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경제학자와 가치투자 대가의 엇갈린 견해
신중한 경제학자와 가치투자 대가의 엇갈린 견해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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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와 워렌버핏 엇갈린 투자전략
현금 늘려야 vs 주식 사야한다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손부호 연구원
현 미국 경제상황을 두고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가치투자로 유명한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간 투자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현지시간 1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세계 경제가 더블딥(이중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50%에 이른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고, “향후 2~3개월 사이 경기 방향이 확실히 보일 것이며, 세계 경제 둔화를 일시적 경기 둔화(소프트패치)로 봤던 환상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미국 경제지표가 매우 나쁘고 유럽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영국과 일본도 경기가 나쁜 상황이고, 세계 경제 위기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중국ㆍ인도ㆍ브라질ㆍ독일ㆍ호주도 경기가 취약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지금은 위험자산에 돈을 넣을 때가 아니며,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발표한 ‘2년간 금리 동결’ 방침에 대해서는 “경기 둔화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으며, “FRB가 새로운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여신 확대 등 유동성 확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3차 양적 완화뿐만 아니라 4차ㆍ5차 양적 완화도 나올 것”이라고 단언했는데, “2차 양적 완화는 경기 부양이 아닌 미국 국채 신용붕괴 위기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며 “경기 부양 효과와 관계없이 3차 양적 완화가 실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신은 요즘 어디 투자하는가”라는 질문에 루비니 교수는 “지금은 모두 현금으로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추가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지금 위험자산에 돈을 넣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고 한다.

반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주가 하락폭이 커질수록 매수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경제전문지 fortune에 따르면 버핏은 “증시가 하락세를 보일수록 나는 더 많이 산다”며 “우리는 지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해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증시가 요동치는 와중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증시 패닉 상황을 일시적인 ‘공포 장세’로 진단하고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공포와 탐욕은 하늘과 땅 차이”,“공포는 순간적이고 금방 지나가지만 탐욕은 느리고 오래 간다”고 설명하며, “현재 시장은 공포에 질려 있지만 지금은 움츠러들 때가 아니라 행동을 취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버핏은 “경제가 다시 나빠지고 있다는 새로운 징후를 못 봤다”,“주택건설 부문만 제외하고 모든 우리의 경제 부문은 회복하고 있다”,“심지어 유럽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S&P가 버크셔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대해서는 “국채 보유량이 많은 기업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예고는 전부터 있었다”며 대수롭지 않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버크셔는 현재 400억달러어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013년 중반까지 현행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연준의 예상대로 지속될 것 같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없지만 검토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크셔는 곧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준의 초저금리 유지 방침으로 차입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버핏의 공격적 가치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비니와 워렌버핏의 상반된 견해에 미국 투자자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이다. 승자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학습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 투자자들이 성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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