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블랙과 꼬꼬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엇갈린 반응
신라면 블랙과 꼬꼬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엇갈린 반응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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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건강과 차별화된 맛의 대결
소비자를 무시한 초고가는 퇴출, 존중된 차별화는 환대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손부호 연구원
최근 농심의 ‘신라면 블랙’과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슈가 되고 있다. 신라면 블랙은 소비자를 기만한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퇴출되었고, 꼬꼬면은 한 연예인의 라면에 대한 열정과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여 라면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초고가 전략으로 시장에 선보인 ‘신라면 블랙’은 출시 4개월 만에 생산을 중단한 반면, 연예인 마케팅을 등에 업은 ‘꼬꼬면’은 대형마트에서 품절행진을 이어가며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고 한다.

농심은 30일 매출 급감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신라면 블랙’ 생산을 9월부터 중단하고 새로운 프리미엄 라면 제품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는데 “신라면 블랙은 원부자재가격을 감안하면 월 매출이 60억원 이상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6월부터 적자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야쿠르트는 9월부터 ‘꼬꼬면’ 한달 생산량을 800만개에서 1350만개로 70% 늘린다고 한다.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늘어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한다.

신라면 블랙이 라면시장 진입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제품 포지셔닝’ 문제를 지적하며 ‘신라면 블랙’이 표방한 라면은 ‘건강에 좋은 라면’. ‘비싸더라도 건강에 좋은 라면’이라는 개념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농심 CEO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더욱 큰 문제인 것으로 보여진다. 신라면 블랙은 제품 개발 당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라면과 덜 어울릴 나이(81)지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즐겨 찾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그러나 ‘우골보양식’이라는 정보와는 달리 설렁탕과 비교할 때 지방은 무려 3.3배 높았고, ‘나트륨 함량’이 1950㎎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의 이미지가 퇴색했다. 지난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허위·과장광고 혐의를 받아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결정적으로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도하게 산정된 비싼 가격(1600원)도 소비자들의 부정한 반응을 가져왔다. 프리미엄 라면을 표방한 꼬꼬면의 판매가격은 1000원으로 기존 라면보다 30%가량 비싸지만, 신라면 블랙에 비하면 30%가량 저렴하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꼬꼬면의 경우 기존에 없던 흰 국물이라는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블랙은 비싼 가격 외에는 차별화에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라면업계는 ‘신라면 블랙’의 생산중단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출시 첫 달인 4월 90억원의 매출을 내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다음달 60억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라면시장은 일 년에도 신제품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일정 기간동안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데, 농심의 ‘건면세대’와 ‘감자탕면’이 사라진 라면의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2~3주 전부터 영업 쪽에서 신라면블랙이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라면은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박리다매 상품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라면은 출시 10여년이 넘은 제품들이 매출 1~10위권에 포진해 있고 이들 상품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제품이 주류가 되기 가장 어려운 시장”이라고 귀띔했다.

신라면 블랙과 꼬꼬면을 통해 기업들은 상기해야 할 점이 있다. 소비자는 안중에 없고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우수한 웰빙식품을 만들었다며 속이는 행위는 시장에서 퇴출되며, 소비자가 원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행위는 환영받는 다는 점이다.

국민건강과 관련된 먹거리를 만드는 업체들은 더욱 그렇다. 소비자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점 식품기업들은 뼈저리게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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