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 자살예방캠페인] 사람만이 희망이다 3
[한국증권신문 자살예방캠페인] 사람만이 희망이다 3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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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소중합니다. 자살, 이젠 우리의 힘을 모아 막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는 바로 당신입니다” 이젠 절망에서 희망을 건져 올려야 한다. 희망은 행복을 만들고 있다. 6·70년대를 비교하면 사회가 훨씬 풍족해졌다 말한다. 그런데도 삶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OECD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다. 유명 연예인에서 대통령, 정치인, CEO, 학생들에 연이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엇 때문일까. 물질만능 사회가 되면서 행복의 가치관이 사라졌다.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은 착각 때문이다. 물질을 기반으로 한 경쟁 사회는 많은 사람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 이젠 정부와 사회가 나서 자살을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비행과 자살 예방은 우울증치료로부터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 자살 문제는 사회적 병리현상의 축소판이다.

전직 대통령에서부터 유명연예인,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대기업 임원, 평범한 주부, 학생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살을 선택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살 전 대부분 우울증을 앓았다. 자살이 단순한 외부적인 문제가 아닌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우울증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은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아직 험난한 세파에 시달리는 것도 아닌 청소년들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자살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 환경의 빠른 진화 △종교의 사회적 역할의 약화 △지나치게 경쟁적인 학교생활(학업, 성적) △가족간의 애정결핍 △미래에 대한 희망의 상실 등으로 분석됐다.

전통적인 가족간의 유대가 없어진데다 점점 보편화되는 부모의 이혼, 별거, 재혼 등은 자녀들에게 커다른 시련이 되고 있다. 또 부모 모두가 직장생활에 매달림으로써 자녀들은 소외되고 버림받은 것으로 느껴지기 싶다. 부모가 열심히 일을 해도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인생이란 별로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들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살은 아동기 이후 전 생애에 걸쳐 나타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가장 발생률이 높은 치명적인 행위이다. 아직까지 자아가 약한 상태라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청소년(15~24세) 사망원인이 ‘고의적 자해(자살)’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교통사고, 악성종양(암) 등에 순으로 나타났다.(2008년 통계청 자료)

이들의 8.9%가 1년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다. 자살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20~24세의 경우 ‘직장문제(22.6%)’와 ‘외로움·고독(21.8%)’이고, 15~19세는 ‘성적·진학(51.0%)’이었다.

또한 이들의 55.6%가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특히 10명중 6명은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평일기준 고등학생의 경우 학습시간은 10시간 47분이었다. 대학생은 4시간 27분, 중학생은 9시간 4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업과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보인다.

00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A(17.00고등학교)군의 사례를 통해 학생들에 학업과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자.

A군이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하고 홀어머니와 두 살 터울의 누나와 함께 살았다.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는 아이들을 제대로 챙길 수 없었다. 중학교 재학시절까지만 해도 그는 우등생이었다. 전교에서 1,2등을 다퉜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대입시 중압감에 빠졌다. 엄마의 바람은 컸다.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학교에서 끝나면 곧장 학원으로 달려갔다. A군은 혼자서 공부를 했다. 하지만 학교수업과 학원수업을 병행하는 친구들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업 성적은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때부터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셨다. 학교 성적은 곧장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어느 사이 학생들 사이에선 불량학생이 됐다. 만만한 친구를 선택해 괴롭히기 시작했다. 특히 B군을 ‘왕따(따돌림)’를 시켰다. 어느 날 B군이 자살했다. A군은 충격 받았다. 자신이 괴롭혀 자살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는 우울증으로 번졌다. 자신은 세상에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자살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A군의 엄마에게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그 이후 우울증과 자살 충동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이나 모두 피해자였던 셈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면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우리나라 청소년의 11.8%가 학교 폭력을 당해본 경험이 있고, 가해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1.4%에 달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201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유형으로는 맞았다(39%),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20%), 돈이나 물건을 빼앗겼다(12%), 협박이나 위협을 당했다(10%),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7%)등의 순이었다.

가해학생이 밝힌 가해이유는 장난(27%), 상대학생이 잘못해서(23%), 오해와 갈등(16%)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 10명 중 2명 이상이 학교 폭력 경험이 있고, 상대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한 채 가벼운 의도로 가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피해학생은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14%), 많이 고통스러웠다(20%), 고통스러웠다(27%) 등이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학교폭력은 피해자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성인들의 우울증과 흡사하다.

모든 일에 화와 짜증을 잘 낸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신체를 움직이기 싫어한다. 사고 집중력을 떨어진다. 성적이 저하된다. 수면 장애를 겪는다.

성인 우울증이 식욕 감퇴를 동반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오히려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헬스서울 이동로 대표는 “비만해지면 외모적으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이는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계기가 된다”면서 “아이들이 우울증을 앓는다는 것은 단순히 짜증을 많이 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삐뚤어진 선택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했다.

청소년기에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고, 자살을 통해 현재 짊어진 무거운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아울러 유명인의 자살 방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온정주의로 일관하는 등 자살에 대한 미디어의 태도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자살에 대한 이미지가 성인보다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자살이 곧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된다는 것이다

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장은 “청소년들의 충동적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주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청소년들은 단지 눈앞에 닥친 시련이 인생의 최대 고비이며, 절대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하기 쉽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나서서 청소년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에 주로 겪는 학업 스트레스, 이성 문제, 교우 문제 등은 주변의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나면 한층 성숙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비행 청소년의 대다수가 우울증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우울증이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병원을 찾을 수도 없다.

병의 특성상 선택해야 하는 정신과라는 명칭의 부담스러움과 약에 대한 부작용 등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쉽게 전문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우울제와 진정제를 먹이면 아이의 상태는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이다.

곧 원상태로 돌아온다. 또 더 많은 약을 먹여야 하는 반복이 계속 된다. 또한 아이들의 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진다.

이동로 대표는 “청소년의 우울증은 성인의 우울증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청소년의 자살 시도는 도움을 요청하는 절박한 몸짓이다.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요구된다. 자살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살문제는 지나친 경쟁의 자제하게 하고, 아이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서 인생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경우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성공만을 지향할 게 아니라 때로는 좌절하고 실패할 수 있음을 이해시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성인 100명중 3명이 자살 시도 경험

“OO야, OO야 정말 미안하다. 아빠가 이럴 수밖에 없는 걸 너희들은 알아주고 아빠가 죽더라도 너희 옆에 항상 너희하고 있는 거야.”

2001년 3월10일 35살의 한 남성이 높은 곳에서 몸을 던졌다. 그는 두 자녀에게 유서를 남겼다. 아내가 1999년에 사망한 뒤, 그는 자녀를 친척집에 한 명씩 맡기고 오락실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가 자살한 날은 딸의 생일이었다. 경찰 수사기록에는 그가 딸의 생일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처지를 비관했다고 적혀 있다.

“집 전기, 가스도 끊겼구, 이사도 가야 대구 돈은 없구 사랑하는 OO(아내 이름)이가 무지 힘들겠다…

난 집에 조금만 돈이 있었어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갔을 거야.”

30살 남성은 2005년 3월18일 목을 맸다. 빚을 내서 사들인 식당에 전기와 가스가 모두 끊겨서, 장사를 더는 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가게 관리비와 시설비를 내지 못했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비도 오랫동안 내지 못했다. 

박형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2010년에 낸 책 <자살, 차악의 선택>에 소개된 자살 사망자들의 이야기다. 유서를 남긴 이들의 등을 떠밀거나 목을 조른 것은 모두 ‘돈’이었다.

자살은 암과 심뇌혈관계 질환에 이어 한국인의 사망 원인 세 번째에 속한다.

우리나라 성인 100명 가운데 3명이 실제로 자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성인 6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2%가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고, 3.2%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시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50% 많았다. 자살을 첫 번째 생각한 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평균 1.5년이 걸렸다.

정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살계획자들은 자기가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주위에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서 자살 생각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확인을 하면 자살 예방에 도움된다”고 했다.

자살 시도자 3명중 2명에게서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 같은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됐다. 자살자의 60~80%가 우울증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 외국 학계의 일반적 보고일 만큼 자살과 우울증은 톱니바퀴 관계다.

국내에서도 200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서 자살 시도자의 70%정도가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한 연구에선 우울증 환자의 15%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들이 이 같이 위험한 상태에 노출돼 있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나 우울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병원 찾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최근 정규직 전환 좌절 등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긴 후 지하철로 뛰어드는 상상을 한다는 김모(38)씨는 병원 치료를 권유 받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기록이 남아 취직과 보험가입이 어렵다고 들어 병원 가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실제 우울증 환자가 전 국민의 2.5%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우울증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거나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 치료를 받는 이들은 환자의 20%정도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울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기분전환을 이유로 술에 의지하다가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성신여대 채규만 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에게 술은 자살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며 "최진실씨가 신경안정제를 먹을 정도였는데 주변 사람들이 술을 권했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우울증에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태현 교수는 "우울증은 전문의를 찾아 약물과 생활 치료를 병행하면 80-90% 치료가 가능하다"며 "스스로 심각성을 알고 병원을 찾는 것이 완치의 첫 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우울증은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에 따른 소외감 등에도 크게 기인한다. 우울증이 현대의 질병으로 불리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 인류를 괴롭힐 주요 질병으로 우울증을 꼽았고, 2020년에는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질환 중 우울증이 1, 2위를 다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가족과 공동체 중심이었던 우리사회가 원자화하면서 우울증과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며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 경우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에 진료를 받게 되면 완치가 가능하다며 빠른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우 단국대병원 정신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는 "우울증은 낫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면서 "중한 정도에 따라 치료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완치되는 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성공한 중년 남성들의 잇단 자살을 늘고 있다. 대기업의 CEO, 임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봉만 수억 원을 받는다. 그런 그들의 자살에는 한결 같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이뤄놓은 명성과 명예가 일시에 수천길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 앞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심각한 국면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들과도 허심탄회한 대화나 고민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병원이나 전문가의 치료나 상담을 받으려는 시도 자체가 거의 혹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성공한 중년 남성들의 자살과 사회적으로 이슈가 덜 되고 있는 일반적인 중년 남성들의 자살은 배경이나 동기 등 심리적인 상태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중년 남성들이 실직이나 경제력 상실, 혹은 명예의 상실 등 급격한 상황의 변화에 따른 심리적 고통이나 불안감, 두려움을 해소할 만한 적절한 메커니즘이 우리 사회에 부재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극한적인 위기와 고통의 순간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가족이나 친구, 전문가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없었다는 것은 스스로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증거다. 스스로를 소외시켜 온 주범이 알고 보면 그동안 남성들 자신의 체면을 지켜주고 편안함과 안전함을 제공해주거나 보장해준 가부장적 사고방식이나 행동이라는 것이다.

남성들은 자신을 얽매어 왔던 ‘남자로서의 체면과 위신’이라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으로부터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법을 배워야 할 뿐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필요로 하다.

 

노인들 가난, 질병 때문에 자살 선택

A 할머니(82)는 과거 아들과 살던 기억이 고통스럽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은 며느리와 이혼했다. 혼자 패인처럼 살던 아들은 어느 날부터 할머니를 때리며 학대하기도 했다. 온 몸엔 멍 자국이 났다. 자살을 결심해 넥타이로 목을 맸지만 끊어졌다.

할머니는 인근 주민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아들과 연락을 끊고 경기도 인근 자살예방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우울증으로 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니었다"며 "너무 고통스러워 죽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노인자살이 늘고 있다. 한국의 노인들은 가난하다. 자녀들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비용을 다 섰기 때문이다. 핵가족화가 되면서 부모를 모시는 가정이 줄고 있는 것도 노인들의 자살에 한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OECD회원국 중 65세 이상 노령 인구와 전체 인구의 소득 빈곤률의 차이가 30.5%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노인자살률도 1위의 불명예를 얻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4.7명(2009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80세 이상 자살률이 152명으로 전체 자살률의 5배가 넘는다. 65세 이상도 85.7명으로 조사됐다.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급증한 것은 가족 해체의 가속화와 함께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들이 크게 늘면서 65세 이상 노인 자살수가 2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09년 자료에 따르면 노인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질환 장애가 40.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29.9%이다. 이외에 외로움과 가정불화가 각 14.2%, 10.5이고, 이성과 직장문제가 각 0.7%, 0.6%순이었다. 늙고 병들어 고생하는 것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전체 70.1%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녀들의 무관심과 멸시, 천대로 인해 자살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젊은층에 자살률의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초 고령화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QPR 자살예방연구소 육성필 소장은 "노년층의 자살 증가 원인은 정서적인 소외감이나 고립감, 경제적인 어려움, 신체적인 질환이나 질병 등을 들 수 있다"며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사회 전체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노인 자살예방을 위해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해야 한다. 또한 건강 보호 체계 강화, 가족지원 체계를 수립하여 노인들에게 다양한 역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노인자살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 지방자치단체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살 위험성이 높은 대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자살예방지킴이'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고 있고, 부산시는 지난 2월에 24시간 상담을 지원하는 '자살예방센터'를 개소했다.

전국 16개 시·도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충청남도는 38억여 원을 투입해 지난 4월 '광역정신보건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자살문제를 관리하고 상담업무를 전담하는 '자살예방 위기관리팀'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정신장애인의 재활과 사회복귀 업무도 담당한다.

한편, 발 빠르게 움직인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전국지자체 중에서 최초로 노인자살예방센터를 18개 설치한 데 이어 올해는 31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센터에서는 전문 상담사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찾아가 살피고, 상담이 필요하면 선별해 관리한다.

도는 노인자살 예방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의 자살을 막기 위해 '무한돌봄 생명사랑 프로젝트' 계획을 지난달 18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팀 단위의 광역정신보건센터 위기관리팀을 광역자살예방센터로 격상시키고 도내 자살예방업무를 전담 실시하기로 했다.

경기도 정승봉 보건복지국장은 "그동안 분야별 전문가회의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자살 대책을 마련했다"며 "자살예방에 대한 법과 제도, 시스템 등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자살률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전문가들은 풍요로운 노후 설계를 위해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나이가 먹음에 따라 늘어나는 의료비와 경제적 곤란을 겪지 않으려면 현금유동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노후에 풍족한 삶을 위해서는 3층 보장(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주택, 주식, 채권, 예·적금 등 모든 자산을 노후 자금이라 꼬리표를 달고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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