나 "외환은행과 인수·합병(M&A)에 장애가 된다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사장은 "실질적인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마음을 트고 이야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다"며 "좋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통 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실질적으로 의지가 돼야 하는데 골이 큰 상황"이라며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 하나로 인해 통합에 저해가 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에 김 사장이 강성 이미지로 비춰진 점이 있었다"며 "사회적인 부담을 안고 딜을 하는데 누군가 한 사람이 희생해 거래가 성사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동안 김 사장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비롯해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저항하는 것을 놓고 해결책을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9부 능선을 넘어 자회사 편입 신청 승인을 앞두고 악화된 여론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누군가 희생해 부정적인 여론을 껴안으려는 것 같다"며 "인수 작업을 앞장서 한 만큼 마무리를 하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성 이미지'가 걸림돌로 작용해 사퇴까지 밝힌 것은 의아하다는 목소리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 자체가 불법적이고, 시너지가 없기 때문에 반대해왔지 김 사장의 강성이미지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 사장의 사퇴가 외환은행 인수 반대에 변수가 될 수 없다. 내부 사정이 있을 텐데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김 사장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금융당국에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뒤 당국의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까지 승인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론스타와 협상이 사실상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한편 김 사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후계 구도에도 변동이 예상된다. 김 사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회장의 유력한 후임자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로써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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