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일감 몰아주기'로 '부 대물림'
영풍그룹 '일감 몰아주기'로 '부 대물림'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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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부의 대물림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장형진 회장의 세 자녀가 2년 새 계열사 엑스메텍에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운 후 지분을 지주사에 매각한 것이다. 이를 통해 무려 투자금의 4배에 이르는 이익을 얻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회장의 자녀 세준·세환·혜선씨가 보유하던 그룹 계열사 엑스메텍의 지분 34%(13만6000주)를 26억5500여만원에 지주사인 영풍에 매각했다. 장남 세준씨가 4만8000주(12%), 차남 세환씨와 혜선씨는 각각 4만4000주(11%)를 팔아넘겼다. 

이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지배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형태에 해당하여 논란의 소지가 있다.

엑스메텍은 지난 2009년 8월 자본금 20억원을 들여 건축 관련 서비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장 회장의 세 자녀는 엑스메텍 설립당시 6억8000만원(주당 5000원)을 투자해 지분 34%를 취득했다.

엑스메텍은 지난해 80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1억6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영업외비용을 제외한 순이익도 16억64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은 그룹 지주사인 영풍이 60%가 넘는 48억원의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로 지분 가치가 상승해 고가 매매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엑스메텍의 순자산가치는 주당 7500원인 반면, 세 자녀가 영풍에 매각한 엑스메텍의 지분 평가액은 주당 1만9520원이다. 무려 2.5배나 차이가 난다.

또한 증여세 과세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지분매각에 나섰다는 일각의 관측도 주목된다. 최근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얻은 수익에 대해 정부가 과세방침을 밝혔기 때문. 영풍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에 포함되어 있다.

한편 영풍그룹은 이전에도 같은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비상장 계열사인 영풍개발에 그룹 계열사 건물관리를 맡기면서 순이익 배당을 통해 부를 대물림한 것이다. 지분중 33.3%를 장남 세준씨 등 자녀가 소유하고 있는 영풍개발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132억원으로, 이 중 98.1%에 달하는 130억원이 계열사 간 매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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