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사태…이젠 뒷짐 진 SK해결 나서야 한다
네이트 사태…이젠 뒷짐 진 SK해결 나서야 한다
  • 최재영 기자
  • 승인 2011.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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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중심으로 피싱(전화금융사기)이 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과 관련한 것들이다. 피해는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전화, 문자, 네이트온 등을 이용해 마구잡이식이다. 이런 상황에더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이 경찰, 검찰, SK컴즈 측의 설명이다. 3500만명은 이제 피싱 위험에 놓인 셈이다. 옥션, 농협 피해에서도 그랬듯 경찰 들은 범인 잡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2차 피해 현실화 네이트온 금융사기 많아지고 있어

중국 해커짓 최종 확인…피해보다 범인 색출 열 올려

 

우려했던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 2차 피해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지만 네이트와 경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다.

#1. 직장인 조모씨는 지난 8일 검찰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다. 대검찰청 금융범죄특별조사부라는 곳에서 “당신의 통장이 국제금융사기에 휘말렸다”는 내용이었다. 조씨는 ‘피싱’인 것을 직감해 그냥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검찰 직원이라고 주장한 김미정이라는 사람이 조씨의 주민번호를 말하며 통장 내역을 조회하라고 했다.

너무나 놀란 조씨는 김씨가 시키는대로 은행으로 가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전화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바로 인터넷으로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열었다. 하단에 전화번호를 보던 조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피싱전화는 02-348-2000. 검찰청 대표전화는 02-3480-2000번이었다. 확인 차원에서 대검찰청 직원과 통화한 조씨는 “요즘 갑자기 검찰을 사칭한 피싱 전화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답변을 받았다.

#2.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김모 학생은 지난 3일 새벽2시께 이상한 문자 한통을 받았다. 문자소리에 잠을 뒤척이며 일어나 확인해보니 누군가 ‘네이트온톡’ 인증을 받는 전화 문자였다. 김씨는 “네이트 해킹 사건 이후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의 비밀번호는 다 바꿨다”며 “누군가 내 주민번호로 계정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 같아 하루 종일 찜찜했다”고 말했다.

 

네이트 피해자들 점점 늘어

조 씨와 김 씨처럼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 사태 이후 피싱이나 주민등록번호 도용과 관련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네이트온해킹/싸이월드 해킹 피해자 공식카페’에서는 메일, 블로그 해킹, 낯선 전화, 문자메시지, 스팸 등 해킹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200여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서 특히 네이트온 관련 피해가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페에서만 네이트온 사기 피해자만 벌써 30여명에 이른다. 이들이 피해를 당한 날짜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초까지다. 거의 대부분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이후부터다.

카페 아이디 sooon0406 회원 등 피해자들은 자신을 가장한 누군가가 친인척은 물론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접근을 했고 아이디 sooon0406 등 몇 명은 실제 돈을 입금 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게임 계정을 해킹 당했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피해 상황은 커지고 있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와 경찰, 검찰 등은 뒷짐만 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며 2차 피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 없다”는 것이 SK컴즈의 설명이다.

네티즌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네이트는 사건 직후 공지사항을 통해 해킹 피해에 대해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설명이다.

아이디 초선패월(mannerterran)를 쓰는 한 시민은 “유출사태 이후 서투른 한국어로 내 이름을 묻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낯선 전화는 받지 않고 있지만 화가 나는 것은 네이트가 문제다. 전화로 항의하면 1379라는 기관만 연결해주고 마치 빠져나가려는 듯 한 분위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379의 경우도 해킹피해에 대해 접수만 받을 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어 네티즌들의 불만은 시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찰 중국해킹 확인 2차 피해는 “아직은…”

경찰은 9일 싸이월드와 네이트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중국에 있는 IP로 넘어간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경찰은 최근 압수수색한 보안업체 이스트소프트 등의 PC와 서버 40여대를 분석한 결과 ‘알약’업데이트 서버를 해킹해 SK컴즈 사내 컴퓨터 60여대를 감염시켜 좀비PC로 만든 뒤 정보를 빼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최종 확인 결과 이들이 빼간 개인정보는 ID와 암호화된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등이다.

네이트와 경찰은 최종확인 결과만 밝혔을 뿐 피해는 집계조차 못하고 있다. 특히 네이트가 주장하는 암호화 됐다고 주장하는 주민번호는 이미 한 방송사에서 한 프로그램만 있으면 유출당한 암호를 풀 수 있는 것으로 검증해 이번 피해는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서 피해사항을 집계하지 못했다”며 “향후 피해 상황을 집계해 다시 수사를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사태 당사자인 네이트도 손도 쓰지 못하고 있다. 네이트 측은 이번 사건과 2차 피해와 관련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현재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현재 스팸이나 피싱을 추정되는 신고가 갑자기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며 “피해사항 파악보다는 경찰과 중국 해커를 찾아내는 것이 먼저다”고 밝혔다.

중국 해커에 대한민국 국민 절반을 넘겨준 네이트와 경찰은 피해 사항은 뒷전으로 물리고 범인 색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과거 옥션 등 사태와 달리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해킹피해자 카페들은 “해킹 2차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지만 네이트는 이를 막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는 단순하게 해킹 피해만 묻지 않고 피해를 당한 손해배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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