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석화 지분 전량 매각…계열분리 '초 읽기'
박삼구 회장, 금호석화 지분 전량 매각…계열분리 '초 읽기'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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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석유화학그룹 각자 오롯이 맡을 전망

금호家 형제들의 지리한 경영권 싸움이 결국 박삼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정리로 2년6개월 만에 끝맺을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골이 깊이 파인 채 사실상 분리경영을 해오고 있었으나 법적으로 같은 그룹에 속해 있어 경영상 제약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공정거래법상 박삼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 미만이어야 하는 계열분리 조건이 충족되면서 금호그룹이 새 판을 짜게 될 전망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석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화 주식 265만여주가 전날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 100여 곳에 블록세일(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겨졌다.

박 회장 부자가 보유해 온 금호석화 지분은 박 회장 5.3%(약 134만주), 박 전무가 약 130만주(5.15%)이며, 대우증권과 노무라증권이 매각을 주관했다.

총 매각금액은 4090억여원에 이른다. 주당가격은 16만5500원으로, 29일 종가 15만4000원에 할인율 6.95%를 적용했다. 최근 1년사이 금호석화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6배에 달하는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괄매각은 주식시장에서 지분의 대량 매각으로 인한 가격 및 물량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며, 보통 정규 매매 시간 이후에 장외거래로 이뤄진다.

지분정리가 끝나면서 형제 간 계열분리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금호그룹은 앞으로 박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금호석화·금호미쓰이화학·금호폴리켐)으로 쪼개지게 된다. 

박삼구 회장은 이번 금호석화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복귀에 나설 계획이다. 지분 32%를 소유해 아시아나항공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이번 매각자금을 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상태 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는 중인 금호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지주회사 역할을 맡기려는 것. 또한 박 회장이 금호산업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받는 과정에서 단행한 감자에 따라 박 회장이 소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대부분이 소거된 바 있다.

앞서 지난 2009년 6월 박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다툼으로 두 형제는 지금껏 금호석화 지분을 같이 보유한 채 갈등을 겪어왔다. 금호석화 측은 공정위가 계열분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서울고등법원에 ‘계열제외신청 거부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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