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같은 백청강 앙까
양파같은 백청강 앙까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1.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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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 백청강(22)의 정체가 일부 파악됐다. '부끄러움을 타는 조용한 성격'은 지레짐작이었다.

'슈퍼스타K 2'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성공 드라마가 통했다는 평가가 있다. 중국 옌벤 출신인 백청강은 9세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았고 몇년간 야간업소를 전전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중졸학력에 환풍기 수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각종 행사무대에 선 '슈퍼스타K 2' 우승자 허각(26)과 닮은 면이 있다.

그러나 백청강은 생방송 무대 초반부터 '위대한 탄생'의 팬을 가장 많이 거느린 참가자였다. 첫 번째 생방송에서 30만이 넘는 시청자 문자투표를 얻었다. 2위와 표차가 8만 이상이었다. 스타가 넘쳐났던 '슈퍼스타 K 2'에서 실력있는 참가자라는 경쟁력으로 점점 팬층을 늘린 허각과는 출발점이 달랐다.

백청강은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방법을 알았다. 멘토 김태원(46)의 인기가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멘토 스쿨' 때 부른 그룹 '부활'의 '희야'는 그의 불우한 인생 스토리와 더해져 극적인 감동을 자아냈다.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44)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예뻤다. 나이가 몇이에요"라고 되물으며 순수한 청년의 모습도 보여줬다. 아버지에게 "박칼린을 앙까(아십니까)"라고 질문하는 그의 억양에 시청자들은 환호했고 '앙까'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졌다.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창력이 돋보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발라드에서 끝나지 않고 '하트 브레이커', '위 아더 퓨처' 등 강렬한 임팩트를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했다.

인기를 얻은 이유에 대해 백청강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궁금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동안 생각한 후에는 "웃는 모습이 좋다고 하더라. '귀엽다'고들 많이 하는데 어떤 분들은 모성애를 자극한다고 한다. 그런 말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들었다. 솔직히 난 남자답고 쿨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제가 귀여워요?"하고 물었고 "나는 까도 까도 매력이 나오는 의외성이 있는 사나이"라고 툭툭 내뱉었다. 대중의 기호를 잘 아는 영리한 참가자다.

하지만 매주 경쟁을 해야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극도의 스트레스였다. "경쟁이라는 부담감과 함께 보컬, 댄스, 악기 연습 등 빼곡히 짜여진 스케줄로 병원 신세를 두 번이나 졌다"며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비자 문제로 옌벤에 다녀왔는데 중국은 한국보다 더 추워서 감기에 걸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많이 안 좋아지는 체질"이라고 털어놓았다.

상금 1억원과 음반제작지원금 2억원, 자동차 1대를 챙겼다. 하지만 음반제작지원금은 앨범 발매에 순전히 쓰여지기 때문에 손에 쥔 돈은 1억원이다. 고아원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했으니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은 5000만원이다.

백청강은 "돈이 아직 안 들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큰돈이다. 혼자 이런 큰돈을 가지는 것이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고민했다.

진지함은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위대한 탄생' 도전자들 중 라이벌로 데이비드 오(20)를 꼽으며 "미국 참가자들이 화제가 많이 됐었다. 처음에 데이비드 오가 인기가 정말 많아서 신경이 쓰인게 사실이다. 연예인으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금세 "점점 친해지고 나니 평범한 남자일뿐이었다. '해볼만 한데'라고 느꼈다"며 웃었다.

무대에서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피아노 실력도 출중하다. 영화 OST 미션에서 '왕의 남자'의 '인연'을 부른 그는 연주도 함께 하려고 했지만 무대 장치와 노래에 집중하기 위해 다음을 기약했다.

어쩌면 그 날이 일찍 올지도 모른다. 6월2일 경기 고양 MBC일산드림센터에서 '위대한 탄생' 톱12가 특별 콘서트를 연다.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한 곡과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함께 하는 무대도 많다. 경연이 아니라 공연이다보니 마음이 가볍다. 정말 즐기면서 재밌게 공연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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