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 인상보다 억대연봉자나 줄이길
한전 전기료 인상보다 억대연봉자나 줄이길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11.28
  • 호수 8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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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경영은 바로잡지 않으면서 요금만 인상
일방적 인상보다 토론회 거쳐 사회적 합의 얻어야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손부호연구원
지난 9월 15일 강남, 송파, 영등포구 등의 서울지역을 포함, 전국 곳곳에서의 예고 없는 정전사태 이후 전력통폐합 이야기가 나오더니 곧바로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움직임부터 일어났다. 결국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7일 단독으로 전기요금을 10% 이상 가량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정전사태에 대한 반성이나 원인분석 대신 ‘요금인상’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한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막다른 길로 내몰린 공기업의 초강수라는 평가도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한전이 방만한 경영은 바로잡지 않으면서 요금만 인상해 달라고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아래 내용을 살펴보면 공감이 갈 것이다.

한전은 억대 연봉자가 가장 많은 공공기관 중 하나로 758명으로 가장 많으며, 계열사인 한국수력원자력 625명, 중부발전 204명, 동서발전 201명, 남동발전 181명, 서부발전 179명, 남부발전 133명 등을 합쳐 2281명이나 된다.

한전은 지난해 1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는 33조4000억원이다. 한전은 "전기 원가보상률이 9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이 적자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전기요금 인상에만 매달리는 것은 전력 소비자인 국민들과 기업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전 임직원들의 임금은 해마다 오르고 있다고 한다. 기본급과 경영평가 상여금 포함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06년 5922만원에서 지난해에는 7152만원까지 올랐다. 한전의 지난해 인건비 총액은 5977억1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2.2% 늘었고, 복리후생비도 580억7000만원이나 됐다. 한수원과 발전자회사들도 모두 같은 기간 1000만원 이상 보수액이 올랐다. 이는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은 생각조차 없다.

업무와 상관없는 선전ㆍ판촉비에 매년 수백억원의 돈을 쓰는 것도 논란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국전력 재무제표에 의하면 지난해 각종 선전ㆍ판촉비로만 407억7000만원을 썼다고 한다. 국내 대기업 홍보담당자들은 “한전이 삼성처럼 소비재를 만드는 기업도 아닌데 그렇게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은 놀랍다”고 말할 정도다. 대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밝힌 홍보비는 대략 연간 100~2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비리또한 문제다. 올해 한전이 발주한 전기공사와 관련해 70여명이 총 15억원 어치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고, 2008년에는 한전 관리본부 과장이 전산시스템 납품과 관련해 2억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한전의 자체감사와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사항만 무려 4883건에 이른다고 한다. 한전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옐로카드제', '쌍벌제', '기동감찰팀' 등을 도입했지만, 매번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한전이 지난 9월 정전사태를 계기로 자신들의 방만경영을 줄이는 등을 먼저 하지 않고 전기요금을 10% 인상하자고 일방적으로 결의한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보여진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토론회라도 거쳤어야 한다고 보여진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더라도 세부적으로 반도체·철강 등 분야별로 나눠 접근해 사회적 파장을 줄일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논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얻었다면 좀 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힘들더라도 개혁을 해야한다. 과거 김쌍수 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자회사 사장단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고, 차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보직경쟁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한전의 임직원들은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김 전 사장이 물러나기만을 기다렸다. 결국 첫 번째 개혁은 실패로 돌아갔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전은 여전히 전기요금인상을 주장하며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금 변해야 할 상황이다. 고액연봉자들은 이점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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