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는 유해배출가스를 흡입하는 공간인가?
SUV는 유해배출가스를 흡입하는 공간인가?
  • 손부호
  • 승인 2011.0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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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경제연구소 연구원
관련규정이 없다고 유해가스 배출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리콜은 필수 사항

 

최근 SUV 운전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크나큰 충격적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의하면 현대·기아차의 SUV 차량에서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6~11배까지 급증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된 다른 일부 모델 역시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문제가 된 차종은 2006년 이후 출고된 투싼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베라크루즈 등으로 그동안 수십만대가 판매됐다고 한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과연 현대·기아차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냐는 점이다. 모든 신차는 출시되기 전에 수많은 실험을 거치게 되어있다는 사실은 모든 소비자들에게 기본적인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물며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주행 실험 중에 에어컨을 켜고 운행을 해보지 않았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를 통해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8차종 40대에 대해 배출가스 대기오염물질 허용기준을 점검했으며, 추가로 현대·기아와 수입차 등 11개 차종 디젤 SUV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 2006년 이후 제작된 투싼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베라크루즈 등 SUV 차량에서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6~11배까지 급증하는 놀라운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한다.

질소산화물은 산성비와 오존의 원인 물질로 꼽히며 과다 흡입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유해성 물질은 성인에게도 위험하겠지만 어린이나 노약자, 특히 임산부에게는 상당한 위해를 가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SUV는 2003년 이후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차량으로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고 널리 사랑받고 있는 차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때로는 가족 및 친구들과 즐거운 여행을 하고 때로는 거친 길을 헤쳐 나가며 돌아온 인생을 되살펴보는 공간의 하나인 SUV에서 질소산화물 배출가스가 과다 배출된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대기환경보전법상 에어컨을 켰을 때는 관련 기준이 없어서, 리콜은 불가능하며 환경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현대·기아차에게 무상 수리를 권고할 방법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어컨을 끈 상태에서만 배출가스를 검사하고 있으며 에어컨을 켰을 때는 관련 기준이 없다. 반면 미국은 2009년부터 에어컨을 껐을 때와 켰을 때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량과 문화에 있어서 미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한국에서 에어컨 작동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상황이며 이를 악용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악덕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문제가 되고 있는 SUV차량의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히다가, 11일에는 환경부에 시정계획서 제출과 함께 현재 문제가 된 모델에 대한 무상수리를 고려하고 있다는 등 확실한 대책 발표 없이 차일피일 문제를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살펴보았을 때 잠재고객을 잃어버릴 가망성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리콜 등과 같은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여진다. 기업은 자칫 리콜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리콜은 소비자를 위한 유익한 정책이며 이는 신뢰로 이어져 매출증가라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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