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홈플러스가 동화식품에 위탁 생산해 판매하는 PB(자체브랜드) 상품 배추김치와 깍두기에서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gen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균에 오염된 식품을 먹으면 평균 12시간 후에 심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문제가 된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매장에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얼마나 판매됐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식약청으로부터 적발된 홈플러스의 위생사고는 올 들어서만 여섯번째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2일에도 진미농산에 위탁 생산한 PB 상품 고춧가루에서 식중독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가 검출돼 판매중지 조치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에서만 위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을 두고 위생관리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김장철을 맞아 전국의 대형마트를 조사한 결과 홈플러스 PB 제품에서만 식중독균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PB 상품의 '초저가' 이미지만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하고 품질 관리에는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홈플러스 PB 제품은 총 1만3000여 가지에 달하며, 매출액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위생사고는 PB 제품 뿐만 아니라 즉석식품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17일에는 홈플러스 월드컵점의 즉석식품 연어초밥에서 식중독균 '리스테리아균'(Listeria monocytogenes)이 검출됐다.
3월에는 종합캔디에서 8㎜ 길이의 철사가 나오는가 하면 4월에는 '표고절편' 이산화황이 기준을 초과했고 8월에는 조미오징어에서 대장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즉석식품(연어초밥)부터 PB 제품(고춧가루·배추김치·깍두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식중독균이 검출되며 위생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게다가 홈플러스는 식약청의 회수조치에 따를 뿐 사과공지나 메시지발송 등의 자체노력은 전혀 없어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홈플러스의 반복되는 위생사고에도 정부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식중독 사고도 홈플러스에는 해당 제조회사가 만든 제품의 45일간 판매정지 처분이 전부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해 국민의 불안감이 확산되는데도 판매중지 조치에 그치고 있어 식품위생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홈플러스 관계자는 "부적합 판정된 제품을 구매한 경우 섭취를 중단하고 가까운 홈플러스로 반품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