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인 J에게" - 폭락주 대형주 우량주
"나의 연인 J에게" - 폭락주 대형주 우량주
  • 김충교
  • 승인 2011.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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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교(skyeapril@naver.com)일요신문기자→경향플러스 편집국장→일요서울 편집국장
주가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해서 1998년의 금융위기를 떠올리며 모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대외변수에 워낙 민감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실감할 뿐입니다.

미국이 흔들리면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 처지가 씁쓸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주류 경제학자들의 경고가 현실화 될까 걱정이군요.

거품이 빠지면 대한민국 경제는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특히 부동산 거품을 문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빚을 내서 집을 장만한 이른바 ‘하우스 푸어’가 태반입니다.

설사 집을 가졌다 해도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빚쟁이로 살아가는 거지요.

문제없다는 경제관료들의 장밋빛 전망이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벌써부터 주가폭락이 대위기의 전조현상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감을 잡을 수 없는 미래가 밝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의 풍향계도 주식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정부여당의 주가는 여러 가지 지지노력에도 불구하고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레임덕에 구심점을 잃고 각개 약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요.

여당의 잘못에 반사이익만을 챙기는데 급급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폭락은 아니더라도 폭락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주는 건재합니다.

차기 대권 선호도 부동의 1위인 박근혜 의원이 그렇습니다.

그림자 행보를 접고 몸을 풀려고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들이 많더군요.

특이한 것은 장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 하나가 뜨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대권주자로 문재인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는 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참여정부의 핵심이었지요.

정치적 이미지가 희박해 대중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 인물이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아직 대형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잠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더군요.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입니다.

저는 사실 개인 문재인에 대한 특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에 기자회견을 하던 그의 모습만 각인돼 있습니다.

인상 깊었었거든요.

부산대 병원의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는 절제하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순간 감정을 자제하기 힘듭니다.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그런데 문 변호사는 달랐습니다.

30년 지기이면서 자신이 모셨던 대통령의 불행을 접한 그입니다.

그는 의연하게 대처하더군요.

평정심을 잃지 않고 사실관계를 밝혔습니다.

울컥하던 저 자신이 자세를 바로 잡았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날 일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이었습니다.

당시 매주 토요일 저는 등산을 했습니다.

일명 ‘F4’라는 등산모임의 좌장이었거든요.

그때 인기를 끌던 TV드라마 중에 ‘꽃보다 남자’라는 게 있었습니다.

우리는 발칙하게도 드라마에 나오는 4명의 꽃미남을 사칭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우리는 이날도 관악산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흘린 땀만큼 맛이 더해지는 막걸리가 항상 우리의 등산을 부추겼거든요.

살짝 얼린 물을 챙기면서 TV를 틀었습니다.

속보가 나오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멍하니 TV를 바라보다가 등산멤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날 마신 술의 숙취로 헤매는 목소리들은 게으르게 들렸습니다.

소식을 전하자 처음엔 믿지 못하더군요.

사실 확인을 한 멤버들이 일단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미 등산은 우리 모두의 뇌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서로 말을 잃은 우리는 무심코 아파트 뒷산에 올랐습니다.

멤버 중 막내는 어느새 종이컵과 막걸리를 챙겼더군요.

아파트 뒷산 벤치에 앉아 우리는 한숨만 내쉬며 막걸리만 축냈습니다.

대낮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인 멤버의 막내는 하늘만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그날 하루를 우리는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아무튼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으니까요.

그래도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날의 소회를 이렇게 밝히면 혹시 오해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칭 ‘노빠’아니냐구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진정성을 존경합니다.

서민출신으로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매진한 그의 노력 역시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원초적 아쉬움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989년 5공청문회 당시 그는 청문회 스타였습니다.

충고나 연설로 일관하는 다른 청문위원들과 달리 그는 논리적이었습니다.

팩트를 근거로 사실관계를 따지는 모습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더군요.

증인석에 앉은 대기업 총수를 향해 격해진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울먹이면서 질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관객을 울려야지 배우가 울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멜로물이 판을 치던 오래전 한국영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문제제기의 의미가 반감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정치의 계절이 멀지 않았습니다.

폭락장세 속에서 어떤 인물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인가를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단순히 쪽박을 차거나 대박을 터뜨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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