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근대 명품 한옥 ‘전주 학인당’
여행-근대 명품 한옥 ‘전주 학인당’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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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백년고택 구들장서 푹 쉬어볼까

한옥마을서 가장 오래된 고택…문화재 지정 ‘유일’

‘판소리 종가‘ 전통 잇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전라북도 전주시에 자리한 한옥마을은 도심형 슬로시티로 유명해졌다. 이곳에 한옥마을이 형성된 것은 1930년경. 전주성곽을 해체한 일본인들이 전주객사가 있는 중앙동까지 상권을 넓혀오자 전주의 부호들과 유림들이 경기전과 향교가 있는 교동과 풍남동에 한옥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한옥마을의 집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지은 근대한옥인 이유이다.

 

 

전주한옥마을 안에 수많은 한옥들이 있지만 이곳을 대표하는 집은 근대 상류가옥인 학인당이다. 이 집은 인재(忍齊) 백낙중이 1908년에 지었다. 건축에 사용된 나무들은 모두 압록강, 오대산 등지에서 가져왔고, 동원된 도편수와 목공 등 인부의 수만도 4000명이 넘었다. 건축기간도 2년 6개월이나 걸렸으니 집을 짓는 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을 터이다. 게다가 이 집의 본채(전라북도민속자료 제8호)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본채는 판소리 공연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다. 2층집 높이의 대청마루는 소리를 울리게 하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사방의 문은 모두 뗄 수 있게 돼있어 100여명가량의 청중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허남희, 김소희, 박녹주, 김소희, 박초월 명창 등 예술인들의 공연과 교류의 '큰 마당' 이었다.

 

효자문, 딴샘 등 볼거리 풍성

학인당에는 볼거리도 많다. 솟을 대문에 걸린 효자문과 본채 앞 정원에 있는 딴샘이다. 효자문은 고종임금이 3대를 이어 효행을 실천한 백낙중에게 벼슬을 내린 것을 기억하고자 그의 사후에 후손들이 세운 것이다. <효자(孝子) 승훈랑(承訓郎) 영릉참봉(英陵參奉) 수원(水原) 백낙중지려(白樂中之閭)>라 쓰인 현판의 내용이 이를 알 수 있게 한다. 현판의 글씨는 당시의 명필인 김돈희(金敦熙)가 쓴 것이다.

본채 앞 정원에는 지하로 내려서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딴샘이라 불리는 우물이 있다. 예전에는 이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물이 많지 않아 식수로 사용하지 않고 정원의 연못수로 사용하거나, 여름철 과일을 담가 시원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우물의 가장자리까지 계단을 놓아 내려갈 수 있게 한 것이 특이하다.

 

별당채·사랑채서 한옥 민박체험

학인당에는 본채 이외에 별당채와 사랑채가 있다. 두 건물은 여행자가 숙박할 수 있는 객실로 구성되었다. 객실은 단독 화장실을 갖춘 것이 대부분이지만 장작불을 때는 구들방에는 화장실이 있는 것이 좋지 않아 실내화장실을 만들지 않았다. 야외에 샤워장과 화장실을 만들어놓아 사용하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아침식사를 원할 경우, 채식으로 구성된 식사를 제공하며 본채 마루에 있는 선다원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한옥마을에는 학인당 이외에 동락원, 한옥생활체험관 등등의 한옥숙소가 있다. 동락원은 전주기전대학 부설기관으로 숙박도 가능하지만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국 남장로교선교회의 선교사로 교육선교에 공헌을 한 전킨(W.M.Junkin)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가 머물던 1895년 당시의 전주 모습대로 재현한 공간이 동락원이라고. 원래 이 자리엔 한국은행 관사가 있었다고 한다. 한복과 우리예절체험, 다례체험, 전주전통비빔밥체험, 인절미떡메, 소리체험, 한지공예, 김치체험 등 3~10명 이상이 신청하면 언제든 체험할 수 있다. 동락원 골목을 따라 가면 멀지 않은 곳에 전주시가 운영하고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도 있으니 둘러보자.

 

가을정취 물씬, 전주향교

전주 한옥마을의 정신적 중심지는 전주향교(사적 제379호)이다. 학인당에서 5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전주향교가 처음 세워진 것은 고려시대라 전해지나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현재 대성전, 명륜당, 동무, 서무, 계성사 등의 건물이 남아있다. 향교의 명물은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보호수들이다. 늦가을, 노란 카펫을 깐 듯 아름답게 변신한 향교 풍경은 꽤나 매혹적이다.

향교 앞에는 완판본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의 경판, 경기도 안성의 안성판, 대구의 달성판, 전주의 완판으로 책을 구분했다고 한다. 이중 완판본은 종류나 규모면에서 단연 으뜸이었다고. 조선시대 책의 내용이 판소리를 소설화한 것이 많았고, 질 좋은 한지 생산지이자 판소리의 본고장인 전주였으니 당연한 일일 듯싶다.

 

전주 맛 체험, 이색 박물관 구경

한옥마을에서 천변을 따라 풍남문 방향으로 가면 남부시장에 닿는다. 남부시장은 전국의 어느 재래시장과 같이 다양한 공산품, 곡물, 지푸라기공예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재미있는 것은 맛의 고장 전주답게 시장에서도 다양한 맛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콩나물국밥골목, 순대국밥골목 등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전주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곳을 찾는다. 값싸고 푸짐한 시장인심까지 더해진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옥마을이라 하여 한옥과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자를 전시하고 있는 루이엘모자컬처센터와 전동성당처럼 다른 문화도 접할 수 있다. 루이엘컬처센터는 모자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아시아 최초의 모자와 문화의 복합박물관’을 표방하는 공간으로 갓에서부터 현대의 모자까지 변화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모자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모자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으니 가족이 함께 참여해 보자. 우리가족만의 모자를 만들어도 좋겠다. 예약 후 찾아갈 것.

 

여행정보

<당일여행코스>

* 한옥마을 도보여행 코스 / 전동성당 → 경기전 → 오목대 → 이목대 → 전주향교 → 완판본문화관 → 학인당 → 남부시장

* 한옥마을 전시장 탐방 코스 / 목판서화체험관 → 경기전 → 교동아트센터 → 최명희문학관 → 부채문화관 → 전통한방문화센터 → 전통술박물관 → 전주소리전시관

 

<1박2일 여행코스>

* 첫째날 / 오목대 → 전주향교 → 완판본문화관 → 점심식사 → 부채문화관 → 최명희문학관 → 전주소리문화관(전주한옥생활체험관 옆) → 저녁식사 → 전동성당 야경 → 학인당 또는 동락원(숙박)

* 둘째날 / 경기전 → 풍남문 → 남부시장(점심식사) → 루이엘모자컬처센터(모자만들기 체험) → 귀가

 

<정리 : 이지은 기자>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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