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민병덕 은행장 “이젠 물러나라”
애증의 민병덕 은행장 “이젠 물러나라”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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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노조가 뿔난 내막

직원은 실적전쟁, 경영진은 자리보전에 급급

‘충분한 보상 약속’은 커녕 2000억 절감 지시

 

KB국민은행 노조가 투쟁에 나섰다.

지난 31일 오전 여의도 본점에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퇴진과 노사 합의사항인 성과급 지급 등을 즉각적인 이행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민병덕 은행장(사진)은 지난해 7월 취임했다. 행원으로 시작하여 인사와 영업을 두루 거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정통 금융인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민 행장은 취임이후 조직개편, 임원인사, 희망퇴직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희망퇴직 과정에서 직원들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직원들은 민 행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 만큼 기대가 컸다.

민 행장과 경영진은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경영진에선 금융 불안을 이유로 2000억원의 경비 절감을 지시했다. 또한 각종 영업 프로모션을 만들었다. 일부 영업점에선 실적을 못 채운 직원이 지나친 실적 강요 때문에 퇴근을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렸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국민은행의 성적은 놀라보게 좋아졌다. 올해 상반기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달성했다. 경영진의 리더십과 직원들의 노력한 결과였다.

직원들은 당초 경영진이 약속했던 성과급을 기대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약속을 깼다. 민 행장에 대한 애정 어린 기대로 힘 실어 주기에 나섰던 직원들에 실망은 컸다. 오히려 ‘퇴진’을 요구할 만큼 애정이 애증으로 변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낙하산 인사와 외풍을 막아서며 내부 출신 은행장(민병덕)에게 힘을 실어 줬다”면서 “평소 ‘자율경영’을 강조해 온 민병덕 행장이 거액의 연봉만 챙기며 꼼수를 부리는 태도에 실망했다”고 했다.

또한 “경영진이 지주사와 감독기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직원들과 약속한 합의사항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노사 합의 사항 준수를 요구했다. 합의사항은 ▲성과추진본부 폐지 및 전원 복귀 ▲신입행원 초임삭감 원상회복 ▲사무인력 사기진작 및 처우개선 ▲근무시간 정상화 합의 이행 ▲상반기 결상에 따른 보로금 지급 ▲우리사주 유무상 300만주 지급 ▲과도한 프로모션 중단 ▲글로벌 해외연수 부활 등이다.

노조는 앞으로 이러한 노사합의사항을 무시하는 경영진에 대한 본격적인 타격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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