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정부패 척결 100일 ‘해부’
삼성 부정부패 척결 100일 ‘해부’
  • 최수아 기자
  • 승인 2011.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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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ㆍ외부 악재 시달려 "삼성 기류 심상치 않다"

삼성에 변화 기류가 심상치 않다. 내·외부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선 그룹 내부 비리사건에서부터 정부가 동반성장을 강조하며 압박하고 있고, 해외에선 애플 등 경쟁사들과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분위기가 위축됐다. 이런 분위기는 이건희 삼성회장에 행보에서 알 수 있다. 최근 이 회장은 서초동 사옥에 매일 출근, 청결한 조직 문화를 강조하며 인적 쇄신을 강행하고 나섰다. 이는 거센 외풍이 불어올 것에 대비한 방비책으로 보인다. 삼성의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

 

삼성테크윈 임원 비리 사건 이후 인적 쇄신 박차

네덜란드에 이은 독일 법원도 ‘애플’ 손들어줘

 

이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 회장은 정기 출근일이 아닌 26일 금요일에도 서초사옥에 출근해 경영현안에 맞춰 사장단과 머리를 맞대 고민했다. 그 만큼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베꼈다며 시작을 제기했다. 디자인, 부품에 이어 핵심 CPU를 만들어내는 인텔사까지 공격하면서 삼성을 몰아붙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의 유럽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4일 네덜란드 법원은 소프트웨어 특허 한 가지만을 인정했다. 이어 25일 독일 법원은 다자인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판결에 따라 네덜란드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S2, 에이스 스마트폰에 판매가 금지됐다. 판매 금지 명령은 오는 10월13일부터 발효된다.

또한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갤럭시탭10.1이 애플 아이패드와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9일로 미뤄졌다. 1심 판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독일에서 갤럭시탭10.1에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삼성은 애플 등 경쟁사들에 견제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동반성장’을 부르짖는 정부의 심각해지면서 사업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더구나 ‘일감몰아주기’ ‘회사기회의 유용’등으로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는 점이 삼성의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의 위기 원인

삼성의 위기 원인은 이건희 회장 본인이라는 게 시민단체 일각에 시각이다.

3세 경영권 승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장치로 시작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에서 시작된 문제가 X-파일, 비자금폭로 등으로 이러지면서 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삼성테크원 비리사건 당시 이 회장은 ‘부정부패’척결에 관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에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표현으로 이 회장에 부도덕성을 질타하기도 했다.

삼성은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각 계열사의 경영진단팀(감사팀)의 인력을 보강하고 감사팀장의 직급을 높이는 등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 곳곳에서 임원들에 부정이 적발된 상황이다.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인사조치될 예정이다. 임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사리고 있다. 업무보다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익명의 삼성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조직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협력업체와 접촉이 많은 구매부서 등이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의 조직문화가 문제

재계 일각에선 ‘1등주의’ 삼성의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건희 회장이 비자금 사건과 관련에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기 전까지는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컨트롤 타워 역학을 해 왔다. 구조본을 움직이던 실세였던 이학수 전 부회장이 이 회장 등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구조본도 해체됐다. 구조본이 했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사라지면서 조직문화 자체도 해체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삼성이 영위해 오고 있는 사업이 하드웨어 중심이다. 대다수 먹거리들은 사양산업에 접어 들었다. 바이오와 태양광 같은 차세대 사업에서는 후발 주자보다 늦었다. 이런 점이 삼성의 위기를 부채질 하는 원인이라는 게 재계 일각에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위기는 특검, 경영권 승계 등 경영외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차세대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평창 통계올림픽 유치에 몰두했다. 이것 또한 삼성의 위기를 보태는데 한 몫을 했다고 일각에선 보고 있다. 비자금 사건으로 경영권에서 물러났던 이 회장은 지난해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특별사면이 됐다. 하지만 지난 7월 7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정부에 진 빚을 갚은 셈이 됐다. 

이젠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나서 위기에 빠진 삼성을 구해야 한다는 게 재계 일각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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