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부동산 중개업자가 증권가에~
어! 부동산 중개업자가 증권가에~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3.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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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의 송정록(30) 대리는 여러번 매체를 통해 알려졌었다. 그 덕에, 밝은 성격과 분주한 발놀림으로 회사 내에서도 확실하게 얼굴 도장 찍힌 그이지만 외부에서도 그를 알아본다. 2002년 2월, 메리츠 증권에 갓 입사한 그는 출발선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왜?’ 부동산 중개업을 전공한 그의 이색적인 경력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번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면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흘러나와야 주식시장 자금 유입이 증가했다는 생각에,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을 마치 동전의 앞·뒤 또는 들숨날숨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섣부른 선입견 때문일까.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부동산 상품이 거래된다는 것, 날카로운 인상(?)의 증권인들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에 둥글둥글한 인상의 일명, 복덕방 아저씨(?)가 있다는 사실에 신선함을 느낀다. 바로 그 점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금융팀’을 독특한 부서로 받아들이게 하고, 복덕방을 경영한 증권인, ‘송정록 대리’를 주목받게 했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금융팀은 부동산 물건을 분석, 발굴, 구입한 후 상품화시켜 시장에 공모, 상장하는 일을 한다. 일명 부동산을 상품화시켜 주식시장에서 파는 것이다. 이런 부서업무의 특성상 담당 부서 구성원들은 부동산 전문가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 금융팀’을 이끄는 오용헌 팀장, 안홍빈 차장 모두 부동산학을 전공한 전문가이며 한국토지공사·신탁을 거치며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오길택·김홍직 차장, 윤현성 과장, 강현수 대리도 마찬가지다. 모두 메리츠 증권에서 근무하며 금융 전문가로 역량을 키우고 현재 부동산 투자회사도 설립한 부동산 전문가들이다. 이중 송정록 대리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집안 구성원마저도 부동산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어머니가 공인 중개사 자격을 취득해 경상남도 김해에서 중개업을 시작하셨고, 당시 그와 어머니가 운영하던 공인중개 사무실은 현재 아내가 바통을 이어 어머니와 함께 경영하고 있다. 아내는 그가 부동산을 공부하던 대학시절 만난 캠퍼스 연인이기도 하다. 중개업 전문가이다 보니 거주 두달만에 이사할 만큼 이동이 잦았고, 회사 입사 1~2개월은 부서마다 불려 다니며 부동산 상담하느라 더 정신없었다는 송 대리. 그런 그와 주식시장의 첫 대면은 “생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그는 활동적인 성격 덕에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이 일이 잘 맞고, ‘부동산금융’이라는 틈새를 개척한다는 자부심에 보람을 느낀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사실 여부와 성공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지방 부동산 시장을 분석 할 때엔 현지 전문가인 어머니와 아내의 도움을 확실하게 받는다”는 말도 잊지 않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 송 대리, 그의 소속은 현재 여의도 증권인이다. 그러나 그는 “부동산을 향한 애정이 더 깊고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주말부부로 서울과 김해를 이어주는 비행기를 버스처럼 타고 다니는 그에게 예쁜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도 가업을 잇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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