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소득공제 상품 수익률 ‘밑바닥’
은행 소득공제 상품 수익률 ‘밑바닥’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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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소득공제용 금융상품운용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득공제혜택을 내세워 대대적으로 판매하는 ‘소득공제용 금융상품’들이 정기예금 이율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익률로 운용되고 있는 것.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은행의 대표적인 소득공제 상품인 개인 연금신탁, 신개인 연금신탁, 연금신탁, 퇴직신탁, 퇴직연금 상품들의 올해 평균 배당률은 2.14%로 1년 정기예금 3.8%의 60%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들이 소비자를 위한 상품인양 유리한 점만 부각시켜 상품을 판매해놓고 저축금액에 대한 운용은 소홀, 낮은 수익률로 운용하면서 매년 수수료는 떼가고 있는 실정이다.

금소연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소득공제혜택 금융상품을 통해 가져가는 수수료는 무려 2300억원에 다다른다.

이에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정기예금보다 못한 금리를 주면서 연금, 노후보장준비를 위한 상품이라며 판매 활동을 벌이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금소연의 한 관계자는 “노후보장이라는 긴 안목의 투자 측면에서도 소득공제 상품의 매력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차라리 정기예금을 꾸준히 갱신하는 게 나을 뿐더러 연금신탁은 일단 가입하면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저축 여력이 없어 중도 해지하면 원금의 80% 정도인 해약환급금만 받을 수 있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금소연이 조사한 ‘최근 5년간 주요 은행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 및 업계 순위표’에 따르면, 불법, 탈법유치 등으로 문제가 된 퇴직연금 확정급여형의 경우, 올해 1·4~3·4분기까지 1.08%의 수익률에 그쳤다. 이는 정기예금 금리 3.8%의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통계적 오류가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퇴직연금의 3·4분기 누적 평균수익률은 1·4∼3·4분기 분기별 평균 수익률을 합산해야 함에도 분기별 평균 수익률을 올해 3·4분기 전체 누적수익률로 표시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3·4분기까지 누적 평균수익률은 약 3.27%로 결과적으로 2.18%포인트 만큼의 수익률이 덜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퇴직연금의 분기별 평균 수익률을 연평균 수익률로 간주해 전체 상품 평균 수익률이 낮게 산출됐고, 실제로 이들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54%로 1년 정기예금 이자율(3.8%)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득공제 제도 및 은행들의 운용개선 조치 등 전면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제대로 된 공시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이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정보의 공개와 은행들의 기만적인 마케팅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개선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금융감독당국이 제대로 된 금융사별 정보와 문제점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해 은행 및 운용회사들의 선택과 퇴출이 자연적으로 시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남희 금소연 사무총장은 "은행들이 소득공제혜택만을 내세우고, 정기예금 금리보다 훨씬 못한 금리를 배당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이라며 "낮은 배당으로 일관하며 마치 퇴직, 노후대비에 가장 좋은 상품인양 현혹, 기만하는 마케팅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처럼 운용되고 판매되는 년 말 소득공제 금융상품은 어떤 형태로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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