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사 스마트폰 강매 바람직할까?"
"LG전자 자사 스마트폰 강매 바람직할까?"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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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자사 스마트폰 강매 바람직할까?

-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려는 적극적 의도
- 의도는 좋으나 강제는 부정적 결과 초래할 뿐

지난달 11월 20일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를 구하겠다며 LG전자 임직원들은 팔을 걷어 붙인바 있다. 노동조합은 MC사업본부 평택2지부 간부를 중심으로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LTE'에 대한 사내판촉 활동을 전개했다.

배상호 LG전자 노동조합위원장은 사내 판촉활동에 앞서 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부 사원들이 우리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하고 참으로 부끄러웠다”, “우리 손끝으로 생산한 제품을 우리 스스로 사용하지 않고 외면한다면 과연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판촉활동을 전개했다.

그는 “조합 간부 뿐 아니라 전 임직원이 동참해 친척, 동료, 선후배에게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전도사가 되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임직원 여러분들의 우리 제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LG전자 경영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 등 LG전자 노조 간부들은 창원· 평택· 청주· 구미 등 전 사업장을 직접 돌며, 옵티머스 LTE의 판촉활동을 진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진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졌지만, 임직원들의 애사심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확신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임직원들이 회사 회생에 앞장서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LG전자가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LG가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주위의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LG전자 직원들이 합심해 회사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LG전자 사원협의체인 ‘주니어보드’가 애사심을 높이자는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전 임직원이 노력하면 과거의 명예와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자는 게 취지다.

23일 LG전자에 따르면 주니어보드는 최근 자사 제품을 애용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자사 제품 애용에 적극 나서 입소문을 통한 홍보 효과도 노리고 매출에도 기여하기 위해서다.
주니어보드는 ‘우리 휴대폰을 갖고 당당하게 출근합시다’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사무실과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하고, 사내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사내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동조합도 회사 사랑에 동참해 지난 21일부터 전 사업장을 돌며 ‘옵티머스 LTE’ 사내 판촉 활동을 시작했다.

배상호 노조위원장은 “우리 모두가 LG의 브랜드고 미래인 만큼 우리가 먼저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LG 사랑을 실천하는 임직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내용을 살펴보면 자사제품 구매를 통해 애사심을 키우면서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려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리 살펴보면 강매에 가깝다. 뒤에 펼쳐지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12월 8일 LG전자가 타 회사의 휴대폰을 지닌 채 회사를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보안 지침’을 내렸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 소속 임직원에게 다른 회사 제품의 사내 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해당 임직원들에게 이같은 방침에 따를 것을 주문한 LG전자는 3개월 미만의 상주 협력업체 직원이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아직 개발 중인 테스트 제품은 예외적으로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한편 LG전자 휴대전화로 전환할 시 별도의 지원금은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의 욕구는 다양하다. 이를 맞추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부응하고 있다. 그런데 LG는 자사제품만 사용하라고 한다. 결국 불만의 목소리는 커질 것이다. 의도는 좋으나 강제는 좋은 방법이 아님을 LG전자는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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