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전산망 사태로 최원병 회장 리더십 위기
농협전산망 사태로 최원병 회장 리더십 위기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1.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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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탑산업훈장은 IT보안 발전 기여 공로인가”

금융기관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고로 기록되는 전산망 마비사태가 발생했던 농협에서 또 다시 전산망 장애 사태가 발생했다.
2일 오전 12시 40분께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카드이체 등을 포함한 인터넷뱅킹과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어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농협은 오전 1시10분께 약 2만5000 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계좌에 대한 인터넷뱅킹 서비스와 체크카드 서비스가 재개됐다. 오전 3시54분부터는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이번 전산 마비 사태가 해킹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1일 밤 12시를 전후로 셋업을 하는데 일부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번 전산사고로 재선임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최대 전산망 중단사태가 발생한지 불과 7개월여 만에 발생했기 때문.
지난 5월 전산사태로 농협이 입은 피해는 천문학적인 규모이다. 특히 국민적인 불신이 커져 농협의 입은 이미지 손상이 크다.
당시 최 회장은 “나는 비상임이라 업무를 잘 모르고, 한 것도 없으니 책임 질 것도 없다”했다.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은 물의를 일으켰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최 회장의 사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했다. 일부 조합장들까지 합세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중앙회장은 비상임이다. 하지만 대표권, 인사권을 가진 사실상 자금과 사람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도 책임이 없다고 하면 누가 수긍하겠는가?”라며 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처럼 책임이 없는 직책인 회장직에 최 회장은 재선출됐다. 이로써 지난 2007년 12월이후 농협을 이끌어온 최 회장은 오는 2015년까지 향후 4년간 더 농협중앙회장직을 맡게 됐다.
최 회장의 재선출이 된지 보름도 안 된 시점에서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하면서 농협의 기강 해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책임감 없는 회장에 책임감 없는 직원’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연이어 터진 전산사고에 대해 농협관계자는“어떤 사람이 회장이 된다고 해도 이런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회장의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보안업계에선 이런 무책임함이 한심스럽다는 이야기이다. 전 세계 금융권에서 유례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금융계 관계자로서 할 말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은행 보안솔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일 똑 같은 업무를 반복한다. 서버는 메인, 데이터 서버 등 여러 서버들로 연결되어 보안과 데이터복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서버를 교체하는 시기가 아니고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 서버 교체는 일반인들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매년 말일, 자정에서 시작해서 새벽까지 한다. 이때가 아니면 전산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을 놓고 노조와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 3월 신용, 경제분리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11조원의 부채를 농협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등에서 2007년 농협법 개정안대로 농협사업구조개편을 2017년에 실시하는 내용의 재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최회장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뿐 아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피선거권 논란과 영호남간 지역대결 양상에 따른 내부 반발 등으로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최원병 회장의 금탑산업훈장을 몰래 받은 사실이 여론에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농협직원들조차 몰랐다고 전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알았다. 특히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입을 함구했다. 보통 금탑산업훈장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5등급으로 나뉜 산업훈장 가운데 최고인 1등급이다.
농협이 수상자에 대해 농림식품부에 상정하면 심사를 거쳐 정부가 공적에 따라 어떤 훈장을 수여할 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농협이 모르는 금탑산업훈장을 최 회장은 수여 받았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말이다.
이해 세인들은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김모 씨는 “농협이 회장의 금탑산업훈장 수여한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그렇다면 연이어 발생한 전산 사태로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IT 솔루션 업계 발전에 기여한데 대해 IT업계에서 상정했나”라며 비꼬았다.
그는 농협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이 모르는 산업훈장은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는 최 회장이 이번 전산사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또한 농협 사업구조개편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세인들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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