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아니지만 지겨야 할 예의규범(에티켓)
법은 아니지만 지겨야 할 예의규범(에티켓)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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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서 소음은 심각한 문제
다수의 행복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필요할 시기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손부호연구원

직장인 A씨는 짜증나는 일이 많다. 본인이 잘못하는 것이 원인이라면 좋겠으나 대부분 기본적인 예절과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나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오전 6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A씨는 담배연기를 맡게 된다. 담배를 피지 않는 A씨는 졸지에 간접흡연을 한 셈이다.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냄새에 민감하다. 금연구역이라 정거장에서 자제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꼭 한 사람이 사고를 친다. 이 사람으로 인해 결국 2-3명씩 늘다가 나중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버스승차전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심해진다. 그래도 밖이라서 괜찮다.

버스를 타면서 A씨는 짜증이 난다. 옆에 않은 사람이 버스를 타기 전에 담배를 피웠는지 니코틴 냄새가 심하게 나서다. 더욱이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입으로 숨을 쉬는지라 옆에 있는 A씨는 짜증이 두 배로 늘어난다.

목적지로 향하는 도중에 버스안에서는 별의별 일들이 발생한다. 다 짜증나는 상황이다. 음악을 듣는 것은 좋으나 볼륨이 너무 커서 주변에 다 들리는 경우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누구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스파트폰이 생기면서 짜증나는 상황은 계속 늘어났다. 스마트폰 조작에 미숙한 사람들이 TV를 본답시고 볼륨을 높이는 상황이 요새 너무나 많다. 이어폰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은 상식인데 이마저도 잊어버리고 TV는 보고 싶은지 볼륨을 줄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은 개의치도 않는다.

전화가 오면 조용히 받는 것이 상식이다. 요새 핸프폰은 기술이 좋아서 소리를 적게 내도 상대방이 다 들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안이 다 울려퍼지도록 통화를 한다. 기술은 급격히 발달하는데 사람들이 그 기술을 이용하는 에티켓(기본예절)은 따라가지를 못한다. 누가 시켜서 배우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느끼고 스스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에티켓이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하지 못하다.

목적지에 도착한 A씨 또 한번의 황당한 상황에 직면한다. 버스에서 하차시 뒷문으로 내릴 때 보통 앞좌석과 뒷자석 사람들이 엉켜서 내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하차하는 사람들은 앞 뒤 한 사람씩 번갈아 가며 카드를 찍으면서 내리게 된다.

그러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는 그것을 모르는지 A씨 앞으로 한 사람이 카드를 찍고 내려서 본인 차례려니 하며 카드를 대려는 순간 A씨를 나무라며 화를 내면서 먼저 찍고 내린다. 내리고 나서도 분이 안풀렸는지 다시 한번 A씨를 노려본다. 다시 한번 혼내려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의식했는지 가려는 방향으로 황급히 달려간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은 A씨는 회사로 향한다. 걸어가는 길도 짜증난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버스에서 참았던 담배를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많은 횡단보도에서 담배를 피기 시작해 연기를 날리며 걸어간다. 비흡자들은 이런 사람을 피해 걸어가기 바쁘다.

일본에서는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A씨는 우리나라도 신속히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며 짜증나는 마음을 달래며 회사로 향한다.

그러나 흡연자와 더불어 심각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머니를 뒤지는 척 하며 휴지를 버리는, 아무데나 침을 뱉는, 껌을 종이에 싸지 않고 그냥 뱉어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보인다. 현재 길거리는 시커먼 반점들이 많이 보인다. 준법정신이 강한 A씨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도대체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제대로 머리에 박혀있는지가 의심스러웠다.

민주주의가 정착하면서 긍정적인 면은 많았지만 시민들의 준법정신은 너무나 많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자유도 좋지만 지키려면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한다. 그 노력이라는 것이 다수의 행복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희생을 말하는 것이다. 조금만 신경쓰면 된다. 에티켓이 몸에 베인 사람들로 가득차면 짜증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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