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發 저축은행 비리 넥서스투자 연결고리 의혹
부산發 저축은행 비리 넥서스투자 연결고리 의혹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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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앞둔 ‘꾼’들의 행보...아직 회생 기회있나?

영화 작전의 한 장면.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금융권이 위기이다. 부산發 저축은행 사태 후유증 때문이다. 상장 폐지된 코스닥기업 ‘넥서스투자’를 둘러싼 의혹들로 시끄럽다. 상장폐지 직전 김택 전 영동백화점 회장(현 유화상사 대표)이 주식을 대량 매입하여 대주주로 올라섰다.

바이오산업 진출한다는 기업공시만 믿고 투자했다고 쪽박을 찬 개미투자자 A씨가 자살 소동이 벌이기도 했다. 또 넥서스투자에 주식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개미투자자들이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모여 대책위를 설립했다. 넥서스투자에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되짚어본다.

지난 4월경. J씨는 강원도 강릉행 버스에 오른다. 그는 자신의 집에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넥서스 투자에 실패하여 가족들에게 빌린 돈을 다 날렸다. 가족들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J씨 형이 뒤늦게 편지를 발견하고 J씨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 그는 형에게 넥서스투자에 대한 권한을 넘기고 캐나다로 떠났다.

J씨의 형은 “동생의 인생은 넥서스투자가 망쳤다”면서 “개미투자자 가운데 동생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 모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넥서스투자는 그들에게 꿈을 안아갔다. 끝까지 투쟁해서 개미들의 꿈을 찾아주고 싶다”고 했다.

실제 넥서스투자는 ‘개미무덤’이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비전을 공시한 뒤 주가가 상승한 틈을 타서 한탕하고, 회사 돈을 빼돌려 빈 깡통을 만들었다. 공시만 믿고 투자했던 개미 투자자들은 빚더미에 올랐다.
넥서스투자는 국내 주식시장에 문제점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무일푼으로 사채를 빌려 회사를 인수한다. 유상증자를 한다. 회사 돈을 빼돌려 유용한다. 분식회계로 주주를 속였다. 금융감독원 등 관리 감독도 부실했다. 한마디로 주식시장에 나쁜 모든 것이 집합된 ‘부정 백화점’인 셈이다.

지난 2월, 넥서스 투자의 조원일 대표가 구속됐다. 그의 혐의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자본시장과 금융 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무일푼으로 넥서스투자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 대금 등 247억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이다.

당시 오재홍 대표와 재무책임자 이수형 씨가 함께 기소됐다. 하지만 조씨는 3년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했다. 오 대표와 이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구속기소가 됐다.

넥서스투자 주주들이 분통을 터드리는 이유가 있다.

주주 P씨는 “국내 유명 로펌에서 조 씨에 대한 변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투자한 돈이 변호사를 선임하는 돈이 됐다는 점에서 화가 난다. 범죄행위가 뻔히 드러난 범죄자에 대해 변호하는 것이 변호사가 할 일인가를 묻고 싶다. 변호사의 그러한 행위 역시 범죄나 다름없다”고 분노했다.

 

 조 씨의 가장납입·무자본 M&A후 회삿돈 빼돌려 유용

김택 전 영동백화점 회장 상폐직전 주식매입 대주주등극

 

영화보다 ‘작전’ 능한 조씨 조직
조씨는 영화‘작전’에서처럼 넥서스투자 M&A에 대해 철저히 준비한 듯 보인다. KTB출신 오재홍 대표와 이수형 씨 등을 끌어들이고, 조씨가 실무에 총책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H씨(넥서스투자 대주주)를 만나 부친 조성옥(디브이에스 대표)수암바이오재단 이사장이 바이오펀드 400억을 조성해 투자할 회사를 알아보라고 종용했다면서 넥서스투자 M&A에 대해 타진한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한씨는 M&A에 대해 수락한다. 인수비용은 107억원이다. 조 씨는 회사를 인수를 위한 실사를 하면서 회사 매수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차일피일 민다. 그리고 수암바이오재단과 2000억 규모의 바이오펀드 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바이오펀드라는 호재로 유상증자는 성공한다. 147억은 주주에게 배정하고, 100억원 사채업자 황모(잠실 거주)씨에서 차용해 10명의 이름으로 차명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조씨는 사채업자에게 추가로 100억을 차용해 지분 9.8%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다. 자신 대신 오재홍을 대표 자리에 앉힌다. 재무는 친구인 이수형이 맡았다. 이로써 회사장악은 끝난 셈이다.
조씨가 황 씨에게 차용한 돈은 200억원이다. 이자비용만 47억원이다. 특이한 점은 조씨와 황씨가 이자를 공동분배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조씨가 실경영자가 아닌 사채업자의 중개인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조씨가 경영에 직접 참여했다는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회삿돈 횡령금액이 247억인데, 이 돈은 사채업자 황씨에게 빌린 200억원과 이자 47억원으로 딱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이다.
무엇보다 넥서스투자를 인수한 경영자문컨설팅회사인 (주)브이씨아이앤파트너스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넥서스를 인수하기 직전인 브이씨아이앤은 2009년 7월 24일에 부산 남구 문현동 815호 한일오피스텔 601호에 설립됐다. 넥서스투자 본사와 같은 사무실이다. 다만 2009년 10월경에 브이씨아이앤이 같은 빌딩 804호로 이전했다.

인수당시 대표는 박성훈 씨로 지분 50%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10년 3월 대포이사직을 사임하고 김00, 서00 대표를 거쳐 2011년 2월부터 현재까지 이00대표가 재직하고 있다. 자본금은 7억 원이다.

부산지역 인사들의 개입의혹
증권가 일각에선 부산지역 인사들이 개입한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986년 설립된 넥서스투자의 전신은 부산창업투자이다. 아직도 부산에 본사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브이씨아이앤의 주소와 동일하다. 넥서스가 인수한 월드프라텍도 부산에 위치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2010년 8월 넥서스투자가 삼성전기의 1차 벤더인 월드프라텍을 24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 브이씨아이앤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월드 프라텍은 반도체용 트레이, 휴대단말기용 안테나 개발, 설계 및 제조 등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9년 기준 매출액 41억 9000만 원이다. 영업이익은 3억 3000만 원이다.

조씨는 10분 1에 불과한 기업 가치를 올려 비싸게 매입하고, 이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서도 이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권과 검찰 등에 로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수과정의 의혹 가득
개미투자자들은 조씨가 넥서스투자를 인수하는 과정에 제3자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제일 먼저 의혹의 대상이 된 인사는 조씨의 부친인 조성옥 이사장이다. 조 이사장은 M&A업계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기업사냥꾼이다. 현재 코스닥상장사인 디브이에스와 대교종합건설 등을 경영하고 있다.
과거 청호전자통신, 모빌탑 등을 인수한 뒤 회사를 깡통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부친의 과거 전력을 들어 어떤 식으로든 조씨의 넥서스투자 인수에 부친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KTB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오재홍 대표가 KTB출신이라는 점이다. KTB의 권성문 회장과 조씨의 부친 조성옥 회장과 코스닥회사 ‘모빌답’의 M&A를 위해 손잡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조씨와 오씨가 관계를 맺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다.

개미투자자사이에선 넥서스투자 상장폐지 직전 대량으로 주식을 매입해 대주주에 오른 김택 전 영동백화점 회장과 조성옥 회장과의 관계도 회자되고 있다.
2009년 조 회장은 청호전자 지분을 보유한적 있었다. 이때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해졌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당시 김 회장은 M&A업계에 대부였다. 김 회장은 한국기술투자(KTIC), 청호전자통신 등 기업M&A과정에서 오를 만하면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아 차익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겼다. 물론 대표이사는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 특히 기업 내부에 이해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의 사람으로 내세워 방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넥서스투자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이 이와 유사하다. 사채를 빌려 회사를 인수하고 주가가 오를 때에 지분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챙겼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 가치를 높여 중소기업을 인수한 뒤, 회삿돈을 빼돌리는 방법도 동원했다.  한마디로 스펙이 늘어난 셈이다.

김택, 구원투수인가 아니면 X-맨인가?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폐지가 된 넥서스투자 경영참여에 나선 김택 회장의 행보이다.
김 회장은 넥서스투자가 상장폐지 직전에 지분을 매입 24.87%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지분 매입에 든 돈은 불과 1억 67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밖에 우호지분으로 16%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전화 끝에 통화된 김회장 측 관계자는  “넥서스가 회생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수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일일이 답해줄 의무도 없다.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창업투자회사를 직접 설립해 본 경험도 있다. 그런 그가 상장 폐지 된 회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개미투자자들은 넥서스투자가 보유한 투자자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넥서스투자는 지난해 결산에서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로 퇴출됐다. 감사보고서상 총자산 73억2000만원에 자본은 73억2000만원으로 부채는 많지 않다.
지난 회기 결산에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투자자산에 대해 16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액을 실시했다. 현재 자산규모는 29억원에 달한다.

항암제 개발업체인 천지산 지분을 4.78%보유하고 있다.  엔스틸(10.12%), 한아름엔터테인먼트(17.65%), 아이컴인미디어(9.09%)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넥서스부품소재전문투자조합 등 4개 투자조합에 걸쳐 장부가 21억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채무 증권도 일부 갖고 있다.

넥서스주식투자자연대측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면 이사회를 구성하고 회사자산을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회사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반 기업의 경우 회사 이사회의 의결만으로 재산정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분싸움에서 절대적 열세인 소액주주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재산권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게 증권가 인사들에 전언이다.
개미투자자들은 김 회장에 대해 ‘구원투수’가 아니면 ‘X맨’ 혹은 ‘까마귀’에 비유하고 있다. 아무튼 그는 상장폐지 된  넥서스투자의 종결자인 셈이다.

개미투자자들은 ‘조원일-조성옥-KTB-김택’으로 열결 된 고리를 찾으면 반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뒤를 캐고 있다. 만약 조원일의 뒤를 사주한 인물이 제3의 인물로 밝혀질 경우 사건은 180도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회생가능성 희박...김 회장만 웃을 듯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손부호 연구원은 “상장폐지 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이다. 우선 회사가 탄탄하고 경쟁력있고, 기술과 인적자원이 남아 회사가 그 전처럼 회생할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재상장해도 주가는 상승하기 때문에 인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재상장해서 투기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이다. 넥서스의 경우, 부실한 것은 물론이고 방만경영,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기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회계분식, 조가조작 등은 범죄이다. 살인에 못지않은 최악의 범죄이다. 주식 투자실패로 자살한 사람이 많다. 이것을 보면 회계분식이나 조가조작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법의 형량을 강화해야 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넥주연에서는 “우리가 특별히 돈 때문에 이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만히 있게 되면 제2, 제3의 넥서스가 나올 것이다. 피해를 본 것은 우리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개인투자자들은 우리 같은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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