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만 부리는 은행…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
꼼수만 부리는 은행…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1.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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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기기만 내리면 뭐하나
소비자들은 전혀 체감 안돼

은행권의 수수료 인하 방안이 여전히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들이 인하한 수수료는 전체 수수료 수입의 1% 미만으로 인하 시늉만 한 채 소비자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총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대에 불과한 '자동화기기(CD/ATM) 수수료'만 일부 인하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은 올해 1조4000억원 정도의 수수료 이익이 예상되지만 이 중 ATM 수수료 수입은 524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입의 3.78%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올해 9800억원 정도의 예상 수수료 수입 중 ATM 수수료는 383억으로 전체의 3.90%에 해당한다. 또 우리은행은 총 수수료 수입 가운데 ATM 수수료가 3.96%, 하나은행은 3.18%, 외환은행은 2.84%, SC제일은행은 2.19%, 씨티은행은 0.05%로 미미한 비율이다.

신한, 우리,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에 외환, 기업을 더한 6대 은행의 올해 총 순익은 1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수수료 인하로 포기하는 금액은 고작 460억원 정도다.

한 소비자는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수수료 중에서도 일부만 인하해 인하된 수수료는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은행의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면 아예 면제토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은행 고객들이 자동화기기를 사용할 때 현금인출 수수료와 계좌이체 수수료를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과다하게 내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국내의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는 은행별로 500~1000원이고, 계좌이체도 최대 2000원까지 받는 데 비해 미국 씨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 글로벌 은행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은행의 목소리만 대변하기보다 수수료 인하, 은행들의 펀드이자 편취와 반환문제, 근저당권 소송 등에 대해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금융당국도 은행의 담합적 영업행위를 묵인할 것이 아니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들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내 은행들이 허가증을 담보로 서민을 상대로 한 대출이자와 수수료로만 이익을 창출한다 할 정도로 과다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모습은 없을 것"이라며 "은행은 사회공헌 하겠다는 주장 이전에 대출이율 인하와 수수료 인하로 먼저 답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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