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대란 수혜자는 아무도 없다
우유대란 수혜자는 아무도 없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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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유통마진이 문제
소비자는 가격인상 부담

걱정하는 ‘우유 대란’이 시작됐다. 낙농가와 낙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와 우유업체들은 10일 우유값 인상안을 놓고 14시간에 걸친 장시간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원유(原乳) 가격 협상 타결의 불발로 낙농가가 원유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우유 대란은 시작되었다. 낙농가들은 애초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10일부터 원유 공급을 중단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고 한다.

우유업체들은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만 고통을 겪고 있다. 당장은 우유가 부족해서 고생이고, 협상이 타결되면 우유값이 오르게 되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낙농가들이 기존의 리터당 173원에서 160원 인상까지 물러섰고, 우유업체들도 81원에서 120원대로 인상 폭을 높여 제시하는 한편 정부도 130원 인상안을 최종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11일 오후 2시부터 다시 협상을 재개했다.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낙농진흥회 사무실에서 원유가 인상폭을 정하기 위한 13차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20분 만에 중단됐다. 양측 모두 정부가 제시한 ℓ당 기본가 130원 인상안을 거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우유업체에 원유(原乳) 공급을 중단하면서 우려했던 우유 품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사재기도 할 수 없어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었다.

우유대란이 생긴 원인은 무엇일까?

낙농육우협회는 우리나라의 우유 유통 마진이 유독 높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경우 소매가에서 유업체와 유통업체가 가져가는 부분이 50%인 반면, 우리는 61%로 10% 이상 높은 유통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8월의 경우 리터당 원유가가 120원(21%) 올랐을 때 시중 유업체의 출고가는 236원 오른 바 있다. 소비자가는 380원 올랐다. 만약 이번에 리터당 170원 오를 경우 역시 300원 이상의 소비자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한다.

문제는 밝혀졌다. 높은 유통마진이다. 유업체와 유통업체는 소비자를 위한다면 적절한 이윤을 추구하는 선에서 낙농육우협회와 적절한 타협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생산원가는 낮추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유통마진은 어느 정도 개선하면 현상유지가 가능하다.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우유와 유제품 가격의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적절한 인상요인이 발생했고, 이를 적절히 홍보했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적응해 갈 것이다.

우유업체의 생산량 감소로 11일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우유 제품의 총량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시중의 우유가 부족해 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제과업체들과 커피전문점과 외식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재고유를 이용해 출시한 우유들마저 소진되는 2~3일 부터는 시중에 우유가 아예 사라지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미 일부 마트 등에서는 우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업계에서는 원유 공급이 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우유가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출고된 우유가 소진되는 2∼3일 뒤부터는 일반 가정에서 우유를 마시기 어려울 정도의 우유 대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방학중이라 초ㆍ중ㆍ고교 등 단체 급식 시설 등이 겪는 어려움은 덜하겠지만, 집에서도 우유를 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서 불편이 예상된다고 한다. 유아용 분유는 건조된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생산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지만 아기를 둔 가정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원유 공급 중단이 즉시 우유 품귀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시간차를 두고 시장에 충격이 전해진다고 한다. 협상이 지연될수록 우유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한다.

소비자를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 하지 말고, 양측 모두 협상을 신속히 진행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모색하는 상생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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