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지배권 승계 이미 끝냈다”
“이건희 회장 지배권 승계 이미 끝냈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전망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7년째 재계 서열 부동의 1위이다. 총 자산규모 230조9000억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그룹에 속한 계열회사는 현재 82개 계열회사가 있다. 이 중 상장사는 19개사이며, 비상장사는 63개사이다. 이 중 금융·보험회사가 10개이다.(11년 반기말 기준).

최근 삼성의 변화가 읽혀지고 있다. 2010년 삼성생명 상장에 이은 삼성카드가 소유하던 에버랜드 주식 매각으로 소유구조 개편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최근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보유 지분 20.64%를 매각을 결정했다. 이로써 삼성카드→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15년 만에 드디어 끊어지게 됐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로 바뀐다.

에버랜드의 지주회사로 체계 전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하지만 쉽지 않을 듯 싶다. 지주회사 전환하기 위해선 계열사 지분 20%이상을 사들여야 한다.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자금을 마련했다고 해도 이 돈을 지배구조 개편에 다 쏟아 부었다가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삼성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주회사와 계열분리 방법을 놓고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에 조짐이 있다. 그 중심에 ‘3세 경영체계 구축’이라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선 계열분리 작업이 지주회사 전환보다 먼저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 지주회사?계열분리 어떤 방법 택할까?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 그것은 3세 경영의 시발이다.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토를 달리 않는다. 시간이 문제라며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삼성전자,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 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석유화학의 지분을 보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신라ㆍ에버랜드ㆍ삼성물산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제일모직ㆍ제일기획의 부사장을 맡고 있는 이부진 부사장은 해외브랜드 론칭을 통해 경영보폭을 높여가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이재용 사장은 전자부문,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등 서비스 부문을, 이서현전무는 제일모직 등을 지배하는 방향으로 계열분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 삼성그룹에서는 계열분리 및 승계구도에 관한 입장을 표명한 바는 없다.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계열사 간의 지분정리가 필요하다. 현재의 소유구조 상으로는 누구도 자신들이 지배할 회사의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3세들이 계열사들의 지분을 추가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계열사 간의 지분정리도 필요하다. 이재용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자신이 경영할 계열사 지분과 스와핑(맞교환)하여 계열분리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카드가 매각한 에버랜드 지분 일부를 사들여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 입장이다. 자금 마련과 순환출자구조가 2세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비춰질 경우 여론의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규제, 금융지주회사법, 금산법(은행과 산업자본 분리) 등 문제가 남아있다.

에버랜드는 삼성카드가 가진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지주회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비금융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없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하거나 보험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테마파크 사업 등 기존 사업 부문을 양도해야 한다. 또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지배목적으로 보유할 수 없게 된다.

보험지주회사법도 문제다. 삼성생명은 보험지주회사가 되면, 자회사인 비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만을 손자회사로 둘 수 있다. 하지만 자회사인 보험회사는 보험회사와 비금융회사를 손자회사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삼성생명이 보험지주회사가 된다고 해도 소유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개정된 금융지주회사법이 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물산 및 삼성전자 등으로 이루어지는 비금융 → 금융 → 비금융의 출자구조를 개정된 금융지주회사법 역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보험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산법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25.64%) 중 5%초과분(20.64%)를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생명ㆍ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중 3.52%는 의결권이 제한되게 된다.

이들 법률의 개정 방향에 따라 소유구조개편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가 설립되고, 지주회사를 분할함으로써 계열분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그룹은 쉽게 지주회사로 개편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계열분리를 앞두고 이재용 남매들에 역할 분담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계열사 임원 겸직이 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계열 분리될 회사를 모아 소규모 그룹으로 묶고, 다시 소규모 그룹 단위를 총괄할 수 있도록 역할이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삼성 소유구조 상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승계에는 의미가 없다. 이미 이재용 남매는 현재까지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에버랜드 지분 41.8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부부가 보유하는 지분이 없더라도 그룹을 지배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과거 공익법인과 차명자산이 주된 경로
공정거래법, 금산법, 금융지주회사법 논란

 

이는 경영권 승계에 따른 교통정리가 이미 끝냈음을 의미한다. 남은 것은 이회장의 자산 상속 문제이다. 현재 이회장의 재산규모는 8조5000억원(10월말 기준)이다.

이 회장은 올해 안에 1조원을 복합재단을 설립하여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 일각에선 부정적 입장이다. 상속세 회피 경로로 사용되지 않나 하는 의심에서이다.

실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창업주인 이병철 명예회장(1910.2.~1987.12)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받는 과정에 상속세 회피수단으로 공익법인인 삼성문화재단과 차명계좌가 활용된 바 있다.

65년 이 명예회장은 주식과 부동산을 출연해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한다. 이후 71년 개인재산 일부를 재단에 기부한다. 이 명예회장은 재단에 주식을 이전하고, 재단은 주식을 이회장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고 지분을 승계케 했다.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하면 공익사업에 기부한 재산은 상속세 및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90년 12월 개정 법률에 따르면, 공익법인에 출연하더라도 발행주식의 20%를 초과하는 출연분에 대해서는 상속 및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5%(성실공익법인은 1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 과세를 하고 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에서 시작된 삼성 비자금 조성의혹은 특검으로 이어졌다.  특검은 이 회장의 차명자산을 밝혀냈다. 4조5373억원 규모이다. 삼성의 전?현직 임원 484명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 1199개가 발견됐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 회장은 경영권에서 물러나면서 일단락이 된 바 있다.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삼성의 3세들은 투명성에 의심받고 있다. 이들이 그룹과 인연을 맺게 된 에버랜드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때문이다. 97%주주가 전환사채 인수 직후 실권함으로써 이재용 남매가 전환사채를 가질 수 있었다. 이것으로 230조원의 거대 삼성의 경영권을 손에 쥔 것이다.

최명철 한국증권경제연구소장은 “잘못 된 경영권 승계와 리더십 부재는 기업가치를 파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을 파산시킬 수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애플의 스티븐 잡스처럼 미래에 대한 비전과 창조적인 경영능력은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산업에 혁명을 불러왔다. 누가 CEO가 되느냐의 문제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지배구조 리스크이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