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 취임 후 최대 위기?
조준희 기업은행장, 취임 후 최대 위기?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1.09
  • 호수 8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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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신저가 ‘굴욕’”

기업은행 주가, 대출금리 내린 후 하락세
조 행장, 증권사 부정적 의견에 “불쾌해”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취임 후 주가가 최저수준까지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대한 평가가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6일 기업은행에 대해 현재 19000원으로 책정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또한 토러스투자증권은 기업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바꿨고 HMC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기업은행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HMC는 2만14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이트레이드는 1만7000원에서 1만38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기업은행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4일 종가 기준 11450원으로 전일대비 6.15% 하락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단 2거래를 제외하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은 소액주주가치 보다는 대주주 이익 및 국책은행으로서의 공익성을 강조해온 기업은행의 행보를 감안, 국책은행으로서의 디스카운트가 부각되는 동시에 이를 해소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기업은행의 주가는 추가 하락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그간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거의 하향 조정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팔아라'라는 주문에 가까워 타격이 예상된다.

이렇게 주가가 급락하게 된데는 기업은행이 상당 금액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최고 2%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조 행장이 2년 안에 중소기업대출 최고금리를 한자릿수로 내리겠다고 선언한 것. 이에 현재 12%인 최고금리가 이번 달부터 9%p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이 같은 각종 대출금리 인하로 2000억원, 추가 중소기업 지원책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의 이익감소가 추정된다.

이는 경기악화 전망에 따른 내수 부양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반기는 기색이지만 은행주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수석연구원은 "자본 건정성 훼손 없이 동사가 추구할 수 있는 자산 성장여력은 8% 전후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3분기 동사의 tier-I 비율은 8.94%이지만 신종증권 및 미전환 우선주를 차감한 core tier-I 비율은 8.09%로 감소하여 업계 최저 수준으로 동사의 유상증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중소기업지원에 따른 순이익 감소 뉴스를 선반영했다"며 "지난 한 달간 기업은행은 은행종목 가운데 가장 저조한 등락률을 기록한 것은 12월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부대출금리 0.5%p 인하 등의 중소기업 지원책 발표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행장은 이 같은 순익 감소 전망에 대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 행장은 지난 4일 “올해 경제여건이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핵심 고객인 중소기업이 건강하지 않고선 기업은행만 나홀로 잘나갈 수 없다는 것을 주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를 내리고 각종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인 수치보다는 여러 미래 가치가 바탕이 된 '내실'을 봐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른 주가 하락에 대해서 주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은행의 여신 건전성과 개인고객 증가 등 경영상의 '내용'을 보면 전혀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순익감소에 대한 일부 증권사들의 부정적 리포트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 행장은 "2008년 9월 리먼 사태가 발생한 이후 1년 동안 기업은행이 전체 중소기업대출의 91.2%를 맡았었다"며 "수치로만 따진다면 기업은행은 지금쯤 망했어야하는데 오히려 더 잘 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기업은행은 아직도 '기업만을 위한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개인고객 유인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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