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갤러리, 홍라희 여사·리움미술관 그림값 소송 '내막'
서미갤러리, 홍라희 여사·리움미술관 그림값 소송 '내막'
  • 최재영 기자
  • 승인 2011.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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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여사 “미술품 거래 통한 비자금 만들었나” 의혹증폭’
40억원의 출처 두고 검찰 홍대표 팽팽 신경전
홍대표 “돈을 안받았을 뿐”VS 삼성 “결제 안한 것 없다”

동양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이 엉뚱한 곳으로 옮겨 붙었다. 최근 비자금 사건의 단골로 꼽히는 미술품과 함께 삼성이 그 권역 안으로 등장했다. 여기에는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서미갤러리가 그 중심에 섰다. 서미갤러리는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운영하는 리움갤러리에 “그림 값을 달라”며 소송을 내면서 비자금 사건의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홍 대표 “2009년 8월부터 2010년 2월까지 홍라희씨에게 미술품 14점을 판매했는데 판매대금 781억8000만원  중 250억원만 받았고 531억8000만원을 돌려 받지 못했다”며 변제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미갤러리가 리움에 판매한 작품 중에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빌럼 데 쿠닝(미국)의 ‘Untitled Ⅵ’(판매가 313억원), 프랜시스 베이컨의 ‘Man Carrying a Child’(216억 6000만원), 데미안 허스트(이상 영국)의 ‘Bull’s Head’(64억 5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검찰도 최근 포착 삼성 중심이 놓이나

검찰은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구속한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의 자금을 조사하던 중 서미갤러리 법인 통장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돈의 흐름을 포착했다.

서미 갤러리는 지난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당시 검찰 수사 중심에 놓였던 곳이다. 당시 김용철 변호사가 “서미갤러리가 삼성가의 미술품 구입 독점창구다”고 밝혔었다. 리히텐슈타인 작품 ‘행복한 눈물’의 국내 유통경로 지목돼 특검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특검은 ‘행복한 눈물의 실소유주가’가 삼성인지 홍 대표지를 놓고 수사를 벌였고 홍 대표는 “행복한 눈물은 2002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구입한 것이다”며 의혹을 잠재웠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서는 홍 대표는 홍 관장의 사람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가족처럼 지내던 서미-리움 왜 소송?

서미의 홍 대표와 리움의 홍 관장은 가족처럼 지내왔다는 것이 미술업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소송이 쉽게 납득되지 이유이기도 하다. 서미와 삼성은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09년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의 전 부인인 임모씨의 동생이 서미갤러리 이사로 재직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삼성과 왕래가 많았다는 것이 미술업계의 설명이다.

그 동안 홍 대표와 홍 관장은 해외 미술품 구매를 하면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 미술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며 저마다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다.
한 미술업계 인사는 “서미갤러리가 접을(회사를 없애지 않는) 생각이 없는 이상 홍라희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외상이라도 말이다”고 말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삼성은 결제가 빠른 곳이다. 홍 관장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그림을 구입하지 않고 단순히 맡긴 것이다”며 “더욱이 삼성비자금 이후 삼성은 더욱더 결제 관계를 조심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측의 심기가 불편하다. 총수 일가에 대해선 철저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데 소송을 통해 불미스러운 부분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삼성문화재단 측도 “소장이 도착하면 내용을 파악해 볼 예정이다”며 “지금까지 미술품 대금 지급과 관련해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또 다른 시각은 홍 대표 불분명한 자금에 대한 추론이다.
이 자금이 삼성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술품 매매 대금이라고 검찰에 주장했다. 이를 둿 받침 하기 위해 소송을 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관측은 오리온 사건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받으면서 삼성과 거래를 끊겠다는 심정으로 소송 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동안 서미갤러리의 최대 고객이었던 삼성과 인연을 끊겠다는 것은 못 받은 돈이라도 받아 후일을 도모하자는 심정으로 삼성을 물고 늘어졌다는 이야기다.

서미갤러리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또다시 수면위
2008년 삼성비자금을 수사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홍라희 미술관장을 불러 6시간 동안 조사했다. 당시 특검은 ‘삼성이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해 의혹에 대해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90억원짜리 리히텐슈타인 ‘행복한 눈물’의 실 소유자는 누구냐를 놓고 검찰과 삼성변호팀간에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용철 변호사는 "홍라희 여사는 수시로 구조본 재무팀 관재파트에 연락해 미술품 구입대금을 미술품 거래상인 서미갤러리에 지급하도록 했다“며 ”그 돈은 구조본 재무팀이 관리하는 비자금“이었다고 폭로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홍 관장이 구입한 대표적인 미술품은 800만달러(2002년 당시 환율로 200억원대)의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과 716만달러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과 바넷 뉴먼, 도날드 저드, 에드루샤 등 미국 추상파 작가들과 독일작가 리히터의 작품 등 100만달러 이상의 고가의 그림들이 즐비했다.
이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가 나서 “행복한 눈물은 서미갤러리 소유다”고 밝혀 미술품 비자금 조성건은 조용히 마무리 되는 했다.

또 특검은 에버랜드 ‘그림창고’에 있던 수천 점의 작품들이 어떤 경로로 이곳을 왔고 국제 갤러리 등으로 유입된 삼성생명 차명계좌 배당금이 회사 비자금인지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그림을 구입할 때  사용된 7억여원이 삼성채권이 비자금으로 의심하고 조사했다.

홍 관장은 “창고 그림은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이고 회사 자금으로 해외 미술품을 구입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난 이 사건이 3년이 지난 지금 엉뚱한 곳에서 터진 셈이다.

서미갤러리 무려 23배나 높게 삼성에 미술픔 거래

최대의 큰 의혹은 서미갤러리가 판매한 그림 가격이다. 경향신문은 9일 홍 대표과 홍관장이 소송에는 비자금 조성 의혹이 짙다고 보도했다. 경향에 따르면 “판매가격이 10여년 전 경매 낙찰가에 견줘 작품당 최고 23배 이상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며 “홍 대표 미술품 판매 가격을 장부에 부풀려 적고 차액을 돌려주는 수법으로 삼성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홍 대표가 홍 관장에 판매했다는 미술품 중 가장 비싼 것은 빌럼 데 쿠닝(미국)의 ‘Untitled VI’(1975년작). 2005년 경매회사 소더비 뉴욕본사에서 125만 달러(한화 약 13억5000만원)에 낙찰됐지마 홍 대표가 홍 관장에 판매했다고 주장하는 가격은 313억원이다. 23배나 높은 가격이다. 아무리 홍 관장이 미술품 수집가로 알려져 있지만 낙찰가에 23배나 큰 금액으로 작품을 구입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미술계의 설명이다.

또 검찰이 서미갤러리를 압수수색해 압류한 그림 판매 목록에도 이 그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미갤러리와 삼성 리움미술관의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이번 오리온 비자금 사건은 서미갤러리의 소송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도 “문제가 있다면 전면 수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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